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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장씨 400년 명가를 만들다

안동 장씨 400년 명가를 만들다

  • 김서령
  • |
  • 푸른역사
  • |
  • 2010-03-25 출간
  • |
  • 347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8899407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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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문열의 ≪선택≫의 주인공, 장계향은 누구인가
부엌에서 서둘러 인절미를 굽던 어머니도 숱 많은 턱수염을 쓸며 스승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던 아버지도 새로 태어난 아기가 나중 퇴계학통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돌쩌귀 같은 인물이 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수백 년이 흐른 후 아버지 흥효보다 더 큰 이름을 얻고 후세에 평범으로 비범을 뛰어넘은 깨달은 인물로 평가될 줄은, 며칠 전 백일떡을 나눠 먹었던 춘파의 어느 누구도 미리 알지 못했다. ― <경당과 춘파의 여식, 계향>에서

우리에게 낯선 인물인 듯하지만, 장계향은 영남지방에서는 일찍부터 널리 알려진 여성이다. 부녀자들뿐만 아니라 사대부들 사이에서까지 추앙을 받아 왔다. 어떤 이는 장계향의 기예와 학덕을 두고 신사임당을 넘어선다고 단언하면서, 그런 이가 나라 전체에 알려지지 못한 것은 다만 오래 권력에서 소외되었던 남인의 영수 갈암 이현일을 자식으로 둔 탓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장계향은 그리 낯선 인물이 아니다. 재령 이씨 후손인 작가 이문열의 소설 ≪선택≫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소설의 출간 당시 반페미니즘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렇게 다채로운 인물 장계향을 이번에는 김서령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어느 한 면에 치우친 접근이나 얄팍한 재단을 경계하면서 장계향의 일생을 충실하게 추적한 책 ≪안동 장씨, 400년 명가를 만들다≫가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흔치 않은 여성군자로서, 깨달은 조선 여인으로서 장계향이라는 인물을 또렷이 아로새기고 있다.

애초 이 책을 기획할 때 나는 소설과 전기의 중간 형태라고 장르를 설정했었다. …… 어린 시절 천재 소녀의 싹이 보여서가 아니라, 아들의 벼슬로 정부인의 교지를 받아서가 아니라, 조선 중기 양반가의 조리법을 기록해서가 아니라, 장계향이 21세기에 우리가 지향할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깨달은 조선 여인’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장계향은 아직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어지럽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제 몫의 아픔을 뜨겁게 껴안고 가는 후배들에게 가부장의 잣대로 호통이나 치는 선배 역할은 그의 몫이 아니다. 한 가문의 자랑으로 매몰되거나 자식교육의 올인한 어머니의 성공사례쯤으로 재단돼서도 안 된다. ― <책머리에> 중에서

요리 지침서로 읽는 삶―≪음식디미방≫ 이야기
알다시피 조선시대에는 모든 게 남성 중심으로 관철되어 여성의 사회활동은 물론 교육의 기회조차 사실상 없었다. 다만 한글의 글자 해독과 의사표시만 할 줄 알면 되었고, 주로 자식을 기르고 살림이나 잘 하면 그것이 곧 여성에게 허용된 혹은 강요된 미덕의 전부였다.
이런 사회적 강요 속에서도 장계향은 경서를 읽고 시를 쓰는 문재가 넘쳤다. 장계향의 삶과 그녀가 시, 서, 화 등에서 남긴 자취는 시대의 벽 앞에 고뇌하는 여성을 오롯이 보여준다. 그 치열하면서도 철저했던 여성으로서의 삶은 그녀가 쓴 요리 지침서 ≪음식디미방≫을 통해 넉넉하게 가늠해볼 수 있다.
≪음식디미방≫하면, 여성이 쓴 동양 최초의 요리서라는 요란한 수식어가 붙으면서 각종 현학적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그러는 와중에 인간 장계향은 점점 우리와 멀어지고 만다. 그와 달리 저자 김서령은 ≪음식디미방≫ 이야기를 다루면서, 레시피 하나하나에 장계향의 일생과 그 안에 녹아있는 철학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있다. 이를테면 먼 곳에서 온 반가운 손님을 맞는 정성을 ‘점감주’에서, 서예 대가에게서 붓을 받던 날의 감회를 ‘약사춘’에서, 시집가던 날의 설렘을 ‘점주’에서, 어려운 시절 이웃의 고통을 보고 느꼈을 아픔을 ‘웅장’(곰발바닥 요리)에서 절절하게 읽어낸다. 조선 여인 장계향이 눈앞에 보일 듯 가까운 인물로 되살아나는 대목이다.

증편은 흰 쌀가루 위에 호박꽃, 맨드라미, 자소엽 같은 꽃과 풀을 뿌려 붉고 노란 문양을 만드는 아름다운 꽃이었다.
맏동서 박씨는 다른 일에 흥미를 잃다가도 증편에 꽃을 뿌리는 일에만은 관심을 보였다. …… 계향은 어려서부터 흰 화선지에 사군자와 초충을 그려본 사람이다. 동서가 흰 쌀가루 화선지 위에 식물과 곡식으로 그려넣는 빛깔의 조화를 놓칠 눈썰미가 아니었다. 붓질하듯 팔을 거침없이 흔들면서 혹은 수놓듯 꼼꼼하게 손가락 끝을 세우는 동서를 바라보는 계향의 눈에 시집와서 처음으로 핑그르르 눈물이 맺혔다. ―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구나>에서

요리에 녹아든 철학, 400년 명가의 피가 되어 흐르다
저자 김서령은 ≪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의 행위를 ‘경敬’의 실천이라고 말한다. 육경의 주석이 하늘의 말씀이라면 곡식과 채소와 육고기와 물고기 안에 더 생생한 하늘의 말씀이 들어 있다는 것을 그녀가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런 경지에서, 밥과 떡과 술을 빚고 남편을 건사하고 자식을 키우는 것은 이제 ‘아녀자의 숙명’이 아니라 자연이 준 생명을 겸허히 받아 인간의 생명으로 전환하는 소명이자 실천이 된다. 사랑에서 남자들이 경전으로 성인이 되는 길을 찾을 때, 안방의 여인네들은 한층 구체적인 방법으로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어 ≪음식디미방≫을 저술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또한 묻는다. 한 여인의 아들 여섯이 모두 백과사전에서 검색되는 예가 조선 역사상 몇이나 되는지. 장계향은 슬하에 6남 2녀의 자식을 두었다. 그중 여섯 아들(상일, 휘일, 현일, 숭일, 정일, 융일, 운일) 모두 역사에 이름을 남긴 학자이며, 이중 현일은 영남학파의 거두로 퇴계의 학풍을 계승한 대표적인 산림(山林)으로 꼽히며, 이조 판서에 오르자 어머니 장계향은 정부인 교지를 받는다. 퇴계학맥의 정통을 이은 경당 장흥효의 여식으로서 자신의 아들들에게 그 학통을 고스란히 물려준 것이다. 이후 재령 이씨 영해파 문중에는 시아버지 이함과 남편 이시명, 아들 현일이 삼대에 걸쳐 사불천위가 된다.

아들들을 직접 친정 아버지 장흥효에게 데려가 교육시킨 것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시어른이 구존해 계시고 지아비가 살아 있었지만 이 하늘같은 어른들을 아랫동서에게 맡겨두고 계향은 친정인 춘파에서 3년 이상을 머문다. 이것은 홀로 된 아버지를 수발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영양 같은 산골이 아니라 문향인 안동에서, 더구나 당시 최고의 학자인 아버지 경당에게서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한 의도가 더 컸던 것 같다.― <책머리에>에서

두 딸에게는 ≪음식디미방≫을 남겨 자신의 철학적 실천을 가문 대대로 이어가게 한다. “이 책을 눈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을 알아 제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가되 책을 가져갈 생각일랑 말며 부디 상치 않게 간구하라”는 당부와 함께.

끝으로, 이 책은 당대 안동의 문화와 언어를 그대로 되살리고 있어,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어머니 혹은 한 여인으로서의 장계향을 한층 친밀하게 만날 수 있다. 이는 안동 출신 저자의 체험이 바탕에 자리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물과 저자의 행복한 만남을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난 장계향의 시대를 앞선 실천적 삶은 오늘날에도 작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장계향張桂香에 대하여
정부인 장씨貞夫人 張氏(1598∼1680)로 더 잘 알려진 장계향은 선조 31년 경북 안동 금계리金溪里에서 태어나서 숙종 6년 경북 영양 석보촌石保村에서 타계했다. 만년에 셋째 아들 갈암 이현일葛庵 李玄逸이 이조판서를 지냈으므로, 법전에 따라 정부인의 품계가 내려진다.
장계향은 광해군 통치에 뒤이은 인조반정(1623년), 예송논쟁,이괄의 난 같은 정치적·사상적 혼란기를 겪으면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1636)이라는 치욕적인 전쟁을 경험한 인물이다. 장씨의 삶은 나라와 가문의 위기를 당시 비주류이자 이등인간이었던 여성이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힘을 충전하고 마침내 구원해 냈던가를 극명하게 증언해준다. 남편인 석계 이시명石溪 李時明과는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는相敬如賓 삶을 살았고 시서화의 재능이 뛰어났지만 재주를 숨긴 채 평범한 어머니의 길을 선택해 일곱 아들을 숭앙받는 선비로 키워낸다. 성리학의 본질[義理]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어려움에 처한 백성과 함께 울며 구체적 개선책을 모색하고 베푸는 처사적 삶을 통해 시가인 재령이씨와 친가인 안동 장씨 두 집안을 모두 당시 사회공동체의 핵심인 큰 가문으로 (宗家)로 일으켜 세워놓는 위력을 발휘한다. 스스로 성리학에 관련한 저술을 단 한편도 남기지 않았지만 오로지 일상적 삶의 본보기를 통해서 아버지 경당의 학문을 아들인 존재와 갈암에게 이어놓는 퇴계학맥의 돌쩌귀 같은 존재로 눈부시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 6편, 초서 1점, 맹호도 1점, 서간 1편이 전해질 뿐이고 만년에 ≪음식디미방≫이란 요리책을 남겼다.


목차


책머리에: ≪음식디미방≫, 음식으로 지극한 미味=美=道에 이르는 방법

경당과 춘파의 여식, 계향
아비의 거경, 어미의 거경
<적벽부>를 읊는 어린 천재
사대부 여인으로 산다는 것
아버지의 학은 딸에게로 천천히 흘러갔다
후생에는 꼭 내 아들로 태어나다오
충효당에 첫발을 들여놓다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구나
태중 열 달이 생후 10년 공부보다 중하니라
학맥, 경당에서 재령이씨 후손들로 도도하게
음식 하나에 천하의 도를 모아놓다
사람은 누구나 선을 향해 나아간다
학발의 시름은 사무치게 깊어라
동아요리처럼 군자답게
한 가문의 예는 부엌에서 나오나니
사람의 한평생이 이만하면 족한지고
탕이든 여물이든 요리의 근본이치는 같다
딸들아, 너희는 이 배를 타고 오너라

에필로그: 현일 어머니의 실기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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