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금대집

금대집

  • 이가환
  • |
  • 한국고전번역원
  • |
  • 2014-10-20 출간
  • |
  • 282페이지
  • |
  • 130 X 190 X 20 mm /412g
  • |
  • ISBN 9788928402649
판매가

12,000원

즉시할인가

12,0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2,000

이 상품은 품절된 상품입니다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정조가 사랑한 신하,
이가환의 문장과 삶

역사 속에 묻힌 인물 이가환

하늘이 영웅호걸 내시니/사람 중에 뛰어나/무성한 잡초 속에/송백처럼 우뚝했네/겹겹의 바위산에/옥돌이 끼었으니/똑같은 무리 속엔/다른 것이 홀로 높네/별의 정기 달의 광채/한 가문에 모였다가/마지막에 공에게서/명성이 이루어졌네/배 속에는 만 권의 책 담겨 있고/한 번에 천 마디를 토해 냈네/수학에 뛰어나 호리毫釐를 분석했고/훌륭한 재주로/일세를 드날렸네/군신 간의 만남이 친밀하니/참소하는 말들이 분분했네/참소하는 사람이 매우 많아도/임금의 은총은 더욱 깊었네/문단의 주도권을 잡게 되자/원망하는 무리 벌떼처럼 일어났네/뜻밖에 임금이 일찍 승하하니/사나운 불길이 언덕을 태워/길에 가득한 죄인들/형구 찬 채 죽어 갔네

다산 정약용이 쓴 이가환 묘지명의 한 대목으로, 이가환의 일생이 짧은 명銘 안에 다 드러난다. 이가환은 조선 후기 남인 문단의 핵심 인사였다. 종조부인 성호 이익, 아버지인 혜환 이용휴의 학문적ㆍ문학적 전통을 이어받은 그는, 당대의 학풍과 문풍의 변화를 주도하였다. 성리학은 물론 역사, 문학, 천문학, 지리학, 수학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가적인 지식을 갖춘 인물이었다. 더욱이 문장으로는 조선 최고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채제공ㆍ정약용과 함께 18세기 정조의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인재로 정조의 절대적인 신임과 기대를 받았다. 반대편으로부터 서학西學의 우두머리로 지목받는 등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세를 당했지만, 그때마다 정조는 그를 변호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채제공은 자신의 후계자로 이가환을 지목하기도 하였다. 이 정도의 인물이라면 역사 기록에서 제법 비중 있게 다뤄질 만했건만, 이가환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 그가 천주교도라는 이유로 신유박해 때에 참수되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그가 남긴 족적들도 역사에서 지워졌다. 정조에게 ‘정학사貞學士’라고 불린 이가환, 그의 문집 『금대집』과 시문집 일부, 과거 답안을 모은 『금대전책』, 그리고 타인의 평가를 통해 그의 삶과 사상을 추적해본다.

보통 사람들의 의로움과 괴로움에 주목하다

조씨 성을 가진 유생이 많은 돈을 써서 합격하였는데, 자신이 궁지에 몰릴 것을 짐작하고 미리 갑사甲士와 약속하고는 허리에 돈을 차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자신을 지키는 병졸이 매우 철두철미해서 유생은 뜻밖에 운신하기가 어려웠다.
시제詩題가 내걸리자 선비는 짐짓 글을 잘 쓰는 체하여 무지한 병졸을 속이려 했다. 그래서 곧바로 붓을 빼 들고 종이를 펼쳐 놓고는 쓰고 지우기를 계속하며 초고를 작성하는 것처럼 하였다. 그러다가 곁눈으로 갑사가 왼편 가까이에 있는 것을 보고는 그를 가리키며 병졸에게 말하였다.
“저 사람은 나와 함께 글 읽던 친구일세. 내가 가서 봐야겠네.”
병졸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선비가 펴 놓은 시험지를 보여 주며 말하였다.
“내 글은 이미 반이나 완성되었네. 도움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잠시 물어볼 게 있어 그러니 행여 의심일랑 말게나!”
역시 허락하지 않았다.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유생은 돈으로 회유하려 했다. 차츰 액수를 늘려가다 3천 냥까지 이르렀으나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좋은 밭 5경頃으로 회유하자 병졸이 웃으며 말하였다.
“소인이 감히 공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는 것은 상감의 명을 받들기 위해서이지 뇌물이 적어서가 아닙니다. 만일 들어줄 만한 부탁이라면 어찌 액수가 늘어나기를 기다리겠습니까. 소인은 벌써 공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공은 자수하는 게 마땅하고 다른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더는 말씀하지 마십시오!”
유생은 결국 백지를 제출하였다. ―25쪽 ‘훈련도감 병졸의 시험 감독[記訓局卒事]’ 중

실력이 없던 한 유생이 이전에 부정한 방법으로 과거시험에 합격했다가, 재시험을 치르게 되자 시험장에서 시험 감독관을 매수하려다가 실패한 이야기이다. 시험 감독관을 서는 병졸을 큰돈을 주고 꾀려 했으나 병졸은 끝내 그 제의를 따르지 않았고, 이 유생은 백지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이가환의 작품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당시 미천한 신분에 속했던 사람들의 행적에 대한 기록이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한 해가 다 가도록 대궐문을 떠나지 않은 효자, 자신을 아껴준 이를 위해 목숨을 끊어 절개를 지킨 기녀, 난리 통에 고관대작들은 모두 제 살 길 찾아갈 때 끝까지 문묘의 신주를 지킨 문묘지기 등의 의리와 충절의 행적을 기록하고 그것의 가치를 드러내었다. 신분제 사회에서 천민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기록하고자 하였다. 이가환은 또 관으로부터 수탈당하는 일반 백성의 피폐한 생활상, 현실의 부조리한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드러내며 통렬한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시대를 기록하고 증언하는 것이 지식인의 사명 중 하나라면, 이가환은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

처사가 집에서 지낼 때에 아침이 되면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나서 집안일을 돌보았다. 그러고 나서 아침밥을 먹고 여러 일을 처리하였으며, 저녁에는 또 밥을 먹고 날이 어두우면 등불을 켜고 한밤중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봄에는 농기구를 사용해 농사짓고 누에 채반에다 누에를 쳤고, 여름에는 고치를 켜거나 김을 매며, 가을에는 수확하고, 겨울에는 갈무리하였다. 어려서는 부모를 섬기고 장성해서는 스승과 벗에게 나아가며, 자녀를 두어서는 음식을 먹이고 가르치는 것이 모두 남들과 같아 다른 점이 없는 것 같았다. (중략)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비웃으며 말했다.
“이 또한 사람의 일상생활인데 어찌 칭찬할 것이 있겠는가.”
내가 말하였다.
“그렇다. 그러나 그 일상적인 것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많아 천하에 비로소 일이 많아졌다. 만약에 한 사람이이와 같이 하면 한 몸이 다스려질 것이요. 한 집안이 이와 같이 하면 한 집안이 다스려질 것이며, 한 나라가 이와 같이 하면 한 나라가 다스려질 것이고, 천하가 이와 같이 하면 천하가 곧 편안하게 다스려질 것이니, 이것을 벽 사이에 끼워 두고 처사와 함께 따라 힘쓰고자 한다.”
―112쪽 ‘일상에 힘써라[順事亭記]’ 중

이가환이 지인들에게 써준 서문序文이나 기문記文 등을 통해 그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사소한 일상에 충실할 것, 마음을 잘 지킬 것, 환경을 탓하지 말고 배움에 힘쓸 것, 이상을 설정하기보다 실천에 힘쓸 것 등의 이야기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특히 그의 글은 인상적인 에피소드와 함께 간결한 문체로 그려내, 이야기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면서도 담백한 산문의 맛을 잘 살려, 당대 대표 문장가로 불린 이유를 짐작하게 해준다.

왕의 물음에 답하다
이가환의 문집과 별개로 『금대전책』이 전하는데, 이는 국왕 정조의 책문에 대한 이가환의 대책을 모은 책이다. 필사본으로 전하는 이 책에는 대책對策과 논論이 각각 3편 있는데, 대책으로는 천문책, 지리책, 문체책이 있다. 이번 선집에서는 대책문 세 편을 간추려 소개하였다. 천문책에서는 국가 통치에서 천문의 중요함과 천문학의 올바른 방향, 진흥책 등을 역설하였다. 지리책에서는 군주의 올바른 지리관의 중요함, 민생 안정을 위한 자원 개발의 중요성 등과 함께 일본에 대한 경계, 울릉도에 대한 관심, 국방 강화에 대한 의견도 개진하였다. 문체책은 정조가 자잘한 패관문학에만 힘쓰는 세태를 한탄하며 문체 혁신안을 요구하자 의견을 피력한 것인데, 이가환은 문장에 관한 권한이 전적으로 왕에게 달렸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후 1792년에 문체반정이 일어났을 때, 이가환을 규탄하는 상소가 올라왔으나 정조는 이가환을 두둔하고 연암 박지원에게만 책임을 묻기도 하였다. 불행한 죽음으로 인해 이가환의 사상이나 학문, 경세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는 상황에서, 『금대전책』은 주목해야 할 자료이다.


목차


이가환은 누구인가

제1장 기록의 이유
최영원의 의로운 죽음|훈련도감 병졸의 시험 감독|효자 홍차기|열녀 임씨|강흥운, 모두가 슬퍼한 죽음|조선이 잃어버린 한 사람, 노긍|베풀기 위해 태어난 최순성|충효를 지킨 이씨 가문 삼대|원수를 갚은 곽산의 이씨 형제|박경신 집안의 의병 활동|젊은 의병 김희의 죽음|문묘지기 정신국|의병장 곽재겸|예송 논쟁에 휘말린 남몽뢰|기녀 이정애의 절개|강준흠의 자 백원에 대한 설

제2장 어떻게 살 것인가
화려한 정원|지금 당장 순임금처럼|모든 것이 한순간|아들만을 위한 공부방|즐거운 나의 집|다섯 가지 가르침|꿈속에 놀러 오는 희황상인|일상에 힘써라|입, 몸, 마음|참된 두려움|배움에 뜻을 두어라|언젠가는 뚫리리|장수하는 방법|질문을 좋아하는 사람|스스로 저버리지 않는 길|아이를 가르치는 방법|짐승이 사는 집|소나기가 쏟아진 뒤

제3장 이별 앞에서
관서 지방을 여행한 허만|둘도 없는 여행가 정란|정란을 그린 작은 그림|아버지의 편지|유배객과 지방관|송재도에게|벗 이덕무를 보내며|조진도 만시|순옥이 온 것을 기뻐하며|요절한 아이의 무덤|채제공 만시

제4장 백성을 위한 나라
버려진 서북 사람들|백성들과 이별하다|범을 사냥하는 포수|원님에게 게 선물을 받고서|고기와 털을 다 바친다 해도|홍수에 잠긴 밭|평양에 남은 정전|매사냥을 구경함|화강에서

제5장 우리 시대의 문학
옛것과 새것|다르지 않은 다름|남겨진 한 편의 상소문|참된 글은 평이하다|쓸모없는 사람들의 쓸모 있는 모임|저절로 같아진 소리|중인들의 시집|촌스럽지만 참된 글|시인들이 사는 동네|계축년의 봄놀이|조선의 백과사전|아동교육서

제6장 정조와 대화하다
정조가 묻고 이가환이 답하다, 금대전책|천문책|지리책|문체책

제7장 평가
정약용의 정헌묘지명|성대중의 평가|이가환을 위한 정조의 변론|황사영백서에서

연보
참고문헌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