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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

  • 황철호
  • |
  • 아키랩
  • |
  • 2022-07-25 출간
  • |
  • 392페이지
  • |
  • 150 X 210 mm
  • |
  • ISBN 979118965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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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을 내면서

‘그랜드 투어(GrandTour)"란 말 그대로 크고 너른 여행 혹은 답사를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북유럽의 젊은이들은 유럽 전체를 돌아보며 그곳의 자연과 자신들의 문화적 뿌리를 보고 배우는 여행을 하곤 했는데 그것을 ‘그랜드 투어’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유적지와 르네상스를 꽃 피운 이탈리아, 세련된 예법의 도시 파리 둥이 필수 코스였다. 모두 유럽 문명의 뿌리이거나 문화의 꽃을 피운 곳들이다. 여행은 진지한 학습 과정으로 이전의 종교 성지 순례가 세속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랜드 투어를 통해 많은 인재가 나왔음은 물론이다.
서양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여행과 답사를 강조했다. 명나라 말기의 화가 동기창(1555-1636)은 그의 명저 「화안 畵眼」에서 ‘만 권의 독서를 하고 만 리를 여행해봐야 가슴에 쌓여 있는 탁기와 먼지를 털어버릴 수 있다.’고 하며 무언가에 일가를 이루려면 독서와 여행을 반드시 해야 함을 천명했다. 평생에 만 권의 책을 읽고, 십 년의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탐구한다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건축 분야에도 많은 사례가 있다.
멕시코 건축가안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경우에 매우 극적인 이야기가 있다. 대학을 갓 졸업했을 무렵, 세계적인 거장 건축가이자 교육자 발터 그로피우스가 멕시코를 방문했고, 한 호텔에서 그로피우스를 초청한 파티가 열렸다. 건축에 열망이 넘쳤던 젊은 레고레타는 호텔 주방울 통해 파티장에 들어가 당대 최고의 건축가이자 교육자에게 물어 보았다.
“건축을 어떻게 공부 하면 좋습니까?”
“멕시코의 건축가가 되길 원하는가? 그러면 가능한 많은 멕시코의 건축물을 답사하고 여행을 다니게."
이 말을 듣고 레고레타는 가능한 한 많은 여행과 답사를 했다고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근대 거장 건축가 중 한 명인 르 코르뷔지에 또한 수없이 많은 답사를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스물다섯이던 1911년에 일 년 내내 한 지중해와 동방 여행 이후 달라졌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그때까지 나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막 전개되려는 삶 앞에서 독자적인 인간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여행 이후 항상 가로 10센티미터, 세로 17센티미터 크기의 작은 크로키 수첩을 갖고 다니는 습관을 들였다. 평생 그림을 그리고 탐구한 바를 적으며 그 수첩을 채워 나갔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사물을 내부로, 자기 자신의 역사 속으로 밀어 넣기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연필 작업을 통해 일단 사물이 내부로 들어오면 그것은 평생 거기에 머물게 됩니다. 그것은 기록되고 새겨지는 것입니다:"
젊은 샤를 에두아르 잔느레르코르뷔지에의 본명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김수근은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이었던 최순우와 함께 답사하면서 비로소 한국의 미에 눈 뜨게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 선생은 나에게 부여박물관의 설계를 맡겨 주셨고, 나는 이 일을 계기로 하루 이틀이 멀다하고 자주 뵙게 되었습니다. 주말마다 지방으로 함께 답사여행을 다녔죠. 일본에서 공부한 탓에 한국에 어두웠던 젊은 건축가 에게 한국의 미를 손수 가르쳐 주시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떤 의미로는 나를 한국의 건축가로 이끌어 주신 분입니다. 만일에 최순우 선생을 못 만났더라면 한국의 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건축가 또는 건축기술자, 일반설계자로서 머물렀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스승과 제자는 함께 민가를 답사하고 초가를 실측했으며, 전국의 사찰을 누비고 다녔다. 최순우가 김수근을 데리고 다니면서 교육하는 방법은 독특했다. 별다른 설명도 구체적인 지적도 하지 않으면서 김수근의 눈을 키워 주려고 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물이 서서히 끓기 시작하여 100℃가 되었을 때 기체가 되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수근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가 되어 간 것이었다.

이밖에도 답사와 여행을 통해 새롭게 눈 떴음을 고백하는 건축가는 많다.
알바루 시자는 포르투 건축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여행하라 봐라, 분석하라, 변형하라!"를 강조했다.

건축은 형태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을 직접 체험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건축물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건축에 빛과 그림자가 드리우고, 바람이 불고, 주변의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고, 손으로 감촉을 느끼는 것을 어찌 책과 잡지로 보는 것과 비교하겠는가. 건축은 인간과의 관계이며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건축과 함께 살며 먹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야말로 건축을 배우는 유일한 길이다. 인간이 배제된 건축은 이미 다른 종류의 산물이다. 그래서 건축에서는 인간에 따른 스케일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책과 잡지로 건축을 경험하거나 배우는 것은 부분적이고 제한적이고 평면적이고 간접적이고 축소된 것일 뿐이다. 건축을 하는 사람은 느껴봤을 것이다. 책이나 잡지의 사진으로 건축을 보았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현장에서 받게 됨을 말이다. 따라서 많은 건축가들이 책이나 잡지를 통해 건축을 배우지 말라고 강변하는 것이다.
화가가 그림을 통해 그림을 배우고, 음악가가 음악을 듣고 음악을 느끼고, 소설가가 소설을 읽고 소설을 익히고, 영화감독이 영화를 통해 영화를 알게 되듯이 건축가는 건축을 통해 건축을 알고 익히고 느끼고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건축가인 혹은 예비 건축가인 당신은 건축을 답사하며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건축가임을, 건축가가 되고 있음을.

이글은 1988년 창덕궁 연경당에서 시작해 30여 년간 답사하고 연구한 작은 결실이다.
현대에 활약하는 최고 건축가들의 생각이나 특징을 이해하고 답사 다니면서 실제 건축물에 적용해 보고 직접 느낀 것을 담았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말을 하기 전에 공간과 환경을 먼저 인지한다. 그리고 건축 속에서 살며 사랑하고 울고 웃는다. 인간의 삶을 담은 건축을 설계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지만 어느 무엇 못지않게 가치 있는 일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외롭고 힘든 건축가의 길을 걸어가거나 그것을 알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을 가진 그대에게 이 책이 작은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


목차


01 흐느적거리는 선으로 만들어 낸 완벽함
알바루 시자

02 추상적 형태에 깃든 외유내강의 아름다움
데이비드 치퍼필드

03 건축을 시로 변화시키는 연금술사
피터 줌터

04 미니멀에서 상징으로, 단순에서 혼성으로
헤르조그 앤 드 뫼롱

05 미니멀의 옷을 입은 헤르마프로디테
SANAA

06 풍요를 위한 단순함의 희구
다니구치 요시오

07 노출 콘크리트로 쓰는 시
안도 다다오

08 데이터로 새로운 건축을 꿈꾸는 몽상가 그룹
MVRDV

09 살아있는 건축을 만드는 마법사
유엔 스튜디오

10 검은 옷을 입은 팔색조
장 누벨

11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다니엘 리베스킨트

12 개념과 현상의 이중주
스티븐 홀

13 건축 철학자 혹은 철학적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

14 건축으로 새로운 드라마를 쓰는 극작가
렘 콜하스

15 예술가? 건축가?
프랭크 게리

16 건축 답사를 위한 안내

17 더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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