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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의 포도주와 무관심의 빵

부조리의 포도주와 무관심의 빵

  • 김욱동
  • |
  • 소명출판
  • |
  • 2013-01-20 출간
  • |
  • 307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56267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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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시란 번역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그 무엇이다

이제 우리는 ‘부조리의 포도주’를 마시고
‘무관심의 빵’을 먹어야 할 것 같다.

향수
넓은 벌 동쪽 끄트로
옛니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빗 게으른 우름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니칠니야. (…후략…)

정지용과 「향수」는 우리 시사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사랑받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의 유일무이한 시다. 그런 「향수」가 모작이라는 혐의를 받았다. 우리에게 「향수」는 가곡과 가요로 만들어 졌고 노래로 작품 자체로 애송되는 한국 현대시의 대표작이다. 그런데 이 「향수」가 최근 들어 몇몇 평론가에 의해 심심치 않게 비평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발단은 정지용이 이 작품을 창작하면서 20세기 초엽의 한 미국 시인의 작품을 ‘모방’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이다. 얼핏 「향수」는 모작임에 틀림없을 만큼 너무 닮았다. 스티크니의 「므네모시네」와 「향수」는 어떤 관계인가, 모작인가, 창작인가? 우리에겐 충격적일 수도 있는 실체가 결과는?

태양 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다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의 문학을 말할 때면 늘 모방과 창조의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그 어떤 작품도 홀로 존재하는 작품은 없으며, 문학은 또 다른 문학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영향은 받되, 창조적으로 승화되어야한다. 문학이 인간의 경험을 다루는 것인 이상, 보편성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윌리엄 포크너의 말대로 삶을 영위하는 방식은 서로 다를지 몰라도 삶 자체는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렇다고 지나치게 보편성에만 의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편성이나 일반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은 채 개별성이나 특수성을 추구하는 것이 문학을 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이다. 이렇게 두 마리 토끼를 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문학을 연구해야 한다. 발터 벤야민은 번역이란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하던 모국어를 새롭게 깨닫게 해주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문학도 번역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외국 문학과 나란히 비교해 볼 때 자국 문학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우리 근대문학에 있어서 비교문학적 관점은 더욱더 중요하다. 일제에 의해 우리의 근대가 자생적으로 발전하는 길을 차단당하고 서구의 근대를 반강제적으로 수용해야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근대문학 또한 고전문학과는 단절된 채로, 서양 근대문학의 품 안에서 자라났다. 서구의 문학 작품들이 번역 소개되면서 우리 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서구 문학과 우리 근대 문학을 비교 연구하는 과정은 우리의 근대 문학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문학평론가이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1년 『번역과 한국의 근대』로 출판학술대상을 수상한 영미문학의 대가 김욱동(金旭東) 교수가 새롭게 펼쳐낸 문학평론집 『부조리의 포도주와 무관심의 빵』(2013, 소명출판)은 바로 이러한 비교문학적 관점을 토대로 한 책이다.

향수와 므네모시네, 모방을 넘어 창조로
『부조리의 포도주와 무관심의 빵』은 『지구촌 시대의 문학』(황금알, 2009) 이후에 쓴 글을 한데 모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그동안 발표한 글을 한데 모아놓은 일반적인 문학평론집이 아니라 비교적 일관된 주제가 관류하는 단행본 저서 성격의 문학평론집이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한국의 근대문학을 비교문학적 관념에서 살핀 글들이다. 그중에서도 정지용의 「향수」와 20세기 초엽에 활약한 미국의 시인 트럼불 스티크니(Trumbul Stickney)의 작품을 비교한 첫 번째 글 「정지용의 「향수」와 스티크니의 「므네모시네」」는 탁견의 글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정지용이 「향수」를 창작하면서 스티크니 작품의 「므네모시네(Mnemosyne)」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정지용은 단순히 스티크니의 작품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특유의 시적 변용을 거쳐 완벽한 창작으로 승화시켰다. 저자는 스티크니의 작품을 지금까지와 달리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해 두 작품을 꼼꼼히 비교해봄으로써 이를 밝혀낸다. 저자는 김현승이 번역한 「므네모시네」는 원문의 3분의 2 정도만 번역한 셈이며, 연 구분도 원문과는 상이함을 지적한다. 또한 김용권의 번역도 원문 시와는 적잖이 차이가 남을 보여준다. 평론가들이 정지용의 작품이 「므네모시네」의 모작이라고 주장하는 근거인 시어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정지용이 「므네모시네」를 ‘모방’하거나 ‘표절’하였다기보다는 번역자가 정지용의 「향수」를 의식하며 번역하였다고 하는 쪽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두 작품을 비교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정지용이 언어에 숨결을 불어넣어 생명이 통하게 하는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밝혀낸다. 물론 정지용이 「향수」를 쓰면서 스티크니의 「므네모시네」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탁월한 시적 변용을 통하여 전혀 다른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또한 저자는 정지용이 「향수」를 창작하면서 또 다른 미국 시인 헨리 롱펠로의 작품 「화살과 노래」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나무」를 번역한다는 것
이 책에서 저자가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두 번째 글은 「조이스 킬머의 「나무」와 한국 현대시」이다. ‘바울’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오천석이 처음 번역하여 1925년 북미조선유학생회의 기관지 『우라키』 창간호에 실린 킬머의 「나무」라는 시가 한국 현대시에 끼친 영향을 집중 조명한다. 정지용을 비롯하여 청록파의 시인 박두진, 김현승 같은 시인이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한다. 킬머의 영향은 이양하, 이윤기, 천양희 같은 산문 작가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저자는 킬머의 작품을 통해 서구 근대 작품의 번역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일제 강점기에 서양 시는 주로 일본어 중역을 통하여 한국문단에 간접적으로 소개되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이 무렵 문학의 수용은 직교역 방식이 아닌 간접 교역 방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본어 번역자가 선별적으로 번역해 놓은 작품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몇몇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서 김억의 번역에서 볼 수 있듯이 원천 텍스트에서 직접 번역하였다는 작품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일본어 번역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킬머의 「나무」는 일본어 번역가가 아닌 한국 번역가가 원천 텍스트에서 직접 번역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넓게는 외국문학 이입사, 좁게는 외국시 번역사에서 자못 중요하다. 킬머의 「나무」를 번역한 ‘바울’은 일본어 번역에 의존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원천 텍스트를 통해 직접 번역했다. 또한 지금까지 조명받지 못했던 미국 유학생들이 국내에서 한글로 발행한 잡지인 『우라키』를 한국 번역사에 직역 전통을 수립하였고, 서양시를 처음 한국에 소개하여 현대시 발전에 이바지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우리 문학을 다시 보는 길
이 책에 수록한 나머지 글들도 하나같이 저자가 지난 몇 십 년 동안 관심을 기울여 온 문제들이다. 일제 강점기 근대문학의 성립에 이바지한 김억, 임화와 재미 작가 강용흘의 이식 문학론, 대표적인 고전소설 『춘향전』의 수사학적 접근, ‘녹색 동화’의 가능성, 문학과 의학의 관련성, 노벨 문학상의 문화 정치학 등을 다룬다.
하나의 문학 작품은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성립하고 또 그 생명력을 이어간다. 그 상호작용을 파헤치는 것은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 문학을 통해 세계 문학을 알 수 있고, 세계 문학 속에서 다시 우리 문학의 참모습을 바로 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경이 허물어진 국제화 시대, 서로 다른 피부 색깔을 한 인종끼리 서로 어깨를 마주하며 살아가는 다문화주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국제화나 다문화주의가 한낱 텅 빈 구호가 아니라 알맹이 있는 실속 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게 하는 데에는 문학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예로부터 문학은 벌어져 있는 간격을 좁히고 가로막힌 장벽을 허무는 데 크게 이바지해 왔다. 또 닫힌 문을 열어젖히는 데에도 노력해 오기도 하였다. 문학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아닌 남의 생각, 남의 문화를 탐색하는 지적 모험이기 때문이다.


목차


책머리에 3

1 정지용의 「향수」와 스티크니의 「므네모시네」
2 킬머의 「나무」와 한국 현대시
3 근대문학의 선구자 김억
4 강용흘과 임화의 이식 문학론
5 『춘향전』의 수사학
6 녹색 동화의 가능성
7 문학과 의학
8 노벨 문학상의 문화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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