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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독서일기

  • 알베르토망구엘
  • |
  • 생각의나무
  • |
  • 2006-03-14 출간
  • |
  • 303페이지
  • |
  • A5
  • |
  • ISBN 978898498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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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알베르토 망구엘은 프랑스에서 상상과 심상, 그리고 문학적 형상을 모두 합쳐 부르는 이마지내르imaginaire의 탁월한 탐험가이다.”
-《워싱턴 포스트》

“망구엘과 같은 진정한 독자에겐 삶과 문학을 가로지르는 막은 대단히 섬세한 투과성을 갖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캘거리까지, 쇼나곤에서 그레이엄까지, 『독서일기』는 그 둘의 스밈을 찬란하게 기록하면서 삶과 문학 모두를 환하게 비쳐준다.
- 앤 패디먼 『서재 결혼시키기』저자

“그의 여담은 유쾌하고, 일화는 매력적이며, 이야기는 재기발랄하다. 이 책에 넘쳐흐르는 변덕스런 박식함과 삐딱한 매력은 세계적 문호 보르헤스도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망구엘의 『독서일기』는 우연히 발견한 보물과 같다. 독서와 사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친근하며 세련된, 그의 방대한 책읽기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될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문학으로 채색된 망구엘의 열두 달이 담긴 책을 덮자마자, 독자들은 그처럼 책과 일상이 어우러진 열두 달을 다시 돌려받고 싶을 것이다.”
-《토론토 스타》

책을 나침반 삼아 삶을 여행한 한 해 동안의 기록

삶은 꼭 토요일 오후 세시와 닮아 자칫 혼곤하고 무기력할 수 있다. 망구엘은 오후 세시의 복판을 빼닮은 우리네 삶을 열망과 치열함으로 읽고 쓰기를 반복하며 성찰한다. 어느 날 그는 발견한다.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눠진 퍼즐이 서로의 귀퉁이에 기막히게 들어맞는 것처럼 무신경 속에 눈에 밟힌 책의 한 구절, 와글대는 신문의 낱글자 하나가 현재의 삶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는 순간들을 말이다. 이러한 지각과 함께 그는 부재와 무의미의 시간을 기록하기로 마음먹는다. 비로소 존재 너머에 침잠해 있던 시간들은 유의미한 것으로 재생된다.
『독서일기』는 2002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꼬박 일년간의 기록물이다. 매달마다 한 권씩 총 열두 권의 책을 선택하여 일기 형식으로 책에 대한 사색과 삶의 성찰을 적었다. 뭇 일기란 것은 가장 사적인 기록물로서 글감은 무진하며 형식은 분방하여 일기는 그의 심상을 완전히 벗은 모습으로 드러낸다.
책 선정의 기준은 특별하지 않다. 10세기 기록물에서 20세기 동화까지, 작가란 호칭이 무색한 일본 헤이안 시대 궁녀 세이 쇼나곤의 기록물에서 칭찬에 인색한 니체로부터 “하나의 문명”이란 찬탄을 받았던 괴테의 소설, 비애에 잠긴 국가와 운명을 같이 하는 아르헨티나의 비오이 카사레스의 작품까지 작가의 지명도와 작품의 장르 및 시기를 분별치 않고 다양하다. 기준이라면 열두 권의 책들이 맞춤한 듯 매 일상과 닮았다는 것. 까닭에 망구엘이 다시 읽기를 시도한 책들이다. 책을 손에 쥐고 일 년여 동안 그는 캘거리에서 뮌헨,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파리 그리고 런던까지 분주히 옮겨 다녔다. 누구보다 역동적인 일상 속에서 가족, 친구, 고향, 유년, 전쟁, 빈곤 등의 체험에 대해 그는 바지런히 사색한다. 『독서일기』는 열두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싹튼 생각과 성찰 외에도 여행에서 받은 인상들, 친구들 또는 공사를 망라한 여러 가지 일의 짧은 스케치를 담거나, 나름대로 선정한 ‘것’들의 목록을 담아 끊임없이 현장을 기록한다. 우리네 일상과 다를 바 없는 그의 일기는 복잡다단한 우리네 삶의 내밀한 엿보기가 될 수 있다.

날렵한 철학자의 시선으로 동시대를 감각하는 흥미로운 재치

이 책의 뚜렷한 특성이자 개성은 ‘책을 소개하는 책’이 대개 그렇듯 흔한 줄거리 소개 및 단순한 인상 비평이 없다는 것이다. 망구엘은 “줄거리를 줄줄 읊거나, 용어를 해설하는” 일은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것은 단선적인 책 맛보기일 뿐더러, 책을 체험하지 못한다는 게 지론이다. 하여 이 책은 열정적으로 책읽기에 몰입한 어느 독서가(알베르토 망구엘)의 내밀한 심상과 촘촘한 일상을 좇아가는 여정이 된다. 예리하며, 속도감 있는 일기란 장르를 통해 『독서일기』 외부의 독자들은 망구엘의 감각을 말 그대로 감각할 수 있다. 빈번한 행간 띄어쓰기는 지그시 멈춘 망구엘의 성찰과 사고의 순간이다. 책의 주인공을 말하고, 작가를 말하다가 문득 튀어 오른 일상의 닮은꼴을 발견했을 때 그는 행간에 멈춰 잠시 숨을 들이키며 단상과 판단을 유보한다. 책에서 건져 올린 삶의 지혜를 꿰뚫는 사려 깊은 철학가의 인상이 엿보인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소개하는 본문에서 그는 집의 의미를 되새기고, 수년 전 정착한 파리의 집이 책과 그가 묻힐 유일한 집임을 암시한다. 또한 망명자의 두고 온 집일 고국에 대해 사색한다. 그들에게 고국의 시간은 정지된 상태, 사람도 사물도 공기도 엷게라도 변하지 않은 진공 상태라고 말하며, 책에 대한 인상과 맞물려 집의 의미를 기록한다. 마침 미국의 9?11 테러로 인한 보복의 조짐이 확산될 무렵 그는 4세기 전 행동하는 정의(물론 늘 실수와 오해를 불러일으킨) 『돈키호테』를 다시 읽기 시작한다. 들뜬 광기와 마비된 이성으로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미국의 폭력을 경계하며, 엉거주춤 뒤로 물러선 간 곳 없는 정의와 이성을 불우한 필체로 신랄하게 비난하고 탄식한다. 덧붙여 지난 세기의 사상가과 작가 또 다른 작품들 속에서 현 시대를 관찰하고, 반성한다. 경제공황을 맞고, 정치혼란을 겪는 그의 태생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작가의 『모렐의 기억』에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행복해야만 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의 ‘생’을 공감하고, 유년 시절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회귀해 추억한다. 동시대와 동시대인을 꿰뚫어보는 그의 일기는 현자의 단정한 사색이 담겨 있다.
그의 글은 발랄하다. 선명하게 또한 빠르게 속기되는 그의 일상은 천천하고 편안하며 감각적인 행위인 ‘책읽기’란 주제와 서로 스며들어 순도 높은 고백체의 문장을 갖는다. 그러나 결코 자기반성에 도취되지 않고 잰걸음으로 일상을 좇고 날선 젊은 감각의 문체와 상상력이 즐겁고 경쾌하다. 아주 내밀한 공간에서 그는 개개의 독자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영구히 시간의 터널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재치 있는 줄글을 적은 것이다. 무한 기억을 담고 있는 뇌는 길게 늘어선 두루마리 책에 비유된다. 그는 『독서일기』를 통해 책을 읽고, 생각하며, 닿지 못하여 외면한 삶들을 관찰하고, 깨닫는 품새를 전해준다. 즐겁게 적어내린 ‘독서일기’. 누구나 삶과 꼭 닮은 책들을 손에 쥐고 삶의 퍼즐을 맞히는 기막힌 즐거움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감각하게 해주는 망구엘은 단연 세계 최고의 열정적이고, 명민한 독서가임에 틀림없다.

[저자의 말] “독서는 일종의 대화로서 편안하고 고독하며 느릿한 감각적인 행위다.”

지면을 훑어 내려가듯 읽으며 책장을 넘기는 순간 앞의 내용을 잊어버린다 해도 상관없는 책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경건한 마음으로 읽으며 감히 동의하거나 반박할 엄두를 못 내는 책들도 있다. 순수한 정보만을 담고 있어서 가타부타 언급할 여지가 없는 책들이 있고, 오랜 세월을 두고 깊이 사랑하며 그야말로 가슴으로 읽은 까닭에 토씨까지 줄줄 외울 수 있는 책들도 있다. 독서는 일종의 대화다. 미친 사람들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들리는 가상의 대화에 열중한다. 독자도 책 속의 낱말들이 소리 없이 불러일으키는 비슷한 대화에 빠져든다. 대개 독자의 반응은 기록되지 않지만, 그래도 연필을 들고 한쪽 여백에 대꾸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종종 받게 된다. […] 과학자들은 빅뱅이 일어나기 전까지 우주가 시간과 공간이 정지한 잠재 상태―어느 과학평론가의 말을 밀리자면 “가능성의 운무”로 존재했을, 거라고 상상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런 잠재된 존재라는 개념은 생소하지 않을 텐데, 손으로 책을 펼쳐서 한 자 한 자 읽어나가는 눈이 그 글자들을 깨워 일으키기 전까지 모든 책은 바로 그런 꿈과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깨어남의 순간을 기록하고자 했던 나의 시도가 이제 여러분이 읽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책소개] 알베르토 망구엘과 한 해를 여행한 열두 권의 책

· 6월 『모렐의 발명The Invention of Morel』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1940년에 출간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비오이 카사레스의 작품. 유령의 섬처럼 보이는 불가사의한 섬에 좌초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긴장감과 허구와 현실의 경계에 선 신비함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 7월 『모로 박사의 섬The Island of Dr. Moreau』 H. G. 웰스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한 섬에는 모로 박사의 왕국이 존재한다. 흡사 천국처럼 보이지만 변태적 성향의 모로 박사가 만들어낸 기괴하고 끔찍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 어느 날 프렌딕이라는 사람이 탄 배가 난파된다. 사악한 신과 잔혹한 괴물의 역할을 하는 모로 박사를 통해 아름다운 섬의 이면을 프렌딕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 8월 『킴Kim』 러드야드 키플링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난 영국인 소설가 키플링의 1901년도 작품. 인도에 사는 백인 소년이 라마승과 정신적인 유대감을 나누며 친구가 되어 서로 우정을 쌓고, 순례를 통해 점차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던 시기, 인도의 전통적인 풍경과 인도인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 9월 『무덤 저편의 회고록Memoirs from Beyond the Grave』 프랑스와-르네 드 샤토브리앙
샤토브리앙의 사후에 출간된 이 작품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의 전 생애를 다루고 있으며 문학, 종교, 정치, 사랑, 건축 등 그의 다양한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샤토브리앙이 서술하는 소소한 일화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 10월 『네 사람의 서명The Sign of Four』 아서 코넌 도일
코넌 도일의 추리 소설 중 추리력과 박진감이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사건의 발단은 저 멀리 영국 동인도회사의 폭정에 항거해 인도인들이 일으킨 역사적인 항쟁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격변의 시대에 명예를 건 네 사나이의 서명이 불러일으킨 비극이 밝혀지면서 범인과 홈스의 추격전이 펼쳐지고, 그의 친구 ?슨은 사건을 의뢰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 11월 『친화력Elective Affinities』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금슬 좋은 부부 사이였던 에두아르와 샤로테 사이에 에두아르의 친구인 대위와 오틸리에가 끼어들면서 네 사람 사이에 싹트는 애정의 반응을 묘사하고 있다. 네 사람 사이의 분리와 결합의 과정이 도는 과정이 화학적 현상인 친화력과 유추하여 서술하고 있는 괴테의 이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 방식으로 19세기 초, 도덕성의 관점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 12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The Wind in the Willows』 케네스 그레이엄
케네스 그레이엄이 앞을 못 보는 아들을 위해 지은 책으로 작은 동물들이 사는 마을에서 두더지 모울, 물쥐 워터 래트와 두꺼비 토드, 그리고 과묵한 오소리 배저 아저씨 등의 숲 속 동물들이 친구를 통해 세상을 알아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섬세한 풍경 묘사와 소리와 동작의 다양한 표현, 자연친화적 생활의 아름다움으로 영국 문학의 보물로 불리고 있는 명작이다.

· 1월 『돈키호테Don Quixote』 미겔 데 세르반테스
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가 통속적인 기사소설을 대항해 1605년에 출간한 작품. 반종교개혁운동과 합스부르크 절대왕조의 통치로 인한 부자유한 현실을 돈키호테의 광기를 통해 교묘하게 비판하고 종교와 연애의 자유, 계층간의 평등, 정의로운 재판 등의 이상을 그려냈다. 이상주의적 인물 돈키호테와 현실주의적 인물 산초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내면을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 2월 『타르타르 스텝The Tartar Steppe』 디노 부차티
이 작품은 종종 카프카의 『성』에 비유되는 저명한 이탈리아 소설로서 1945년 출간됐다.
타르타르 스텝이라는 초원의 변방 요새에 배치된 드로고라는 젊은 군인은 정체를 내보이지 않는 타르타르인들과 싸움으로써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생각에 늘 불안하다.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과 명예욕에 찌든 인간상에 대해 통렬히 비판한 작품이다.

· 3월 『필로우북The Pillow Book』 세이 쇼나곤
10세기 말 일본의 황후를 모시던 궁녀인 세이 쇼나곤의 이 작품은 현존하는 헤이안 시대의 유일한 저작이다. 중세 일본에서 ‘필로우북’이란 단순히 목침 서랍에 넣어두는 공책으로서 개인의 단상과 사건에 대한 인상, 떠도는 소문과 각종 목록이 적혀 있다. 국내에는 『마쿠라노소시(침초자)』로 소개돼 있다.

· 4월 『떠오름Surfacing』 마거릿 애트우드
추리소설과 심리 스릴러의 양면을 띄는 이 작품은 한 여성이 퀘벡 북부에서 멀리 떨어진 섬으로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그녀는 곧 섬에 고립되고, 잠복해 있는 폭력과 죽음의 떠오름을 만난다. 작품은 명쾌하며 날카로운 필체로 좀처럼 긴장감을 풀지 않은 채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 5월 『브라스 쿠바스의 유고 회고록The Posthumous Memoirs of Bras Cubas』 호아킴 마리아 마차도 데 아시스
1881년에 출간된 브라질 작가 마차도 데 아시스의 자전적 작품이다. 관습과 이성으로 19세기 사회를 풍자하는 대신 초현실적인 장치와 이야기적인 구성을 사용하고 있다. 간단한 기록이나 대화의 한 구절, 앞뒤가 생략된 연애담, 등장인물에 대한 짧은 스케치와 미니 에세이 등을 적고 있는 이 책은 이미 고인이 된 브라스의입을 빌려 서술되고 있다.

<책 속으로 추가>
수업 시간에 진도를 따라가는 것과 혼자서, 그것도 나무 아래서 책을 읽는 건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예를 들어, 보좌신부와 이발사가 더 이상의 미친 짓을 막기 위해 벽을 발라버리기로 한 돈키호테의 서재에 대해 레르네르 선생님이 꼼꼼하게 설명하시던 게 기억난다. 그런데 혼자 읽었을 땐, 늙은 기사가 자다 말고 일어나 책을 찾으러 갔는데 그 방을 찾지 못하는 부분에서 거의 눈물을 쏟을 뻔했다. 내게 그건 악몽 그 자체였다. 잠에서 깨어 책을 보관했던 방이 사라졌음을 발견하곤 더 이상 내가 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에 휩싸이는 것. 그레고르 잠자는 변신을, 자아의 상실을 받아들인다. 돈키호테는 그러는 대신, 계속 돈키호테이기 위해 사악한 마법사가 서재를 사라지게 했다는 설명을 씩씩하게 받아들인다. 환상을 가정함으로써 그는 상상 속의 자아를 충실히 간직한다. _ pp.184~185

오늘 아침에 론 라이트가 온타리오의 포트호프에서 전화를 했다. 그는 부시의 깡패 전술이 “민주주의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제목이 붙는 사건들(‘로마 제국의 멸망’ ‘미대륙의 정복’ ‘홀로코스트’)을 광범위한 규모로 목격하는 것이 가능한지, 아니면 언제나 그림의 작은 구석에나 머물면서 전체를 직관하는 게 고작일 뿐인지 궁금하다. 세부적인 것을 다루는 데 만족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 이번 전쟁의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의심스런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명쾌하게 따져보기가 힘들다. 끝없이 변화하는 시점 속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부차티의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 부차티는 독자의 시각까지도 이야기 속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사건에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얼마나 작은지 보라”라고, 부차티는 드로고와 그의 말을 가리키며 우리에게 말한다. “점점 높고 거칠어지는 산기슭에서 그들이 얼마나 작은지.” _ pp.215~216

우리 할머니는 식탁에 남은 빵 조각을 버릴 때마다 늘 입을 맞췄는데, 마치 우리가 먹지 않은 음식은 다른 이들, 이를테면 죽은 이들의 것이고, 그러므로 예의를 표해야 한다는 것 같았다. 할머니는 앞서간 모든 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과도 일종의 연속성을 느꼈던 것 같고, 빵에 입을 맞추는 건 그 유령 같은 존재들, 기억이나 예감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인정하는 행위였다. 어쩌면 유월절에 선지자 엘리아를 위해 포도주 한 잔을 따른 다음, 전통대로 문을 열고 “배고픈 자 모두 들어와 드시오”라고 말씀하셨을 때 이걸 생각하셨을 것이다. _ pp.258~259


목차


머리말

2002년
6월『모렐의 발명』-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7월『모로 박사의 섬』- H.G.웰스
8월『킴』- 러디어드 키플링
9월『무덤 저편의 회고록』프랑수아-르네 드 샤토브리앙
10월『네 사람의 서명』- 아서 코넌 도일
11월『친화력』-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2월『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케네스 그레이엄

2003년
1월『돈키호테』- 미겔 데 세르반테스
2월『타르타르 스텝』- 디노 부차티
3월『필로우북』- 세이 쇼나곤
4월『떠오름』- 마거릿 애트우드
5월『브라스 쿠바스의 유고 회고록』- 호아킴 마리아 마차도 데 아시스

감사의 말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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