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살인사건》은 ‘100년 전 이 땅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사건’들을 김복준 교수는 범죄학적인 관점에서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정리한 책이다. 《경성살인사건》은 마리아 살인사건, 죽첨정 단두 유아 사건,사이비 종교 백백교 사건,독살 미녀 김정필 사건, 이관규 ‘연쇄’살인사건, 이판능 살인사건, 오천일 살부 사건, 청양 이창수 살인사건까지 모두 8건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복준 교수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들을 조사해서 기록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2018년부터 거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유튜브 《사건의뢰》를 통해 “대한민국 살인사건”이라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연장선에 만들어진 것이다.
1920-30년대 근대 조선은 “에로(에로스), 그로(그로테스크), 넌센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 '에로 그로 넌센스'에 대한 관심은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죄와 범죄자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여기에는 신문 매체에서 범죄와 사건을 매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사건과 범죄에 관한 기사는 '공익적인' 목적을 갖는 동시에 선정성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언제나 상업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만든다. 《경성살인사건》은 ‘그로(그로테스크)’에 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테스크’라고 정의한 사건들의 표면을 한 겹만 벗겨 보면 그 사건들 속에는 가슴 아프고 쓸쓸하고 서글픈 우리 민족의 모습이 있다. 사건들의 표면에 드러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서술하고 있는 행간에는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스러웠던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