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고 15년이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법학 대중교육 및 법학 교양교육의 기회가 대학에서 많이 사라져 갔다. 그러나 사회가 점차 법치주의 국가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법학과 리걸 마인드에 대한 학습 수요는 사회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서는 본래 법학전문대학원 입시 중 논술과 면접을 대비하기 위한 교재로 기획되어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금년 2023년판을 개정하며,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넘어 법학 전반에 대한 지식과 법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도서가 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대폭 증보하였다.
우선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살펴보자면,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의 6가지 구성요소 중 정성평가에 해당하는 차지하는 자기소개서, 면접, 논술 중 면접과 논술은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후 3년내 변호사시험에 합격할 만한 법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법률3단논법으로 대표되는 법학적 사고력의 차이는 수험생 별로 확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숫자로서의 점수를 확인할 수 없을 뿐이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면접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최종적인 당락을 좌우하는 전형요소라 할 수 있다.
한편 최상위권을 제외하고 수험생 대부분의 실력이 비슷하여 훈련을 통해 시험 당일 평소 자신이 가진 실력을 최대한 현출하는 것이 필요한 법학적성시험과 달리 면접은 법학적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전형요소긴 하지만 법학 지식에 대한 사전 선행 학습을 통하여 후천적으로 충분히 신장시켜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준비에 투자하는 노력과 시간 대비 결과가 확실히 차이나는 전형요소라 하겠다.
그럼에도 지난 15년여간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많은 수험생들이 눈에 보이는 점수가 주어지는 법학적성시험 학습에 주력하고, 면접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왔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게 면접의 중요성을 놓치고 소홀히 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면접에 대한 대비를 조금만 하여도 정량적 한계를 넘어 최종합격을 하는 사례가 다수 속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수험생 본인들에게도 불행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전공으로 학습하고 전문직으로서 직업활동을 수행할 과목은 철학도 미학도 문학도 경제학도 아닌 법학이기 때문이다. 즉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며 상대적으로 법학에 대한 학습과 법학적 사고를 숙련시키는데 소홀했던 수험생이 요행히 그 해 입시에서 합격한다 하여도 법학전문대학원 1학년의 살인적인 학습분량과 진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발생해 왔다.
필자는 다년간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지도하며, 수험생들이 당장 내년도 봄이면 겪을 어려움을 외면하고 입시에도 유리하지 않을 법학적성시험 준비에만 과도한 시간을 투자하고 정작 면접에 대하여는 소홀히 준비하는 것을 안타깝게 느껴 왔다.
이에 본서는 수험생들이 단순히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뿐만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후 빠르게 진행되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커리큘럼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목표로 집필되었다. 흔히 도그마틱 법학이라고 하는 분야에서 지난 15년여간 로스쿨 면접 문항에 반복적으로 출제된 이론에 대해 최신의 연구 사례까지 망라하는 내용을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제시하고자 했으며, 제4차 산업혁명 등 최신 이슈와 관련된 법적 내용도 포함하였다. 특히 최근 검수완박으로 대표되는 검찰 개혁, 플랫폼 관련 이슈, 미국 연방대법원의 Roe VS Wade 판결 폐기 등 법조계의 굵직한 이슈가 연달아 터지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금번 개정판에서 대폭적으로 추가되었다. 또한 인성면접의 비중이 늘고 있고, 그 내용들이 대부분 변호사법과 법조윤리와 관련된 내용인 바, 변호사법과 법조윤리에 대한 챕터를 새로이 추가하였다.
마지막으로 향후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학습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가급적 법률 조문의 내용과 판례를 그대로 수록하여 도그마틱한 법률용어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한 주요 논쟁적 주장들을 입장별로 수록함으로써 면접을 대비해 각각의 입장에서 사고를 깊이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편 각 주요 주제별 내용을 마무리하며 논점제시형 면접문항을 수록하고 본인만의 답안을 구성하기 위한 접근전략을 수록함으로써 보다 실전적인 면접 대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해당 내용들은 본서를 교재로 진행될 메가로스쿨의 “면접콘서트” 강의중 필자의 직접적인 질문에 수험생들이 대답하고 필자의 피드백을 받으며, 해당 주제들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논거를 명확히 정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된지도 벌써 15년이 되어감에도 여전히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는 논쟁중에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법조계에서 시도되어본 적 없는 법조인력 선발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에 기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본서가 그러한 불신을 불식시키고 바뀐 법조인력 선발방식에 맞는 방법으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촉박한 기간임에도 전면개정에 가까운 개정판 출간에 힘써주신 로이너스 북스 임직원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아내와 아이에게 본서를 바친다.
2022년 제헌절에
변호사 차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