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젊은 경제학자 유승민이 다루었던 한국 경제사회의 ‘격차확대’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유승민이 고민하며 내어놓았던 해법은
지금도 적용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선견지명과 통찰력에 놀란다.
‘재벌은 왜 문제인가?’ 이 의문에 대한 우리의 오해를 풀고 이해를 제고하는 것이 이 글의 첫 번째 목적이다. 재벌이 문제가 있다면, ‘과연 정부는 그 문제를 직시하고 있으며,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올바른 처방을 제시하는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이 글의 두 번째 목적이다.
재벌에 대한 시각이 워낙 다양하고 일반의 관심이 높다는 사실은 그만큼 재벌이 우리 경제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의 다양성과 높은 관심이 때로는 올바른 정책의 선택을 방해하기도 한다. 정부가 정책선택 시 여론에 신경을 써야 하고, 정치 논리가 재벌정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합리한 ‘재벌 때리기’(재벌 bashing)가 횡행해서도 곤란하고 법과 규칙을 벗어난 ‘재벌 감싸주기’가 있어서도 곤란하다. 따라서 필자가 경제논리에 충실했다는 측면이 이 글의 한계인 동시에 기여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