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이번 개정판에서는 이전 판 출간 이후 선고된 판례를 추가하고 일부 표현을 개선하는 등 부분적인 개정을 하였습니다. 지난 1년 이 책에 대하여 보내주신 독자들의 큰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 이 책이 독자들의 상법 실력 향상과 회계사시험 합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 책의 제작 모토(motto)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법학의 초심자라도 누구나 읽고 이해가 가능한 책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회계사시험 수험생은 법학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낯선 법률용어에서부터 법학을 어렵게 느끼곤 합니다. 그리고 일반법인 민법의 기초 없이 특별법인 상법을 접하다 보니 법학에 대하여 느끼는 어려움과 생소함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에다가 회계사시험에서 상법은 회계학이나 세법에 비하여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과목 특성이 더해져 회계사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상법을 그냥 이해 없이 암기하는 과목으로 간주하고 대략적인 이해와 두문자 따기 등의 암기 요령에 의지해 시험을 대비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해 없는 암기 방식의 공부방법은 얼듯 보면 공부량을 줄일 수 있어 시험 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공부 과정이 매우 지루해 지고 투입시간 대비 학업 성취도도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시험이든 간에 그 대비를 위한 공부 방법은 역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먼저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내용을 암기하는 방식의 공부방법이 전통적으로 모든 공부 고수들이 인정하는 시험 합격을 위한 최고의 공부방법입니다. 특히나 논리와 합리성이 유독 강조되는 법학을 공부하는데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이 책은 법학 초심자가 상법을 적절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초점을 맞추어 제작하였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본서의 형식을 취하였습니다. 기본서는 기본기를 다지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형태의 교재입니다. 기본서는 서술 방식이 체계적이어서 이를 통해 공부를 하면 습득한 지식에도 체계가 생기고, 상법 전반에 걸쳐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또 기억이 오래가고 legal mind를 배양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막판 단권화 작업에 있어서도 기본서 형식의 책이 문제집 등 여타 형식의 책보다 더 효율적입니다. 둘째, 예를 충분히 들었습니다. 법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설명 방식은 예를 통한 설명입니다. 어렵고 딱딱한 법률용어만으로 설명을 하면 독자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해를 하고도 자신이 이해한 내용이 과연 정확한지에 대하여 확신이 서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충분히 들었는데, 본문 설명 밑에 다룬 예들은 판례 사례이거나 해당 쟁점에 대한 전형적 사례 또는 기출문제에 나온 사례들이므로 예를 꼼꼼히 읽어보면 본문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 제도의 취지와 본문 내용에 대한 이유를 간략하게나마 거의 모두 기재하였습니다. 법학을 이해하는데 있어 예를 통한 설명만큼 효율적인 것이 왜 그런지 이유를 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내용을 서술하고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 후 다시 그와 관련한 예를 드는 방식으로 설명하여 본문 내용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넷째, 시험에 출제되지 않을 내용은 아예 다루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외국 입법례, 입법주의, 통설·판례가 일치하고 대립의 실익이 없는 학설 대립에서의 소수설의 내용 등은 아예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교과서 내용의 특정 부분을 출제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통째로 생략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조문 위주로 간략히 서술하였습니다. 다섯째, 시험 문제에 지문화될 수 있는 중요한 문장과 그 문장에 대한 해설, 그리고 그에 대한 예가 정확히 구분될 수 있도록 서술하였습니다. 중요 문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막판 정리 단계에서 이 부분에만 밑줄을 그어 설명과 예는 생략하고 이 부분만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정리하면 이 책은 기본서의 틀을 유지하면서 출제가능성이 낮은 부분은 분량을 최소화하고 출제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제도의 취지와 예를 통하여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수험생들에게 양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부분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물론 양을 줄이는 면보다는 정확한 이해를 기하는 면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중요 부분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을 하다보니 교재의 분량이 다소 많아진 점은 있습니다. 이 점은 독자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요 부분과 이에 대한 설명, 예를 구분지어 서술하였으므로 초기 단계에 모든 부분을 다 읽어 볼 때는 양이 많아 보여도 시험에 임박해서는 밑줄쳐둔 본문 내용만 읽음으로써 스스로 양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이철송 교수님, 송옥렬 교수님, 정찬형 교수님, 김건식·노혁준·천경훈 교수님, 임재연 변호사님의 저서를 주로 참조하여 제작하였습니다. 훌륭한 저서를 통해 후학도들을 상법학의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시는 위 교수님들과 변호사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변호사 이 정 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