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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

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

  • 전양준
  • |
  • 작가
  • |
  • 2022-04-11 출간
  • |
  • 300페이지
  • |
  • 152 X 210 mm
  • |
  • ISBN 9791190566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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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부 ‘첫걸음’에서는 저자가 본격적으로 국제영화제에 관심을 갖기 전에 영화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세계의 영화제를 탐험하며 배운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1980년대에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워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공부하던 시기에 현지에서 런던국제영화제를 체험했고, 1991년에는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프리페스티벌에 초대받아 한국 독립영화계의 대변인 역할로 참가했다. 그리고 홍콩국제영화제 등에도 방문해 지아 장커 감독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과 교류를 시작했고, 한국의 여러 영화인들과 함께 페자로국제영화제 등에 방문해 한국영화를 현지인들에게 의욕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그는 이 시기의 경험들을 통해 관객과 감독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관객과의 대화’의 중요성을 배웠고, 아시아 영화가 가진 개성과 깊이가 담긴 관점들에 대해 탐구할 수 있었으며,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과 경제적 어려움 사이에서 영화제 기획자로서의 답을 찾아 나가기도 했다. 또한 유수의 해외 영화제들에서 주목을 받는 여러 한국 감독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자신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기도 한다.

한국영화는 페자로에서 비로소 가장자리 영화문화에서 벗어나 세계영화계에서 공적인 존재가 된 셈이며, 세계영화문화의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감독들은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영화관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평론가들과 영화학자들은 영어로 된 한국영화 관련 서적이 한 권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신차려야 한다. 5년 전에도 이런 행사를 열 수 있었던 영화진흥공사는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심야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단체로 새롭게 거듭나야 할 것이다.
내가 또 꿈을 꾸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모든 영화인들의 꿈은 3년 내에 이루어진다.
-「페자로국제영화제」 중에서, 본문 41쪽.

2부 ‘시네마기행 1: 스케치’에서는 저자가 예술영화 프로듀서로서의 행보를 걷고자 마음먹고, 국제영화제를 메이저 영화제 중심으로 두루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을 품은 채 용기를 내어 세계 영화제를 공부해나갔던 시기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는 월간 《스크린》의 이연호 편집장, 그리고 영화사 신씨네의 신철 대표의 지원으로 1993년 1월 프리부르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로테르담, 베를린, 로카르노영화제를 방문해 영화와 영화제에 대한 많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프리부르영화제에 방문했을 때 저자는 제3세계 영화나 주변부 영화에 속하지도 않고 속할 수도 없는 한국영화가 여전히 완전한 주류 영역으로는 평가받지 못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영화 번역과 홍보의 문제 등)들을 발견했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방문했을 때에는 메이저 영화제로서 외국의 영화제 전문인력을 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하기도 하는 등 개방적인 분위기를 통해 영화제가 더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배웠고 프로젝트 마켓인 시네마트와 제3세계 영화제작을 후원하기 위해 영화제 측에서 조성한 후버트발스기금의 성과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임이 싼 밤 기차를 타고 새우잠을 자며 도착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이 안 감독의 〈결혼 피로연〉(1993)과 첸 카이거 감독의 〈황토지〉(1984)를 보며 중국과 대만 영화가 당분간 세계영화계를 주도해 나갈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여러 영화제의 장점들을 공부하고 그것을 이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일례로 “부산영화제의 수영만 요트 경기장에서의 야외상영은 로카르노영화제의 야외 상영장인 피아체 그란데를 벤치마킹한 것이고, 실제로 조립형 대형 스크린을 전 세계로 운송하는 스위스 업체인 ‘시네렌트’와의 협업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그는 책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베를린영화제 경쟁작들이 상영되는 쿠담(Ku’damm)의 초 팔라스트(Zoo Palast) 앞 상가에 지금은 사라진 ‘타이동(臺東)’과 ‘양쯔강(揚子江)’이라는 두 중국 음식점이 있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중국 시에 페이 감독을 위한 축하연은 상하이식 중국식당인 ‘양쯔강’에서, 대만의 이 안 감독의 축하연은 대만에서 온 여사장이 운영하는 ‘타이동’에서 열렸다. 중국과 대만 사이의 이념적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동시에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영화가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가난과 배금주의로 무장된 제작자들과 싸우면서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좋은 영화를 만들어 온 한국의 몇몇 감독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나는 당시 베를린의 수상작에 비해 한국의 영화들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꿈의 걸작을 만들지 않는 이상 베를린에서 작품과 관련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당시 유러피안필름마켓(EFM)의 바이어 명단에는 하명중영화제작소, 모가드코리아, 그리고 오픈시네마의 주소가 등재돼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베를린 어디에서도 한국영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1」 중에서, 본문 62쪽.

3부 ‘시네마기행 2: 운영’에서는 영화제 운영가의 관점에서 저자가 본 국제영화제들의 성공 비결, 그리고 흥미로운 영화제 운영 방식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영화제들이 현재에도 그 명성과 흥행을 이어 가는 데 있어서 원동력이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가 발로 뛰며 얻어낸 해답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방문한 그리스의 테살로니키국제영화제에서 미셀 데모푸로스 위원장을 만났는데, 그는 여기서 국제영화제를 운영하고 영화 프로그래밍을 하는 데 프랑스 영화계와 칸영화제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배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카를로비바리영화제에서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영화문화를 오랫동안 이끈 ‘작은 거인’인 미니애폴리스국제영화제 위원장 앨버트 밀그럼을 만나 자신이 20대에 가지고 있던 하루에 12시간 이상 영화에 대해 생각하는 열정을 70대에도 견지하고 있는 놀라운 ‘초인간’적인 영화 사랑을 유지하는 그의 열정이 영화제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그리고 이스탄불영화제에서의 기억은 저자의 영화제 운영가로서의 성공담을 담고 있다. 그는 거장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을 이스탄불영화제에서 만났고, 선상 오찬에서의 만남을 통해 그를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영화제에 섭외하고 싶은 해외 거장들은 꼭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교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저자는 이러한 성공기를 통해 확신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 3부에서는 에딘버러국제영화제,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국제 유수의 영화제에서의 배움과 체험을 담고 있다.

부산영화제의 경우, 2010년 이후보다 2010년 이전에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훨씬 더 많이 내방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잔느 모로,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페르난도 솔라나스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 등 적잖은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예산이 적고 규모도 작고 초라했을 때 오히려 더 많이 찾았다. 왜냐하면 세계적인 영화인들을 초대하는 데 예산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의 바람과 의도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그들이 어떤 영화제에서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면서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 여기에 프로그래머의 열의와 열정이 합쳐져야 그것이 필요충분조건이 되어 초청이 성사되는 것이다.
- 「이스탄불국제영화제」중에서, 본문 94쪽.

4부 ‘프랑스, 영화’에는 ‘프랑스’와 ‘영화’라는 키워드를 연결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칸영화제뿐만 아니라 요코하마-프랑스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렌치나이트’ 행사 등 프랑스와 관련된 영화제 및 영화 행사들에 대해 여기서 다뤄지고, 잔느 모로나 윤정희 등 칸영화제에서 만났던 배우들에 대한 얘기도 담겨 있다. 무엇보다 4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저자가 프랑스 영화 프로듀서이자 칸영화제 자문위원이었던 ‘피에르 리시엥’ 씨와의 오랜 인연에 대해 소개한 부분이다. ‘칸의 남자’로 불린 리시엥 씨는 오랫동안 한국영화를 유럽에 소개했고, 임권택·홍상수·이창동 감독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취화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데 일조했으며,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제작 시에는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저자는 그런 그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래전부터 칸영화제와 절대 신뢰의 관계가 되어 단기간에 국제영화제계에서 중요한 영화제로 부각된 것도 그의 노력 덕분이었고, 내가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과 친구 사이가 된 것도 그가 가교 역할을 한 덕택”이었다고 고백하는데, 이 책에서는 2018년 5월에 저자가 리시엥 씨의 추도식에 참석해 한국영화에 대한 그의 사랑, 그리고 저자 자신에게 준 많은 가르침 등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진다.

리시엥 씨는 1970년대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고 했다. 국내 영화제작자들을 만나 칸영화제 출품을 권유하러 찾은 것이었는데, 놀랍게도 그를 만나고자 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당시 한국 영화제작자들은 막대한 이익이 걸린 외화 수입 쿼터가 보장되는 대종상영화상 수상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낙담한 리시엥 씨는 다음 해 평양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신상옥 감독을 만났다고 한다. 아마 그때 두 사람의 만남이 1994년 신상옥 감독을 한국 영화인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만든 계기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한국영화의 영원한 친구 피에르 리시엥」 중에서, 본문 136쪽.

5부 ‘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에서는 세계적인 영화인으로서 중동의 신생 영화제와 유럽·미국의 아시아영화제(아시아 영화를 주제로 하는 영화제)들에 초대되어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기도 하고, 또 ‘한국영화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그들과 한국영화계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한 저자의 활약상이 담겨 있다. 세계 영화제계의 주요 인사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 12월에 영화제가 개최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초호화 조건을 제시하면서 게스트를 초청한 두바이국제영화제, 또 그 성공을 지켜본 뒤 그에 못지않은 특별한 규모를 조성해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아부다비국제영화제, 재능 있는 카타르 젊은이가 원하기만 하면 뉴욕의 영화학교에 100퍼센트 국비 지원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영화제작 인프라에도 관심을 기울인 도하영화제 등 저자는 중동 국가의 영화제들의 화려함과 성장 배경을 다룬다. 그리고 그런 초호화 영화제가 “거장 감독을 심사위원장이나 마스터클래스에 초대하기 위해서 고액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던 운영 방식은 국제영화제계의 초청 질서를 어지럽히는 결과를 빚었고,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게 하는 잘못된 관행을 낳기도 했다”면서 배금주의적 운영 방식을 지적하기도 한다. 유럽과 미국의 아시아영화제들에 대해 저자는 “한국영화나 아시아영화에 중점을 두고 세계적인 대도시나 주요 영화 생산국에서 열리는 영화제들은 규모와 관계없이 한국영화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그 의미에 대해 강조하고, 그 영화제들을 대표하는 집행위원장이나 프로그래머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할 경우에 이들을 힘닿는 대로 도와야 한다고 언급한다. 그들에 대한 호의와 관심은 결국 우리 영화에 대해 그들이 가질 친연성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 5부에서는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들의 합리적이면서도 짜임새 있는 운영, 고전 영화 복원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볼로냐고전영화제 등에 대해 다뤄진다.

해외에서 아시아영화제를 개최하고 운영하는 이들의 역할을 중시하고 부산영화제가 힘닿는 대로 도와야 한다는 내 생각과 영화제 직원들과 프로그래머들의 생각은 반대였다. 해외 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을 부산영화제가 지나치게 후대함으로써 그들이 계속 이용하려고만 들고 때때로 거만하게 행동한다는 것이 주된 반대 이유였다. 그들의 지적이 일면 사실일 수도 있고, 또 사람에 따라 달리 행동하는 집행위원장이 있을 수는 있다. 사실 나는 몇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 조정하기 위해서 간담회를 소집한 것이었다.
사람 사는 곳에서는 항상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갈등이 빚어지기 마련이다. 우디네극동영화제와 피렌체한국영화제의 경우도 한국 외교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을 두고, 또 한국영화 타이틀을 두고 피하기 어려운 갈등이 발생하곤 한다. 그리고 그 영화제들은 공적자금 지원이 거의 없는 개인 영화제이기 때문에 심각한 경제적인 문제로 중단될 수도 있고, 도덕성 문제가 떠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제영화제로서 정기능을 행사할 수 있게 서로 협력할 필요는 있는 것이다. 나는 부산영화제가 이 영화제들의 오늘날이 있기까지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동시에 그들 영화제들의 조력으로 부산영화제의 황금기도 만들어졌다고 굳게 믿는다.
-「유럽과 미국의 아시아영화제들」 중에서, 본문 223~225쪽.

6부 ‘다시 영화제로’는 저자가 부산영화제 사태 이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집행위원장으로 복귀한 뒤 중국과 동유럽 영화제들의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을 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상하이국제영화제, 핑야오와호장룡국제영화제, 마카오국제영화제는 ‘중국의 세계화’라고 할 수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영향을 받은 영화제들로, 영화제마다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는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다양하고 풍부한 가치를 담아내는 동유럽 국가들의 영화에 손을 내미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함으로써 부흥을 꾀하고 있다고 저자는 책에서 언급한다. 그리고 날로 변화하고 있는 영화 시장, 주변 환경 속에서 다소 정체된 부분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영화제들도 중국 영화제들의 이러한 방향성에 주목하고 거기서 현재를 개선해 나갈 해법을 발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 소치국제영화제, 베오그라드국제영화제, 루블랴나국제영화제, 사라예보국제영화제 등 동구권 영화제들을 소개하는 장에서 저자는 전쟁의 상처와 정치적 불안 등 현실적 난점들을 안은 상태에서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또 그 어려움을 영화제의 테마로 승화시키기도 하며 서구권이나 다른 지역의 영화제들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영화적 가치를 창조해내는 그들 영화제에도 꾸준히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외에 6부에는 브줄국제영화제 참가 기간 중에 《아시안 무비 퍼스(Asian Movie Purse)》의 파노스 코츠자타나시스 편집인과 가진 인터뷰 기사도 담겨 있다.

2010년 4월에는 아이슬란드 남쪽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 화산이 189년 만에 재폭발했다. 화산재가 섞인 대규모 구름이 이동하며 국제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운송 수단인 항공 수단을 마비시켰고 서유럽과 북유럽의 모든 하늘길을 막았다. 유럽 지역 항공편 중 70% 이상이 취소돼 수백만 명의 항공 여행자들을 육상에서 난파시켰던 항공대란으로, 나도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권위주의 체제가 대부분인 아시아대륙에서는 정치적인 사건이나 정치적인 압력이 빈번하고 이는 국제영화제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치적인 압력은 일종의 간접적인 검열 형태로 국제영화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라라고 자부했던 한국에서 열리는 부산영화제조차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영화제 사태’가 지속되면서 세계로 도약하고자 했던 영화제의 꿈은 꺾이고 말았다.
-「국제영화제를 위협하는 경제적, 보건적, 정치적 위기」 중에서, 본문 283쪽.

『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영화제를 이끌고 있거나 영화 행정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처음’의 마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영화와 함께한 저자의 흥미로운 모험담에는 영화제의 ‘낭만’뿐만 아니라 ‘현실’도 담겨 있어서, 영화를 사랑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일이 매우 고단하지만 숭고하기도 함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제1회 부산영화제 행사를 소개하는 영문 리플렛 1,200부를 제작했다. (중략) 섭씨 30도가 훨씬 넘었던 뜨거운 날씨에 그것을 들고 후끈 달구어진 탑승교를 이동할 때는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리플렛의 무게는 예술영화만을 사랑하는 내가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오롯이 혼자 평생을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언급한다. 그리고 “나는 항상 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부산영화제의 창설자로서 칸영화제에 처음 갔을 때의 어려움을 떠올리며 나 자신을 곧추세우고 추스르곤 한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영화에 대한 사랑의 무게가 이처럼 가볍지 않음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을 감당할 정도로 영화 속에서 살아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강렬한 동료나 후배들을 기다리며 『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을 펴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러한 진심과 마주하고, 그와 짐을 함께 들며 한국영화와 영화제에 대한 사랑으로 조금 더 빠져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6
추천의 글(영화감독 박찬욱·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 11

1부 첫걸음
관객으로서 본 런던국제영화제 22
게스트로서 첫 참가한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5
홍콩국제영화제 28
첫 해외 조문 33
페자로국제영화제 35
비운의 고베독립영화제 42

2부 시네마 기행 1 : 스케치
먼 관찰자가 바라본 국제영화제 48
프리부르국제영화제 49
로테르담국제영화제 54
베를린국제영화제 1 59
로카르노영화제 64

3부 시네마 기행 2 : 운영
테살로니키국제영화제 72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80
이스탄불국제영화제 89
에딘버러국제영화제 97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101
벤타나수르필름마켓 106
베니스국제영화제 110
베를린국제영화제 2 119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창궐하기 전 방문한 베를린 128

4부 프랑스, 영화
한국영화의 영원한 친구 피에르 리시엥 132
세자르상 149
매년 2월에 파리에 가야 하는 이유 152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155
크리스티앙 죈 158
파리의 집행위원장들 161
몽트레이유시의 공공영화관 르 멜리에스 164
프렌치나이트 165
요코하마-프랑스영화제 167
프라이빗 스크리닝 169
잔느 모로 172
배우 윤정희 174
뤼미에르영화제 176

5부 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
토론토국제영화제 182
몬트리올에서의 캐나디언 스크리닝 191
멀고 험한 길 - 당신의 짐은 어디에 193
아이슬란드 화산재 195
에어프랑스 파업 200
아일랜드 더블린의 세 명의 거장 202
골웨이국제영화제 206
아랍의 영화제들 1 - 두바이국제영화제 208
아랍의 영화제들 2 - 아부다비국제영화제 211
아랍의 영화제들 3 - 도하국제영화제 214
아랍의 영화제들 4 - 마라케쉬국제영화제 218
도빌아시아영화제 222
유럽과 미국의 아시아영화제들 223
스칸디나비아의 영화제들 1 - 예테보리국제영화제 226
스칸디나비아의 영화제들 2 - 하게순트국제영화제 230
스칸디나비아의 영화제들 3 - 스톡피쉬영화제 233
“현금은 너무 낡았다” 235
볼로냐고전영화제 237

6부 다시 영화제로
상하이국제영화제 242
핑야오와호장룡국제영화제 246
알마티국제영화제 248
마카오국제영화제 250
동유럽의 영화제들 1 - 소치국제영화제 253
동유럽의 영화제들 2 - 베오그라드국제영화제 255
동유럽의 영화제들 3 - 루블라냐국제영화제 256
동유럽의 영화제들 4 - 헝가리필름주간 258
동유럽의 영화제들 5 - 사라예보국제영화제 259
동유럽의 영화제들 6 - 소피아국제영화제 261
동유럽의 영화제들 7 - 황금살구예레반국제영화제 262
동유럽의 영화제들 8 - 풀라국제영화제 264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 267
《Asian Movie Purse》와의 인터뷰 270
국제영화제를 위협하는 경제적, 보건적, 정치적 위기 281
새로운 출발1 - 바르샤바국제영화제 286
새로운 출발2 - 엘구나영화제 291

에필로그 296
감사의 글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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