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연극 ⟨공주(孔主)들⟩은 극단 신세계가 2018년 혜화동1번 지 6기동인 가을페스티벌 [막판스퍼트]에서 초연한 이후 2019년 1번, 2020년 2번, 총 4번의 공연을 통해 발전시 켜온 작품입니다. 2018년 미투운동을 계기로 우리는 지 금까지 우리가 노출됐던 수많은 폭력의 기원을 찾아가 보았고, 결국 1900년대 초반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연극 ⟨공주(孔主)들⟩은 일본군 ‘위안부’에서부터 ‘N번방 사건’ 까지 성착취로 귀결되는 ‘성매매 체제의 연속성’을 고발하며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연극 ⟨공주(孔主)들⟩은 공연에 담은 내용뿐만 아니라 그 창작과정이 특히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외면해왔던 나와 나를 둘러싼 불편한 현실을 직면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웠고, 참담했습니다. 또한 이 사회가 창작자들에게 규정한 성 역할의 경계를 쉽게 허물 수 없음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해 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고단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히 공연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하나의 공연이 우리의 몸을 통과하는 시간이 었습니다. 연극 ⟨공주(孔主)들⟩을 만나기 전과 후 달라진 우리는,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극단 신세계는 『1도씨추적선: 극단 신세계는 공동창작으로 연극 ⟨공주들⟩을 만들었다.』를 통해 그 지난한 과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담아 세상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작업과정을 거치며 우리를 변화하게 했던 힘을 믿기에 용기를 내어 책으로 엮었습니다. 단 한 명의 독자라도 『1도 씨추적선: 극단 신세계는 공동창작으로 연극 ⟨공주들⟩을 만들었다.』가 그 몸을 통과해 읽기 전과 후가 달라질 수 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올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1도씨추적선: 극단 신세계는 공동창작으로 연극 ⟨공주들⟩을 만들었다.』에는 그동안 극단 신세계가 다년간 개발해온 공동창작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기록했습니다. 물론 극단 신세계의 공동창작 방법론이 정답은 아니지만, 공동창작을 시도해보려는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극단 신세계는 ‘극단 신세계의 공동 창작 방법론’을 공유합니다.
『1도씨추적선: 극단 신세계는 공동창작으로 연극 ⟨공주들⟩을 만들었다.』에 담은 이야기들은 언제나 치열하게 작업하고 있는 동료들, 공연예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관객분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 2월,극단 신세계 대표 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