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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살아보니 사랑이더라

아들아, 살아보니 사랑이더라

  • 길재섭
  • |
  • 미디어줌
  • |
  • 2021-11-30 출간
  • |
  • 284페이지
  • |
  • 165 X 220 mm
  • |
  • ISBN 9788994489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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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리 현대사의 거친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두 분의 이야기는,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재미도 있거니와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준다.
책 속에 나오는 모든 에피소드는 논픽션이다. 저자는 기록되는 모든 이야기들이 사실에 근거하는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편집자로서도 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성실한 저자를 만난 것도 흔치 않은 행운이었다.
아울러, 이 책의 출판은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 개인사의 기록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 편집자 후기 중에서

이제 팔십대인 책 속 주인공들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마지막 세대이다. 두 주인공은 같은 세대의 많은 이들처럼 평범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삶의 모든 장면에서 고집스럽도록 성실하게 살았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면서 땀 흘려 일해 얻은 것만을 취하며 살아온 두 주인공은 그런 삶의 자세가 행복과 사랑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한다.

평안북도 영변에서 태어난 저자의 부친 홍주는 진달래꽃이 만발한 영변의 약산으로 일본인 교사들과 소풍도 가며 어린 시절을 보낸 뒤, 해방 이후 자유를 찾아 월남하면서 일찍 고아가 됐다. 온갖 장사를 하며 삶을 개척하고, 카투사로 군 복무를 하며 시비를 거는 미군과 싸움도 벌이지만 술과 담배를 평생 멀리하면서 돼지를 키우고, 농사를 지었다. 주인공 홍주는 어느덧 자신이 기억하는 고향 영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모습이 돼 있었다.

황해도 서흥에서 태어난 저자의 모친 화미는 월남한 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이곳저곳 이사를 다니며 살았다. 화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개전과 함께 서울에서 총상을 입어 후방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은 뒤, 다시 강원도에서 전쟁을 겪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화미는 교회 성가대 생활을 하던 중 사회인 합창단을 만들겠다는 꿈을 실행에 옮기며 솔모음합창단을 창단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활동을 이어가던 솔모음합창단은 당시 심대평 대전 시장의 약속으로 대전 시립합창단으로 새출발을 하게 되었다. 시골 아이들을 위해 전원유치원을 개원해 사랑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야기도 감동을 준다. 노년에는 수를 놓으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주인공 화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남편 홍주가 묵묵히 지켜보며 도와준 것을 평생 감사하게 생각한다. 시골로 들어가는 것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초등학교 인근에 유치원을 열고 싶어 마음을 바꿨다. 또 농사일을 안 하도록 하겠다는 것과 유치원 운영을 돕겠다고 했던 남편은 두 가지 약속을 모두 지켰다.
유치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뒤, 장화나 우산을 가진 아이들이 없고, 첫 소풍 날 김밥을 싸온 아이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화미는 다음 소풍부터는 김밥을 직접 싸서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학습용품들도 직접 구해 나눠주었다. 유치원 자모들이 농사일이 바빠 하루도 쉬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자모회를 만들어 식사를 대접하고 아이들 가정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공립 어린이집에 밀려 전원유치원은 문을 닫았지만 21년 동안 480명 정도의 원아들이 거쳐 간 것으로도 화미는 만족스러웠다.

이 책에는 여러 극적인 장면들도 등장한다. 저자의 아버지 홍주는 자신의 어머니가 얼마간의 돈을 넣어 꿰맨 학생모를 받아들고 상상도 못한 이별을 한다. 어린 나이에 38선에 가로막혀 헤어진 어머니의 이름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것이 평생 한으로 남았다. 어머니 화미는 친구 집에서 가져와 정성껏 키운 화초에서 처음 꽃이 피어 기뻐하던 날을 전쟁이 터진 날로 기억한다. 화미의 아버지는 곧바로 전장으로 향했다. 총상을 입은 아버지가 치료를 받게 된 야전병원에서는 병원장의 부인이 된 화미 어머니의 가까운 친구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저자의 부모님인 두 주인공은 불과 두 달 차이로 각각 38선을 넘어 내려와 개성의 피란민수용소에 잠시 머물렀고, 부산에서의 피란시절에는 두 사람 각자 어딘가에서 영도다리가 올라가는 것을 매일 바라보았다. 카투사로 복무한 홍주는 미군과 싸움을 벌이고도 가까스로 한국군으로 전출되지 않았고, 대전 중앙시장 대화재로 모든 것을 잃은 뒤에는 임시 가설시장에서 오히려 장사가 잘되기도 했다.

저자는 두 주인공의 여정과 관계가 있는 역사의 여러 장면들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책에 덧붙였다. 추가 설명은 부산 영도다리와 정희섭 보건사회부 장관, 반공포로 석방, 전두환 암살 음모와 최중화, 파독 간호사 이야기, 1·21 청와대 습격 사건, 대전 중앙시장 대화재, 대청댐과 신하리 등이다. 추가 설명들은 젊은 세대들이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피란시절과 한국전쟁 당시 옛 학교의 풍경도 책 곳곳에 등장한다. 일본인 교장이 가르치던 평안도 영변 영락국민학교부터 전쟁 중에 열린 합창대회에서 우승했던 대전 대흥초등학교, 냇가에서 수업을 하던 대구 칠성초등학교, 학교마다 수업 진도가 달라 오해받았던 영주 부속초등학교, 군인들이 학교를 차지했던 청주 교동초등학교의 이야기들이 생생하다. 또 혼란기에 특별히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았던 대전여중과 호수돈여중, 지금은 사라진 대전서여고, 파독 간호사들의 요람이었던 대전 간호고등학교, 인근 해방교회에서 학교 행사들을 하던 서울 보성여고의 이야기들도 풍성하다.

저자는 두 주인공의 여러 사건과 삶의 여정을 시간 흐름에 따라 교차하면서 정리해 나간다. 이 같은 서술 구조는 연대기순으로 주인공들의 삶을 교차해 정리한 다이 호우잉의 중국 소설 〈사람아, 아 사람아!〉를 참고했다. 다만 저자는 주인공들의 삶을 관찰자 입장에서 최대한 중립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했다. 이런 노력은 저자가 현직 기자라는 직업적 영향도 컸다. 부모님의 삶에 허구와 과장이 개입하는 것을 경계했고, 80대의 두 주인공 역시 본인들의 삶이 아름답게 미화되거나 과장되는 것을 조금도 원하지 않았다. 마지막 교정 단계까지 저자의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과장되게 느껴지는 단어와 문장이 보이면 삭제나 수정을 요청했다.

**

[저자 서면 인터뷰]
1.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부모님의 삶은 나이가 들수록 정말 힘들고 고단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특히 해방을 전후한 이야기와 한국전쟁 와중에 벌어진 여러 이야기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여정이었다. 외할머니는 불과 27살의 나이에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위험천만한 월남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아무 곳에도 기록되거나 남길 기회가 없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 사라질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을 내가 먼저 기억하고 싶었고, 나의 다음 세대도 가까운 조상들의 이야기를 기억할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구술 작업부터 시작했었다. 물론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의 내용들을 읽고 기억해 주길 바랐다.

2. 저술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면서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구술로 이어진 기록 작업은 2016년에 시작했지만 명절이나 휴가에 고향을 방문할 때에만 이어갈 수 있었다. 어떤 해에는 휴가 대부분을 계속 고향 집에 머물며 대화했다. 다행히 두 분의 기억은 놀랄 만큼 생생하고 자세했다. 특히 어린 시절에 대한 기록들은 더 생생했는데, 두 분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실향민의 한(恨)이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했다.
두 분의 이야기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모친은 월남 과정에서 위험천만하게 건넌 강을 평생 임진강이라고 생각하셨지만, 한국전쟁 전에는 임진강 북쪽 역시 자유로운 남한 땅이었다. 피란길을 거슬러 추정해 찾아낸 강은 예성강이었고, 저서에는 예성강으로 추정된다고 서술했다. 두 주인공의 여러 기억들은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결국 책에 싣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3. 구술을 받으면서 여러 해에 걸쳐 책을 만들어낸 소감은?
이 책과 같은 개인적인 기록물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은 대부분의 세대가 이제 기록을 남기기 어려운 고령층이 됐다. 하지만 그 분들 모두 책 한 권을 남길 만큼 많은 이야기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부친 역시 기록 작업이 거의 끝나갈 시점에 치매 증상이 나타나면서 더 이상 작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다행히 모친께서 대부분의 기억을 공유하고 계신 덕분에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는 것이 가능했지만 1년이라도 늦었다면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4.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하고 싶은가?
젊은 세대가 부모와 바로 윗세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것은 가족사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책에 앞서 2016년 펴냈던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는 미군들이 겪은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소개하면서 다음 세대가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언론인으로서 가진 일종의 직업의식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책에서도 부모님의 삶을 통해 해방과 한국전쟁, 또 현대사의 여러 장면들 속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을 다음 세대가 기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만큼 이 책은 7,80대의 부모님 세대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5,60대보다는 젊은 세대에게 먼저 권하고 싶다. 기억을 강요하기 보다는 불과 몇 십 년 전 가까운 가족들이 겪은 삶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뜻이다. 또 나와 비슷한 세대나 직접 힘겨운 시대를 살아온 부모님 세대 역시 책을 읽으며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5. 실향민인 부모님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
실향민으로 평생을 산 부모님의 삶은 아쉬움이나 안타까움으로는 표현이 부족한 너무나 슬픈 현실이었다. 부친께서는 12살에 부모님과 헤어져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생이별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어머님의 성함조차 기억 못한 것이 평생 큰 한이었다. 고향인 영변이 약산의 진달래꽃 대신 핵발전 시설이 들어선 위험한 지역으로 뉴스에 나올 때마다 부친의 마음은 더 아프셨을 것이다. 지주 계급으로 몰려서 비참하게 돌아가셨다고 전해들은 조부모님의 묘소를 지금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은 표현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친 역시 어린 시절 올라가 본 황해도 해주의 월파루와 청파대 폭포 등을 다시 가 보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이제는 고향에 다시 가 보는 것을 포기하셨고, 매일 가정 예배를 드리면서 북녘 동포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으신다. 전쟁을 겪은 두 분의 가장 중요한 생각은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마음은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더욱 크다. 그 다음으로 바라는 것은 평화로운 남북 관계가 유지되면서 왕래라도 가능해지는 날이 하루 빨리 찾아오는 것이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목차


책을 내면서
연표

제1막 해방과 자유
영변 소년 홍주
황주 소녀 화미
혼자가 된 소년
위기의 38선 월남
중도리의 피란생활
불안한 평화

제2막 전쟁과 혼란
어린 장사꾼
안 소위의 한국전쟁
카투사 10380069
대전 중앙시장
골목의 조카님
베를린의 파독 간호사

제3막 만남과 행복
소년과 소녀
시장에서 시골로
솔모음합창단
전원유치원
다시 영도다리에서

글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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