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잘 공부하는 아이 기르기!
험한 세상을 꿋꿋하게 잘 살아내는 아이 기르기!
아이와도 교사와도 잘 소통하는 열린 학부모를 위한
아동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베테랑 현장 교사의 제언
한국의 부모에게 자녀 교육 문제보다 더 중요한 관심사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마을 도서관이나 서점 진열대에서 ‘아이 잘 기르기’를 주제로 한 책이 넘쳐 난다. 하지만, 많은 자녀 교육 관련 책들이 학업 성적 향상이나 창의력 신장 따위의 자기계발서에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이 책 《교사가 학부모에게》는 이런 실태에 식상함을 느껴온 독자들에게 신선한 교육적 혜안을 선사하고 있다.
무릇 교육은 아이가 태어나서 부모를 만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학교에서 담임교사는 해마다 바뀌지만 부모는 아이의 ‘평생 담임’인 점을 생각할 때,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교육적 영향력은 절대적이라 할 것이다. 교육이 국가 백년지대계인 까닭에 학교 교사는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하고 교단에 선 뒤에도 교사 연수 따위를 통해 부단한 연찬 과정을 밟게 한다. 그런데 자녀에게 평생토록 영향을 미치는 가정의 교사인 부모에겐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부모는 더 나은 가정교육자로 거듭나기 위해 스스로 연찬을 해가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공부하는 학부모’를 역설한다. 이 책 1~2부에서는 학부모의 눈높이에서 딱딱한 교육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쓰고 있다.
이 책의 핵심 지점인 3부에서는 앞에서 다룬 이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학부모의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고민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의 성장에서 놀이와 공부 그리고 삶은 따로 가지 않으며, 어릴 때 한껏 놀아본 아이가 공부도 잘하며 이 험한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내는 힘을 지닌다고 믿는다. 그리고, ‘공부 잘하기’와 ‘잘 공부하기’를 구별하여 ‘잘 공부하기’를 지향하는 아이는 학업성적과 함께 자기 삶의 질이 향상되어 종국적으로 공부의 힘으로 삶을 잘 살아내게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1988년에 저자가 교단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에 비해 지금 학교는 엄청나게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교사와 학부모의 역학관계의 전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치맛바람’으로 상징되는 예전의 학교에서 학모는 식모 노릇을 하며 푸대접을 받았다. 예전의 학교에서 교사는 학부모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자였지만, 지금 교사는 학부모의 말 한마디에 벌벌 떠는 초라한 존재로 전락해 있다. 저자는, 이런 조건 하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을 신명나게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한다. 이런 취지에서 저자는 학부모님들께 교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녀를 위해서 교사를 존중하고 학교에 대한 신뢰를 품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4부의 글들을 썼다.
계속해서 5부에서는 교사와 아이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풋풋한 교실 풍경을 따뜻하게 스케치하고 있다. 평소 학교 일상에서 저자가 만나는 아이들끼리나 교사와 아이들이 인간적으로 부대끼며 웃고 우는 교실 일상으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흥미와 감동 그리고 공감을 자아내는 저자의 글들을 읽노라면 어느새 독자는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빠져들게 된다.
교육학 박사로서 30여 년의 초등 교사 경험과 교육이론을 겸비한 저자가 자상하게 알려주는 아이들 소통법. 더불어 변화한 학교 풍경과 교사들의 진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학부모들에게는 일종의 교단 일기이면서도 참신한 자녀 교육 참고서로 기능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교육에 찌들어가는 아이를 걱정하면서도 어찌할 줄 몰라 애태우는 학부모들에게 이 책은 잘 놀고, 잘 공부하고, 잘 살아내는 자녀 교육의 지침으로, 고민 해결의 열쇠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