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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위기

정신의 위기

  • 폴발레리
  • |
  • 이모션북스
  • |
  • 2021-11-08 출간
  • |
  • 330페이지
  • |
  • 126 X 185 X 20 mm /328g
  • |
  • ISBN 9791187878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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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 책은 발레리의 평론 중에서 그 키워드가 ‘정신’인 글들을 모은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은 정확히 말하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묵묵히 쌓아 온 것, 즉, ‘문명’에 관련되는 것으로서의 정신이다. 그것은 때로 ‘지성’intellect, intelligence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이다.
발레리의 생애(1871-1945)는 프랑스 제3공화제의 흥망과 거의 맥을 같이한다. 제2제정기의 프랑스와 프로이센 왕국이 싸운 보불전쟁에서의 패배, 이어서 노동자·혁명가들의 파리 코뮌이 제압당한 것이 1871년 5월 28일이었고, 그 해 10월 30일에 발레리는 태어났다. 전후 승자측에는 프로이센을 맹주로 해서 독일제국이 생겨났고, 패전국 프랑스에서는 공화파가 힘을 얻어 1875년에 제3공화제가 발족했다.
이후 발레리의 세대는 독일과의 불화를 보면서 성장했다. 독일에 대한 군사기밀 누설이 단죄되어 국론을 양분했던 19세기 말의 드레퓌스 사건, 20세기에 들어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과 대규모 전쟁을 겪었지만, 적은 항상 독일이었다. 최초의 근대전에서 패해, 알자스-로렌을 할양한 패전의 굴욕이 머리에 아로새겨진 세대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대전이 가져온 상처는 단순히 불독佛獨의 갈등에 머무르지 않는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진전에 따라 인류에게 밝은 미래가 약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암전되어 대량의 살육으로 귀결된 1차 세계대전은 사람들의 눈에 ‘서구의 몰락’을 예고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비쳤다.

독일의 정치적 군사적 대두를 설명한 “방법의 제패”
정치 및 사회사상의 분야에서 발레리가 처음 글을 쓴 것은 1897년 1월 영국의 《뉴 리뷰》에 발표한 “방법의 제패”(처음 잡지에 실린 제목은 “독일의 제패”)였다. 전해인 1896년 남아프리카에 관한 기사의 번역을 도와줄 목적으로 런던에 갔던 발레리는 런던 체재 중에 이 잡지의 편집장인 윌리엄 헨리로부터 예상치 않은 기고의 의뢰를 받는다. 당시 영국은 신흥국인 독일의 대두에 신경이 곤두선 상태였다. 이러한 정치적 위기감으로 이 무명의 프랑스 청년에게 글을 쓰라는 주문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5세의 발레리가 세상에 내놓은 해답이 “방법의 제패”였다.
19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세계 제패를 지탱해준 것은 과학기술의 높은 수준과 그것의 구체화로서의 부국강병이었다. 과학기술은 지성을 존중하는 서구 문명의 오랜 전통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객관성과 보편성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산출한 사회나 문화로부터 분리되어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용이하게 이식될 수 있다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인구와 생산력과 국민의 교육수준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조직적으로 운용하게 된다면 극히 단기간에 그 과학기술을 만들어낸 선진국과 같거나 혹은 그 이상인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발레리의 이론이자 결론이었다. 이 참으로 발레리다운 솔직하고 직절적인 이론은 숙원이던 통일을 달성하고 강대한 국력과 군사력을 축적해가던 독일제국의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이론처럼 보였다.

보편성의 위기로서의 ‘유럽 정신’의 위기
“우리 문명들은 이제... 우리가 죽을 운명에 처해있다는 것을 안다”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되는 “정신의 위기”는 발레리의 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다. 1919년 1차 대전 직후에 쓴 이 글에서 실제로는 독일은 한 번밖에 언급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미 독일도 프랑스도 아닌, ‘유럽’의 문제로서 의식되며, ‘유럽’이 위험하다고 하는 시점에서 쓰여진 것이다. 유럽을 지구의 다른 부분과 비교하여 스스로의 본질을 묻는 자세와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서 현재 직면하고 있는 ‘정신의 위기’와 관련된 보다 큰 규모의 해석, 발레리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준-정치적quasi-politique 해석이 제시된다. 그것이 가장 집약된 형태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 이 글의 ‘제2의 편지’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유럽은 그것의 실제의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즉 아시아 대륙의 한 곶이 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유럽은 그것이 겉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 즉 지구의 중요한 부분, 구체球體의 진주, 거대한 체구의 두뇌로 남을 것인가?
 
산업혁명을 거쳐 이른바 근대modern에 들어간 이후,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시장자본주의의 ‘유럽’ 모델이 발전 모델이 되어 전 세계에 전파되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은 세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지리적으로 보면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의 일부(“작은 곶”)에 불과한 ‘유럽’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왜일까? 그 물음에 답하려고 한 것이, “정신의 위기”의 보론으로 전개된 “유럽인들”이다. 그런데 ‘유럽’의 위기에는, 급속한 ‘지식’의 이전이라는 문제가 있다. ‘유럽’이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 지혜를 결집해 만들어 낸 것이, 자못 아무렇게나, 무방비하게, 광대한 대륙의 동체부(아시아)로, 혹은 한층 더 지구의 반대편(미국)에까지 전달되어 그곳에서 모방됨으로써 그동안 개발을 기다리는 황야이거나 게으른 우중愚衆에 불과했던 것들이 질적 전환을 통해 반격할 힘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 자원이 부족하고 비좁은 곶에 불과한 ‘유럽’은 오히려 커다란 세력에 맞서는 약한 세력이 되어, 조만간 위기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발레리는 이러한 일종의 평준화가 세계적으로 확실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을 뿐 신구 양세계의 교류를 차단할 것을 제안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강대화는 말할 것도 없고, 20세기 후반의 일본의 성공, 21세기 초의 오늘날의 중국이나 인도의 대두를 보면, 발레리의 예측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에 대한 다이내믹한 ‘반응’으로서의 독재
30년대 들어 유럽 여러 나라들은 독일과 이탈리아 등을 필두로 해서 독재 혹은 전제체제로 전환되는 양태를 보인다. “독재라는 관념”은 1934년 포르투갈의 독재자 살라자르에 대해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발레리가 쓴 글이다. 그는 살라자르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포르투갈에 가 본적도 없으므로 이 글을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독재가 어떻게 발생하는가 하는 일반적인 문제에 언급하겠다고 말한다.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때 정신은 이 상황에 개입해 줄 ‘단 하나의 두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만 그 결과는 “인간에게 자유, 복합성,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신이 최대한으로 발달하게 되는” 그런 시스템으로 귀결되게 된다고 지적한다.
“독재에 대하여”는 앞의 글 “독재라는 관념”이 독재가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글은 독재의 높은 전염성을 언급하고 그러면서도 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독재라는 것은 “만인에게 감득되는 위기 상황에 대한 가장 간결하고 가장 에너지 넘치는 반응”이므로, “스스로 떠맡은 사명에 있어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면 바로 무용지물이 될 것이며” 말하자면 “항상 조만간 소멸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러 모색 중에서 독재자의 이미지를‘ 계몽군주’의 의미지로 전환시키는 것도 권력 유지를 위한 유력한 방안 중의 하나가 된다는 대목은 발레리다운 통찰이 번뜩인다고 할 수 있다.

보편성이 거쳐야 하는 ‘수난’ 혹은 음영이 깃든 지적 ‘중화주의’
발레리는 유럽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데리다가 잘 지적한대로 정작 위협받는 것은 “유럽 자신이 아니라 유럽이 책임지고 있는 정신의 보편성이다.” 이 보편성이란 실은 유럽이 오랜 기간을 통해 숙성시킨 ‘이상적인 자본으로서의 문화 자본’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리하여 발레리의 위기감의 근원에 있는 것은 “자신들이 처음에 듣고 보고 읽고 알았던 것들에 대해 응답하고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의 소멸"인 것이다. 이 책임감을 가진 기억에 의해 ‘견고한 기억’로서의 보편적인 문화적 자본의 증식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소환해야 할 것은 정신의 보편성이 가진 중대한 역설이다. 발레리는 ‘정신’이 가진 분리가 불가능한 양면성을 절단하여 서로 다른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리고 때에 따라 과학기술적인 내지 응용적인 ‘정신’을 칭찬하거나 혹은 비평적 혹은 탐구적인 ‘정신’을 찬양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전자의 ‘정신’이 압도적인 맹위를 떨치는 현대사회에서 후자의 ‘정신’이 ‘위기’에 빠진다는 인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면서, 이에 대해 고풍스러운 장인이나 예술가의 영혼을 환기시키거나 그것을 옹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이 정신의 보편성 속에는 갖가지 이율배반들이 서로 얽혀 있고, 이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이것을 일거에 해결해줄 어떤 보편적인 법칙이나 해결책을 도저히 마련할 수 없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계속 붙들고 늘어지는 것처럼 보이며 일종의 무익한 노동으로 비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런 이율배반들을 견뎌내는 것이야말로 바로 정신의 보편성이 거쳐야만 하는 수난(열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야말로 발레리를 프랑스의 정신적 보편성을 전혀 의심치 않는, 다소 통속적인 프랑스의 지적 ‘중화주의’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다.

해외 비평 및 언론
(발레리의 논리에 따르면) 유럽의 동일성이 위협받음에 따라 정작 위협받는 것은 유럽 자체가 아니라 사실은 유럽이 책임지고 있는 정신의 보편성, 유럽을 자신의 저장고·자본, 혹은 수도로 갖게 하는 그 보편성이 아닐까 한다.
---자크 데리다

발레리의 정치에 대한 글들은 그 자신이 살던 시대에 마주쳐야 했던 위기들과 난문들에 대한 응답이지만 기이하게도 지금 우리 시대(20세기 말)에 더 적절한 것처럼 보인다.
---셀레레이트 피에트리

오늘날의 EU는 애초에 미국과 일본에 대항해서 형성된 것이지만 그러한 미래를 발레리가 19세기 말에 예견했다는 것은 역시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라타니 고진


목차


9 서문(『현대 세계의 고찰』)
33 압록강
43 방법의 제패
71 정신의 위기
91 유럽인들(“정신의 위기”의 노트)
113 정신의 정치학
151 아메리카-유럽 정신의 투사
157 역사에 대하여
163 진보에 대하여
173 독재라는 관념
183 독재에 대하여
191 지성에 대하여
217 지중해가 주는 영감
241 파리의 존재
249 대 동양
259 외과 학회에서의 강연
285 볼테르

307 해제
313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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