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숲을 가져왔다. 식물들은 초록의 향기를 퍼뜨리며 이곳저곳에 자리 잡는다.
흰 벽의 모서리, 쌓아놓은 책 위, 서랍장 옆.”
두꺼운 유리와 벽으로 쌓인 회백색의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녹색의 숲이 그립다. 이토록 먹먹한 회색빛 도시에서 초록 식물들은 나만의 작은 숲이 되어준다. 고개를 돌리면 나의 곁에 묵묵히 머물러 있는 식물 하나쯤은 볼 수 있다. 집 베란다, 탁자 위, 사무실 책상 위, 카페 창가 옆, 늘 그 자리에 피어나는 동네 어귀의 꽃봉오리와 잎사귀를 흔드는 커다란 나무까지. 눈에 띄지 않아도 언제나 우리는 풀빛의 식물과 하루를 함께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식물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여보자. 식물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숨 가쁜 하루를 보낸 사람에게는 포근함을, 생각이 복잡한 사람에게는 단순함을,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따듯함을 담은 이야기를 건넬 것이다.
“조그마한 태양이 뜨고 엷은 바람이 부는 네 개의 테두리는 함께 살아갈 식물들을 찾고 있다. 사각형마다 쓰여질 초록색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독립 후 나만의 공간인 원룸, 조금 늦은 아침과 조금 이른 밤이 찾아오는 반지하, 달빛 아래 옥탑방, 우리 가족의 따듯한 보금자리 빌라와 아파트, 집만큼이나 오랜 시간 머무는 사무실, 동네에 있는 작은 카페까지. 당신이 지금 머무는 곳이 어디든 그곳에 어울리는 식물을 추천한다. 혼자 사는 원룸이 아직 낯설다면 살랑살랑 잎을 흔들며 고운 손길을 건네줄 아스파라거스 나누스를, 햇살이 잘 들지 않는 반지하에서는 갈라지고 파인 잎으로도 햇살을 움켜쥐는 몬스테라를, 옥탑방의 회색빛 옥상 마당이 삭막하다면 비밀스러운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 줄 덩굴 식물 백화등을 권한다. 이 밖에도 숲이 그리운 거실에는 켄차야자, 베란다 한편을 녹음이 우거진 산책로로 만드는 티트리, 편안한 숙면이 필요한 침실에는 끊임없는 애정을 쏟아내는 휘카스 움베르타를 추천한다.
당신이 지금 있는 곳이 어디든 그곳에 있는 식물은 당신의 하루를 묵묵히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식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저자 소개
신정화 · 김동현
사람들에게 식물을 알려주고 안내하는 식물 가게 초콜릿코스모스는 북촌에서 성북동 그리고 연희동까지 식물을 직접 식재하며, 익숙하지만 낯선 식물 이야기를 전한다.
초콜릿코스모스 chocolatecosmos.co.kr
인스타그램 @choco_cosm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