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빼고 친구들은 다 한단 말이에요….”
부모 마음이 약해지는 그 순간, 게임은 아이 마음을 파고든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게임에 빠진 아들 구하기 프로젝트!
제발 게임 좀 하라고 아이를 등 떠미는 부모는 별로 없을 것이다. 아이 셋 아빠 김평범 씨 역시 여느 부모와 같았다. 초등학생 큰아들이 “키즈폰은 쪽팔려서 못 가지고 다니겠어요” “스마트폰 없어서 나만 단톡방 못 들어가요” 하고 호소하자, 소중한 내 아이가 왕따를 당할까 걱정돼 스마트폰을 사주었다. 그리고 “친구들이 나 빼고 다 게임에서 모인다고요” 하고 계속 푸념하기에, 친구들과 못 어울릴까 봐 어쩔 수 없이 단순한 게임 하나 까는 걸 허락했을 뿐이다. 그걸 시작으로 아이는 게임의 유혹에 풍덩 빠져버렸다.
아이가 게임 중독에 빠진 것조차 부모는 한참 동안 몰랐다. 아이가 철저히 숨어서 게임을 했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방문을 걸어 잠그는 것이, 아침에 잠이 많아진 것이, 부모와 외출을 꺼리기 시작한 것이 사춘기가 시작돼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부는 아이의 변화를 흐뭇해하며 아이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자 했다. 이윽고 아이는 스스로 방문을 열고 나왔다. 매일 밤 새벽 3시에 스마트폰을 들고 부모 몰래 살금살금, 화장실에 숨어서 고작 게임을 하기 위해! 그날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돌이켜보면 이 사건은 아주 작은 신호에 불과했다.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은 스마트폰을 빼앗아도 부모 눈을 피해 어떻게든 게임 세상으로 다시 끌려들어 가고야 마는 아이와, 그때마다 무너지는 신뢰를 붙잡고 다시 한 번 아이를 믿고 포기하지 않은 부모의 눈물겨운 사투의 기록이다. 그 어디서도 속 시원한 해답을 찾기 힘든, 게임 중독의 출구로 가는 길을 찾아낸 평범한 아빠의 3년간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게임 회사의 목표는 단순하다.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긴 시간 게임하게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최고 엘리트들이 게임 회사에 모여 365일 머리를 짜낸다.
당신의 아이가 과연 게임 회사를 혼자 이겨낼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부모도 모르는 사이 사르르 게임에 빠진다. 일단 부모들은 중독될 만한 ‘게임’이라 하면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같은 대작 PC 게임을 생각한다. 그래서 거실에 PC를 두고 정해진 시간만 안 넘기면 안심한다. 여기서 큰 실수가 발생한다. 요즘 게임 중독의 시작은 스마트폰이다. 아이는 부모 눈을 피해 학교 쉬는 시간에, 학원 화장실에서, 집 방문을 잠그고 수시로 게임의 세계로 들어간다.
일단 아이가 게임을 하는 걸 알았어도, 부모는 희망 회로를 돌린다. ‘게임, 잠깐 하고 말지 않을까? 나도 그랬잖아.’라고 생각한다. 아이와 싸우기 싫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하니까. 하지만 게임 회사는 세계적 수준의 엘리트들이 모여 365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유저들이 게임을 좀 더 오래할지만을 연구한다. 그 엘리트들 집단을 우리 아이 한 명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매우 큰 오산이다.
부모라면 게임과 관련된 긍정적인 말들에 호도되지 마라
게임 산업의 자발적 옹호자도 되지 마라
부모라면 게임 산업보다 자기 자녀부터 보호해야 한다
암만 생각해도 우리 아이가 게임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으면, 부모는 ‘게임의 장단점’을 찾아본다. 기사를 읽고 책도 읽는다. 찾아보면 게임과 관련된 긍정적인 연구가 많이 보인다. 게임의 장점을 말하는 자료는 왜 많을까? 담배가 처음 나왔을 때, 담배가 몸에 좋다는 연구 결과, 신문 기사가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담배 회사는 돈이 많고, 연구 지원도 많이 한다. ‘게임업계 역시 매우 돈이 많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은 보고 싶은 정보만 수집한다.(심리학 용어로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부모들은 게임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봐도 ‘게임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만 머릿속에 남긴다. 그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WHO(세계 보건 기구)는 게임 중독을 공식 병으로 지정했다. 그 말은 게임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만큼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게임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아예 게임을 술, 담배와 같은 선상에 둔 듯하다. 청소년이 평일에는 게임을 할 수 없도록 국가적으로 차단했다.(금, 토, 일요일에 하루 1시간만 할 수 있다)
소중한 내 아이와 게임 때문에 단 한 번이라도 입씨름해본 적이 있다면, 아이의 게임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게임으로 아이와 갈등을 빚어본 적 있다면, 부모가 아이를 게임의 함정에서 적극적으로 끄집어내야 한다. 이 책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이 아이를 게임에서 건강하게 구해내는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