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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설의 비급

우리 소설의 비급

  • 김병길
  • |
  • 기파랑
  • |
  • 2021-10-20 출간
  • |
  • 328페이지
  • |
  • 150 X 210 X 23 mm /550g
  • |
  • ISBN 9788965235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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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곱씹을수록 소중한
식민 시기 후반에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해방기와 6ㆍ25전쟁 후까지 소설을 발표한 다음 열한 명의 작가의 공통점은?

장혁주, 김남천, 유진오, 황순원, 안수길, 손창섭, 이범선, 하근찬, 전광용, 오상원, 선우휘

얼른 눈에 뜨는 공통점은, 모두는 아니지만 대체로 우리 문단과 학계에서 이른바 ‘특A급’으로 꼽는 작가는 아니라는 것. 『우리 소설의 비급』(김병길 저)은 그러나, 이들과 그 작품을 흔히 ‘전후작가’, ‘전후소설’ 정도로 뭉뚱그리며 ‘비끕’ 치부하는 게 온당한지 묻는다.
역설적에게도 이들 모두 중ㆍ고교 교과서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작가다. 일제하 역사소설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이 역설이 솔깃하면서도 한편 거슬린다. 이들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식민 시기부터 해방기와 6ㆍ25전쟁을 거쳐 전후(戰後)까지, 이들의 잘 알려진 작품과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 그리고 개인사의 이면을 크로스워드 퍼즐 풀 듯 톺아본 결과, ‘전후작가ㆍ전후소설’이라는 한마디로 뭉뚱그리기에는 아까운 ‘현실의 기록’이라는 보물을 발견한다. 책 제목의 ‘비급’은 그러니까 ‘소중한 내용이나 비전(?傳)을 담은 책’을 뜻하는 ‘??’이기도 하다. 영화 〈쿵푸 팬더〉(2008)에서 ‘포’가 천신만고 끝에 얻어 낸 ‘용의 문서’(사실은 백지뿐이지만) 같은.


역사보다 충실한

사내는 사변이 나자 가족을 이끌고 부산으로 피난을 간다. 그가 종일 궤짝을 날라 마련한 수제비 앞에 온 가족이 둘러앉았다. 일곱 살짜리 딸애가 창고 바닥 거적자리에 발이 걸려 수제비가 담긴 깡통을 그만 걷어차고 만다. 사내는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딸애의 뺨을 후려갈긴다. 울음조차 터트리지 못한 채 아이는 몸을 파르르 떤다. 그의 아내가 쏟아진 수제비를 씻어 오자 아이는 울면서 연방 입에 퍼 넣는다. 한참 후에야 사내는 딸아이가 영양실조로 저녁때면 앞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머리에, 9쪽)

「오발탄」의 이범선의 덜 알려진 단편 「몸 전체로」를 간추리며 저자는 “목젖ㅣ까지 차오르는 그 사연을 ‘동족상잔의 비극’ 같은 상투어로 감당할 수 있는가, ‘전후소설’이라는 타이틀이 차라리 모욕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하고 묻는다. 그리고 이범선의 경우 「오발탄」은 명성이 부풀려진 반면, 「몸 전체로」는 “다음 작품을 읽기 전까지 불면에 시달리게 만든 수작(秀作)”이더라는 자답을 내놓는다.
열한 명 작가들의 시대가 민족사에서 유난한 신산(辛酸)의 시대이다 보니, 개인으로서 시대를 마주하는 태도도 달랐다. 젊어서는 일본어로, 1990년대에는 영문으로 소설을 발표한 장혁주가 있는가 하면, 황순원은 금지된 한글로 몰래 쓴 원고지를 ‘명멸하는 생명의 불씨’로 석유 상자나 다락 구석에 간직했다. 안수길은 간도에서 민족의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동시에 보았고, 오상원은 학도병으로 출발해 미군 소속으로 전장을 일상처럼 체험하기도 했다. 이들 중 다수가 조선일보ㆍ동아일보ㆍ매일신보에 소설을 연재해 인기를 끈 이면에, 이를 “쓰고 싶지 않은 잡문을 쓰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 통속소설에 붓을” 들었다며 스스로 매문(賣文)이라 자책한 김남천 같은 이도 있다. 하근찬은 전쟁이 양산한 상이군인과 양공주의 실존을 직시하면서, 누가 그 가해자인가 묻게 만든다. 손창섭은 아주 이름을 지우고 일본으로 건너가 버리고는, 말년의 그를 다시 찾아낸 기자에게 “난 선생이라고 불릴 만한 인간이 아닙니다. 난 싸인이 없는 사람이외다” 하고 입을 닫았다. 그런가 하면 해방 후 유진오는 소설가보다 법학자와 정치인으로, 선우휘는 언론인으로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작가의 그때그때 처지가 어떠했든 소설은 언제나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이되, 어쩌면 “시대를 거스른 이야기, 현실 그 너머를 상상하는 허구, 실재를 거꾸로 비추는 거울”(11쪽)이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통속’소설로 치부되곤 하는 신문 연재소설의 행간에서 도리어 당대인의 현실과 욕망을 날것 그대로 발견한다는 고백이다.


텍스트를 넘어
책은 열한 명의 작가를 하나씩의 ‘매듭’으로 제시하고, 각 매듭마다 작가의 개인사와 곁가지 역사들, 다른 장르(주로 영화)로 개작되거나 영향을 주고받은 사례 등을 ‘매듭 풀이’로 제시한다. 말하자면 파편화된 작가 전기(biography)이자 문학사회학 입문이다. 다시 이범선을 예로 들면, 「오발탄」은 과대평가되었으나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1961)은 원작을 뛰어넘은 수작이고, KBS 〈TV문학관〉의 「학마을 사람들」편(1985)은 원작 텍스트의 세밀한 묘사와 미묘한 긴장을 영상으로 구현하기는 역부족이었다는 식이다. 전광용은 소설가이면서 문학 연구자로서, 고대소설과 이광수 『무정』으로 시작되는 근대소설 사이의 끊어진 간극을 신소설 연구로 메웠고, 그 『무정』의 계몽적 색채를 심훈 『상록수』로 이어 준 가교는 장혁주의 『삼곡선』이었다. 황동규는 아버지 황순원과 같은 만 15세에 비공식이나마 문단 데뷔했고, 그 딸 황시내가 수필가로서 ‘3대 글쟁이’의 계보를 이었다….
마지막 열한 번째 매듭, 선우휘가 목도한 해방기 좌우익이 각기 다른 ‘깃발’로 대치하는 모습은 어쩔 수없이 ‘탄핵’과 ‘조국’ 때문에 갈라섰던 2016년과 2019년의 광장을 떠올리게 만든다. 빨치산을 체험한 이태의 『남부군』과 직접 겪지 않은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태가 목격하여 기록한 무수한 죽음과 조정래가 상상으로 그려 낸 죽음, 어느 쪽이 진실일까?”(319쪽) 묻고는, 선우휘 『불꽃』과 『깃발 없는 기수』를 끌어 대며 거듭 묻는다. 인간이란 자루와 같아서, 깃발을 높이 세우지 않으면 일어서지 못하는가? 이념의 신주(神主)를 묻고 깃발 없이 갈 수는 없는가?(312-313쪽).
2021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 선정작.


목차


책머리에_ 시대를 거스르며, 거꾸로 비추며

첫째 매듭 장혁주_ 조선어는 번역된 모국어였다 / 매듭풀이
둘째 매듭 김남천_ 기억을 허무는 허구는 힘이 세다 / 매듭풀이
셋째 매듭 유진오_ 내가 조선인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 매듭풀이
넷째 매듭 황순원_ 하위주체는 말할 수 있는가 / 매듭풀이
다섯째 매듭 안수길_ 민족, 디아스포라의 유토피아 / 매듭풀이
여섯째 매듭 손창섭_ “난 사인이 없는 사람이외다” / 매듭풀이
일곱째 매듭 이범선_ 추억을 약처럼 갈아 마시며 / 매듭풀이
여덟째 매듭 하근찬_ 상이(傷痍)는 상이(相異)하지 않다! / 매듭풀이
아홉째 매듭 전광용_ 운명의 그물에 감겨 / 매듭풀이
열째 매듭 오상원_ “인간에겐 신보다도 담배 한 대가 더 필요할 때도 있다” / 매듭풀이
열한째 매듭 선우휘_ 깃발 없이 가자! / 매듭풀이

쓰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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