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반 이 방대한 세계에 숨겨져 있던 고대의 오아시스 폐허들에서 문명사에 획을 긋는 유물들이 속속들이 발견되었다. 20세기 초반부터 1930년 중국이 유물 반출을 금지할 때까지 약 30년 동안에 스웨덴,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서양 열강들과 일본의 탐험가들은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를 따라 그 곳의 오아시스 도시에 묻힌 수많은 유물들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삐내갔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의 유물들을 발굴한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을 통해 밝혀 내고 있다. 진청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의 역사는 이들 탐험가들이 발굴해 낸 유물들을 중심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에도 벽화 60점을 비롯하여 조각, 공예품 등 1천7백여 점의 중앙아시아 유물이 보관 되어 있다. 이 유물들은 일본의 오타니 고즈이의 손에서 옮겨 온 것이다. 또한 미추왕릉에서 발굴된 금제감장보검(5∼6세기),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봉수형 유리병(5∼6세기)도 있다. 그러나 19세기 이래 아시아의 패자를 꿈꾼 일본이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연구한 것에 반해, 우리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인식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최근에야 비로소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그 기반은 허술하다. 중앙아시아의 역사를 가장 생생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다소 뒤진 우리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인식을 한층 높여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