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이해하는 데 그림 한 컷이면 충분하다!
바다의 모든 것을 보여 주는 해양 백과사전
《자연해부도감》《농장해부도감》《음식해부도감》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줄리아 로스먼의 신작 《바다해부도감》이 출간되었다.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과 같은 미국 주요 언론과 출판계의 주목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이 출간될 때마다 미국 아마존에 2000여 개의 독자 댓글이 따르고 매번 별 다섯 개의 독자 평점을 받는 베스트셀러 작가 줄리아 로스먼. 과학과 역사, 도시와 자연, 음식과 동물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감각적이고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로 전달해 온 그녀가 이번에 탐구한 세상은 ‘바다’다.
이번 책은 바닷가에 살면서 해양 생물학자를 꿈꾸는 한 소녀의 손편지로부터 시작되었다. 〈해부도감〉 시리즈의 출간 이후, 작가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서 많은 격려와 감사의 연락을 받았다. 이메일은 물론, SNS를 통해 〈해부도감〉 시리즈와 함께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독자들의 모습은 끝없이 올라왔고, 아이들은 정성껏 그린 그림과 함께 손편지를 보내왔다. 그중의 한 소녀가 바다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제안해 왔고, 앞선 3권의 책을 통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과 존재들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따뜻한 그림에 담아 전해왔던 작가에게 드넓은 ‘바다 이야기’는 또 다른 신비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책 속에는 70%가 물로 채워져 있는 지구의 모습부터 조수와 해류, 물고기·상어·해조류·산호초·물개 등에 이르는 다양한 해양 생명체들의 이름, 그들의 해부학적 지식, 생존을 위한 투쟁, 해양 현상, 생명의 보물 창고인 해변 등 바다에 관한 상세하고도 흥미로운 지식과 정보가 가득 차 있다. 특히 대륙 이동에서 비롯된 대양의 시작, 플라스틱 및 온난화로 인한 수온의 상승, 환경훼손이 많은 어업, 거대한 쓰레기섬과 기후변화 이야기는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보게 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한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내용의 정확성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의 감수를 맡아주신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김웅서 원장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다음과 같이 권한다.
“광대한 바다와 그 속에 사는 다양한 바다생물이 자그마치 책 한 권에 모두 담겼습니다. 이 책은 제목 ‘바다해부도감’처럼 바다의 모든 것을 미주알고주알 보여 주는 해양 백과사전이자, 바다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입니다. 책을 들고 신비한 바다로 떠나봅시다.”
지구 표면 대부분을 덮고 있는 바닷속 탐험을 통해
흥미롭고 놀라운 지구별을 만나다
‘바다해부도감’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바다 위아래의 세상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이 담겨 있다.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조석 작용에서부터 바닷물은 왜 짠지, 바다 깊이에 따른 구역, 산호초의 세계, 해변의 생김새 등 바다를 둘러싼 모든 풍경이 이해하기 쉬운 그림으로 곳곳에 펼쳐져 있다.
생명체들에 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먹잇감을 두고 서로 경쟁하지 않고 훌륭하게 협력하는 능성어와 곰치 이야기, 몸길이의 3배에 이르는 배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세우고 바다 밑바닥에서 숨을 죽인 채 먹잇감을 기다리는 세다리물고기, 부비강을 통해 고음을 내보낸 다음 되돌아오는 반향을 해석해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돌고래, 다른 생명체에 비해 상어 이빨 화석이 흔히 발견되는 이유, 펭귄이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배를 바닥에 대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이유, 포식자를 피해 해삼의 항문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기술을 발전시킨 숨이고기 등 매 페이지마다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연대하며 극복해 나가는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지구 표면 대부분을 덮고 있는 바닷속 탐험을 통해 흥미롭고 놀라운 지구별과 그 안의 신비로운 생명체들을 만날 수 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과 존재들의 아름다움과 가치.
지구는 더 이상 인간만의 세상이 아니다
책에는 반가운 이름도 실려 있고,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명칭과 정보도 많이 등장한다. 한 예로, 펭귄은 크기에 따라 황제펭귄·임금펭귄·전투펭귄·마카로니펭귄·훔볼트펭귄 등으로 나뉘는가 하면, 어류의 지느러미는 배지느러미·뒷지느러미·가슴지느러미 등 해당하는 각기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상어의 종류 또한 표범상어·백상아리·망치상어·레몬상어·청상아리·수염상어 등으로 다양하다. 먼바다에서 삶을 이어나가는 새들이 있는가 하면 가까운 바닷가에서 살아가는 새들도 있다. 생명의 보물창고인 해변의 모래 역시 산호, 화산암, 석영, 조개껍데기 등 여러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듯 저자는 우리와 함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들의 이름과 그들의 특징을 일일이 불러주고 언급한다.
저자는 지금 바다가 직면하고 있는 전 세계적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한다. 일부 지역의 해면은 청소 도구로 이용하려는 인간의 오랜 채취 행위로 훼손되어 왔는가 하면,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사이에는 대한민국 면적 16배 크기의 쓰레기섬이 존재한다. 상업주의 어업에서는 전체 어획량의 40%에 이르는 "의도하지 않은" 어획물이 폐기처분 된다. 온순한 채식주의자 매너티들은 해수면 근처에서 졸다가 보트에 부딪혀 새마다 수십 마리씩 목숨을 잃는다. 인류 문명 때문에 7종의 바다거북 중 6종이 위기근접종과 멸종위기종에 이르렀다. 기후 변화로 앞으로 30년 후면 여름철 북극에서는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죽은 향유고래의 배에서 5.9킬로그램의 플라스틱이 나온 적도 있다.
저자의 그림은 언제나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짧은 이야기 속에는 ‘이 지구상에 함께 사는 존재들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 이번에도 저자는 그림과 이야기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구는 더 이상 인간만의 세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