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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꽃의 비밀

우주꽃의 비밀

  • 천선옥
  • |
  • 걸음
  • |
  • 2021-09-29 출간
  • |
  • 136페이지
  • |
  • 146 X 203 mm
  • |
  • ISBN 979119153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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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현재를 살고 있는 누구나 드라마나 소설과 같은 극적인면을 추구한다. 현재를 뒤집을 기막힌 반전을 바란다. 그래서 서사에는 본인이 추구하는 여러 장치들을 만들게 된다. 어린이들도 그러한 범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서는, 서사구조나 서사성을 가지는 동시라 할 지라도 반전 등의 여러 장치들로 이야기를 끌고 가거나 결말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동시는 서사보다 감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시는 개인적인 감정과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장르이다. 즉,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인이라면 마땅히 그 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동시를 쓰는 시인이라면 더더욱 그래야만 한다. 아이들은 아직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탓에 어른들과 달리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파악할 때 논리가 아니라 직관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 황수대 해설 중에서

동시에서 서사형식의 이야기가 이어지더라도 이야기가 논리적으로 이어지기보다 감성의 변화, 감정의 추이 등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천선옥의 동시집 『우주꽃의 비밀』은 지금까지 시인이 품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이야기처럼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에는 인간의 감성, 인간의 감정이 사이사이에 녹아 있다. 쉽게 말해 아이들의 직관적 상상력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아빠 자전거 안장 위에
눈이 소복이 소리 내며 앉았다.

잠시 후

햇살이 눈부시게 소리 내며 앉았다.

잠시 후

눈이 사르르 자기 몸 녹여
자리를 비켜 주었다.

귀찮다 내색하지 않고
일하러 나가는 아빠를 위해
살며시 자리를 비켜 주었다.
- 「살며시」 전문

아빠의 자전거위에 밤 새 든 아니든 눈이 쌓였다. 눈이 쌓일 만큼의 시간적 흐름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 시간의 흐름동안 눈은 ‘소복이’ 소리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쌓였다. 그리고 잠시 후 햇살이 눈이 부시게 ‘소리 내며’ 앉았다. 자연스레 쌓인 눈은 녹을 것이고, 일하러가시는 아빠를 위해 모두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이 시는 ‘아빠 자전거 위에 눈이 앉았고 얼마 후 햇살이 내려 눈이 다 녹았다’는 어찌보면 단순한 이야기를 아이가 느낄 수 있을 법한 감정을 담아내어 감동적인 이야기로 시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눈이 사르르 자기 몸 녹여/ 자리를 비켜주’는데는 눈의 이야기가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직관적으로 아빠를 위해 ‘자기 몸 녹여/자리를 비켜’준 마음과 그 감정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 동시는 ‘눈’을 소재로 타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아빠 자전거 안장 위에” 탐스럽게 내려앉은 눈은 “일하러 나가는 아빠를 위해” 자기 몸을 녹여 자리를 비켜 주면서도 조금도 “귀찮다 내색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사실 남을 위하여 자기의 수고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자기희생의 정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제목인 ‘살며시’에서 보는 것처럼,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잠시 후”라는 표현을 하나의 연으로 구성하고 이를 반복하여 시간에 따른 상황 변화를 묘사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따뜻한 내용만큼이나 독특한 형식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언니 키가 컸다.

언니 옷은 내 차지.

내가 눈여겨 두었던 연둣빛 원피스

목에 내 목을 쑤욱
팔에 내 팔을 쑤욱

“어머, 봄이다! 봄이야!”

엄마가 연두 이파리가 된 나를 보고
봄, 봄을 외쳤다.

햇살이 집안 가득 고일 때였다.
- 「봄이다」 전문

유아기의 아이들은 아직 자아의식이 부족해서 남이 쓰던 장난감이나 옷 등을 대물림해도 별다른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독립심이 생기고, 자아의식이 일기 시작하면서 주위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강해진다. 그 때문에 보통은 남이 쓰던 물건을 주면 자신이 무시 받는다고 생각해 무척 싫어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는 다르다. “언니 키가 컸다.//언니 옷은 내 차지.//내가 눈여겨 두었던 연둣빛 원피스”에서처럼,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그것을 반긴다. 이러한 화자의 모습은 그동안 발표된 비슷한 소재의 작품들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그 때문에 다소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천선옥의 동시를 접해온 독자라면 그것이 천성적으로 곱고 따뜻한 시인의 심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천선옥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마음이 착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다. “우리는 꽃들이/사이좋게 뿌리 잘 내리라고/까르르 웃음거름 골고루 뿌려주었어요.”(「꽃모종」)와 “동생이 해바라기꽃처럼 씨익 웃었다./나도 웃었다.”(「놀라운 발견」), “어둑어둑 어두운 밤일수록/밤하늘이/우리 동네를 멋지게 만든다는 거.”(「달동네」)에서 보듯이, 구김살이라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심각한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우리 동시에서도 환경 및 생태와 관련한 작품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는 동시가 미래의 주인인 아이들을 위한 문학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등단 초기부터 줄곧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해 온 시인답게 천선옥의 동시에는 생태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창작된 작품이 많다. 특히 그는 세 번째 동시집에서 생태 문제를 다룬 작품을 다수 선보인 적이 있다. 이런 사실은 그와 같은 문제에 대해 평소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포클레인이 산과 산을 민다.
눈 깜빡할 사이, 산과 산이 사라졌다.
지구가 흔들 흔들린다.
비가 오지 않는다.
온통 사막이 된다.

그 많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집과 건물마다 잡초만 피고 핀다.
괴물처럼 변한 잡초가
집을 들어 올리고 건물을 들어 올리고 지구를 들어 올리고
맙소사, 잡초가 덥석 덥석 지구를 집어 삼킨다.
쿵, 지구가 무너진다.
- 「개발 개발하다가」 전문

제목에서 보듯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날로 황폐해지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본래 개발은 무언가를 더욱 쓸모 있거나, 향상된 상태로 변화시키는 행위를 가리킨다. 하지만 “포클레인이 산과 산을 민다”, “산과 산이 사라졌다.”, “비가 오지 않는다.”, “온통 사막이 된다.”, “집과 건물마다 잡초만 피고 핀다”에서처럼, 그동안 진행된 개발은 오히려 인간과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런데도 지금도 여전히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이 작품은 그와 같은 문제 제기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지구의 생태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푹푹 찌는 여름 오후 1시 59분과 2시 사이에
냉동고 문을 열고 냉동고 안으로 쑥 들어간다.
북극곰을 만나러 간다.

하얀빛 환한, 찬 얼음바닥에 발이 닿았다.

순간
쿵, 빙벽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 북극이 다 망가지고 있네.

(중략)

빙하가 둥둥
세계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욕심들을 버려야 하는데
살 곳을 잃고 있는 북극곰은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

그냥 마음이 아파.
- 「빙하가 둥둥」 부분

생태 위기를 불러온 주범이 인간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하다. 이 동시는 판타지 기법을 사용해 그와 같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푹푹 찌는 여름 오후 1시 59분과 2시 사이에/냉동고 문을 열고 냉동고 안으로 쑥 들어간다./북극곰을 만나러 간다.”에서 보는 것처럼, 이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는 냉장고를 통해 북극곰을 만나러 간다. 이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빙하가 무너져내리는 광경과 조그만 얼음 조각에 의지해 먹이를 찾아 광활한 바다 위를 떠도는 북극곰의 모습에 마음 아파한다. “너무 몰랐단다. 우리 욕심 때문에/네가 피나는 연습을 아찔하게 쿨렁할 줄 말이야.”, “세계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욕심들을 버려야 하는데/살 곳을 잃고 있는 북극곰은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와 같은 화자의 진술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들이 다른 생명체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것임을 알려준다. 그런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들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외에도 『우주꽃의 비밀』에는 생태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이 다수 실려있다. “지구 쓰레기는 산더미처럼 불어나고/우주 쓰레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응, 어쩔 거냐고」), “고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먹고 죽었어요./바다거북이 온몸에 비닐과 그물이 칭칭 감겨 있었어요.”(「지구야, 아프지 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거미네 가족/봉순이네/떡, 한 접시 가지고 가던 엄마한테/딱, 걸려 거미 손때 묻은 집이 와르르르 뜯겨나갔다.”(「거미」)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아이들이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이다.


목차


1부 쇠스랑게는 건축가

쇠스랑게는 건축가
살며시
꿈틀꿈틀 경칩
반짝 열렸다
편다
꽃모종
거미
시험지꽃
돌고래
날아라, 민들레야
칭찬
살구나무 대추나무 아래에서 해종일

2부 우주를 품은 항아리

우주꽃의 비밀
부르튼 공룡 발자국
36.5도 생명줄
공짜 우주여행
세계 최초 우주 비행사
우주를 품은 항아리
빙하가 둥둥
꽃다발 기도
개발 개발하다가
지구, 나무
물을 우습게 여기더니
지구야, 아프지 마
봄이다

3부 놀라운 발견

티티카카호 세탁기는 멈추지도 않아
악따그르르
놀라운 발견
꼬옥
머피의 법칙
코딱지
나비였다가 고양이였다가
꿈틀꿈틀 크레용
정월 대보름
신기한 세 가지 꽃
은동이가 달린다

4부 달력에 꽃길 눈길

혼자
쉿! 학원 문자주의보
변신 가족
옛날 우리 집
달력에 꽃길 눈길
달동네
햇솜
고슬고슬 봄날
납작납작 사진앨범
으앙! 그 녀석이 나타났다
학교는 수족관
민지와 영지
꾸덕꾸덕 말랐다
상상일기 -엄마 몰래 학원 빠진 날

5부 여우누이

여우누이
V자 새가 나는 법
말 안 들으면 잡으러 온대
응, 어쩔 거냐고
웃음까지 덤으로 얻었네

| 해설 |
생태적 상상력과 동화시의 가능성 | 황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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