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공무원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현직 공무원이 들려주는 리얼 공직 라이프
공무원으로서 살아가는 삶,
공무원으로만 살고 싶지 않은 꿈!
“나? 그래, 좀 튀기는 하는 것 같다. 큰 키와 큼직한 이목구비,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스타일. 공직을 시작한 지 30년을 넘긴 지금도 ‘공무원 같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 세상이 안 변하는 건지, 내가 안 변하는 건지. 대체 공무원다운 것이 뭐일까?”
‘라나 언니’ 임경란이 30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9급으로 시작해 지금은 5급 사무관이니 ‘공무원 같지 않은 공무원’치고는 제법 오래 일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집으로부터의 재정적 독립을 위해 선택한 길이었지만 공직은 의외로 재미있었다. 행정의 광범위함은 호기심 많고 한 가지를 꾸준히 하지 못하는 성격에 지루하지 않았다. 지역을 위해서 일한다는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모험과 열정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직장과 가족뿐인 인생은 너무나 좁았다.
그래서 도전을 시작했다. 일찍이 포기했던 이십 대의 꿈, 못다한 학업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마흔의 나이에 미국 유학길을 나섰다. 타지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홀로 공부하는 처지라고 기죽을 성격도 아니다. 스무 살 많은 미국인 친구와 소울메이트가 되어 뉴욕을, 맨해튼을 누비고 다니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여전히 '라나 언니'의 삶은 다채롭다. 자칭 '브런치 레이디즈',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친구들과 소주와 삼겹살을 즐기며 밤새 수다를 떨고, 재즈 합창단에 들어가 무대에 올라 보기도 했다. 중년의 나이가 무슨 대수라는 듯, 백 일간 땀을 쏟으며 만든 근육으로 보디 프로필을 찍기도 한다. '오늘이 가장 젊고 아름다운 순간이다'라는 그의 마음가짐은 주름 가득한 할머니가 되어서도 비키니를 입고 해변을 걷고 싶다는 유쾌한 소망으로 추려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차고 자유로운 영혼이면서 동시에 ‘융통성 없음’의 대명사로 불리는 공무원이라는 아이러니한 개성 덕에, 그만의 목소리로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귀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겉치레 없이 다가온 ‘언니’가 풀어놓는 인생 이야기처럼 써내려간 에피소드들은 '중년, 여성, 공무원'의 희비를 가감 없이 당돌하게 드러낸다.
공무원을 목표로 둔 독자는 생동감 있게 쓰인 공직 생활의 풍경에서 미래의 설계도를 그려 볼 수 있을 것이고, 또 내부인이 직접 지적하는 한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공무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반 독자들도 소위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들의 진짜 모습, 그리고 애환을 엿보며 자칫 오해하기 쉬운 공직 사회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이 공직 사회와 바깥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기를, 그리고 '라나 언니'가 그 다리를 오가는 재기발랄한 이야기꾼으로 활약할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