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과 일상을
어루만지는 차의 맛과 향에 관하여
책은 아침의 차, 오후의 차, 저녁의 차, 주말의 차로 구성되었다. 시간의 흐름대로 써 내려간 저자의 일상 속에는 차와 함께한 향기로운 순간들이 담겨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시원하고 달짝지근한 정산소종을, 심신의 안정과 숙면에 도움을 주고 싶을 때면 캐모마일이나 라벤더가 블렌딩 된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를 추천한다. 아울러 사계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차를 소개한다. 봄에는 피어오르는 향기를 그득하게 담은 봉황단총이나 재스민 백차를, 습하고 무더운 여름에는 냉침해둔 엽저로 아이스 티를, 발갛게 물든 단풍잎의 가을이 오면 산화도가 높은 오롱차나 다르질링 가을차를, 소복히 눈이 쌓이는 추운 겨울날이면 입가에서 피어오르는 입김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마살라 짜이 한 잔을 내려 마셔보길 권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차가 어떤 맛과 향, 특징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차를 마시는 일은
자연의 흐름에 발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
『차와 일상』의 저자 이유진은 소박하고 조용하고 자연에 가까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므로, 자연을 잊고 산다고 해도 늘 자연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는 그녀의 말처럼, 차와 함께하는 일상은 곧 자연의 흐름에 발맞추며 살아간다는 걸 의미한다. 이런 것들이 바로 저자 이유진이 우리에게 차 생활의 기쁨을 전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향과 차가 뒤섞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스르르 눈이 감긴다. 온몸은 이완되지만 정신은 맑게 깨어남을 느낀다. 향을 하나 사르고, 차를 몇 잔 비워내면 놀라울 정도로 머리가 가볍고 맑다. 백차의 잔향이 입안에 남고 향의 잔향이 머릿속에 남는다. 자연의 향기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풍요로운 일이다.” 차를 우려내고 차의 향과 맛을 음미해보자. 차 한 잔의 온기로 시작하는 일상은 우리의 마음을 가만히 두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