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어요?”
우리가 사는 세상, 진정한 슈퍼히어로와의 만남!
2020년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 수상작.
『우리 반에 도둑이 있다』, 『우리 반에 천사가 있다』에 이은 '우리 반에'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초능력을 사용해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악당을 물리치는 슈퍼히어로는 우리 어린이들이 동경하는 대상입니다. 사람들에게 “초능력이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보통 자기 욕심을 채우는 일을 먼저 하겠다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하지만 영화 속 슈퍼히어로는 가진 초능력을 인류를 구하고 다른 사람을 돕는데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이겠지요.『우리 반에 슈퍼히어로가 있다』는 엄마, 아빠를 잃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선우의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는 홀로 초등학생 선우를 키우면서, 자신을 먼저 희생합니다. 한편 선우는 슈퍼히어로가 되어서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고 악당을 물리치고 싶습니다. 실제로 슈퍼히어로가 있었다면 아빠는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예요. 선우는 슈퍼히어로가 되어서 자기처럼 가족을 잃는 어린이가 생기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선우와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진정한 슈퍼히어로’는 어떤 모습인지 생각할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힘
할아버지는 선우가 좋아하는 슈퍼히어로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선우는 아빠의 사고, 엄마의 부재, 할아버지의 삶 등 어른의 세계는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선우와 할아버지는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한을 이해하고, 아빠를 잃은 아들의 슬픔과 결핍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데 주저함이 없는 행동과 뜨거운 마음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의 힘은 바로 ‘사랑’입니다.
“나, 나한테는 아무것도 없잖아요. 윤수는, 윤수는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고 동생도 있어요. 개도 키우고요. 윤수는 다 있어요. 나는 하나도 없는데. 나는 그중에 하나라도 가지면 안 돼요? 다른 건 내가 가질 수 없지만 개는 키울 수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허락만 하면 윤수가 가진 것 나도 하나는 가질 수 있잖아!”
내가 울먹거리며 소리치자 쌀 씻는 할아버지의 손이 멈췄다.
나는 주먹으로 눈물을 닦았다. 나는 씩씩거리며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는 잠시 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더니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눈 뜨고 젖은 떼야 데꼬 오지. 집 안에서는 안 돼야. 마당에서 키워야 돼.”
(중략)
할아버지는 아빠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울먹거렸다.
“아이고, 내 새끼.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심장이 부서졌다 새로 생겼다 한다. 고생만 하다 죽은 내 새끼. 무거운 거에 깔렸을 때 얼마나 아팠것냐. 온몸이 짓눌리고 뭉개졌을 것인디. 숨도 못 쉬고. 그 생각만 하면 내가, 내가……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여. 여기가, 여기가.”
할아버지는 주먹으로 가슴을 퍽퍽 내리쳤다
나는 잠시 동안 뇌가 멈춰 버린 것처럼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