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요리백과 〈정조지〉, 달콤함을 가득 담은 전통과자 ‘한과’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는 《임원경제지》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라는 큰 주제로 〈정조지〉 및 《임원경제지》각 지에 수록되어 있는 전통음식을 복원하고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임원경제지》〈정조지〉 중 ‘교여지류(咬茹之類)’와 ‘할팽지류(割烹之類)’ 중 포석(脯腊)을 연구하고 복원하여《조선셰프 서유구의 김치 이야기》와 《조선셰프 서유구의 포 이야기》을 출간하였고, 2018년에는 《임원경제지》〈정조지〉 중 ‘권2 취류지류(炊類餾之類)’와 ‘권7 온배지류(醞醅之類)’ 를 연구하여 《조선셰프 서유구의 떡 이야기》와 《조선셰프 서유구의 술 이야기》, 그리고 〈정조지〉 총 7개의 권에서 꽃을 재료로 한 음식을 선별하여 연구하여 복원한 《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를 출간하였다.
‘조선셰프 서유구’ 시리즈 여섯 번째 출간작인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이야기 1》 ‘밀전과편’은 조선후기 대표 실학자인 풍석 서유구의 대표 저작 《임원경제지》의 여덟 번째 지(志)인 〈정조지〉 권 3의 과정지류(菓飣之類) 중 일부를 연구하여 복원한 책이다. 〈정조지〉 ‘과정지류(菓飣之類)’는 과자에 대한 체계적인 분류를 바탕으로 한 과자 총서로, 서유구 선생은 과자를 ‘밀전과(蜜煎菓)’, ‘당전과(糖纏菓)’, ‘포과(脯菓)’, ‘외과(煨菓)’, ‘법제과(法製菓)’, ‘첩과(䴴菓)’로 나누고 각 제법의 특징과 만드는 법을 상세히 수록하였다. 《조선셰프서유구의 과자이야기》는 총 3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이야기 1》 은 앞으로 다루게 될 과자 2편과 과자 3편에 앞서 기초편처럼 소개하여 과자의 새로운 모습과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보통 우리의 전통 과자라고 하면 약과나 산자를 떠올리기 쉬우나,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이야기 1》 ‘밀전과(蜜煎菓)편’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우리의 전통 과자들이 가득하다. 그때 그 시절 귀하고 맛있는 과일을 꿀과 설탕에 절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섬세하게 수집해 기록하였는데 복원한 과자를 눈으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이야기 1》 ‘밀전과(蜜煎菓)편’에는 총 42가지 전통음식을 복원하여 수록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18가지 음식을 현대화하였다. 책을 펼쳐보면 소박하지만 정갈하고, 사계절의 맛과 멋을 담은 전통과자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복원한 전통음식은 〈정조지〉 표점 원문 및 번역문과 함께 이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 및 레시피, 음식을 복원하면서 발견한 TIP과 조리 방법, 영양 효과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요리하는 조선 사대부 서유구, 과자의 색다른 변신을 꾀하다.
《임원경제지》 중에서 〈정조지〉는 음식요리 백과사전으로, 단순히 요리법만을 적은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과학 서적과 의학 서적을 토대로 하여 음식의 재료부터 효능, 상생 및 금기까지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그중 밀전과는 꿀과 설탕에 과일을 절여 만든 전통과자들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과’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책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철과일의 각기 다른 특성을 잘 활용해 과자나 과편을 만들고 약용작용이 있는 뿌리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들로, 맛을 물론이고 건강까지 생각한 우리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현대화 편에서는 밀전과를 활용한 다양한 과자를 선보이며 밀전과가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곽유경 소장이 전하는 밀전과의 팔색조 매력
보통 과자라고 하면 기름에 튀기고 첨가물이 들어가 본래 모습을 알 수 없는 과자를 떠올리는데, <정조지> 속 과자는 다른 모습이다. 한가지 재료와 꿀이 만나 졸여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맛의 변화는 가히 연금술과도 같다.
저자는 밀전과를 만들어 두면 다른 요리를 할 때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재료에 따라 단맛의 층위를 다르게 쌓거나 조절할 수 있고 김치, 육류, 밥 요리까지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으며 디저트나 차는 물론 장식이나 공예의 범위까지 확대할 수 있다며 밀전과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