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나 영화를 통해 ‘레 미제라블’이라는 작품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장 발장’이라는 제목의 만화나 축약본 소설을 통하여 그 스토리를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작된 이야기나 영화, 뮤지컬을 통해 접한 것만으로 빅토르 위고의 대작 〈레 미제라블〉을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는 영화나 뮤지컬 등 다른 장르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문학만의 위대한 서사와 감동이 있다.
문학의 힘, 소설의 감동!
소설 〈레 미제라블〉은 혁명과 변혁의 물결로 뒤덮였던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이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장 발장’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화나 영화, 뮤지컬 등이 보여주는 ‘장 발장 이야기’는 이 위대한 작품을 구성하는 하나의 에피소드일 뿐이다. 원작소설 〈레 미제라블〉에는 전쟁과 혁명, 폭동, 가난 속에서 격변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문학으로 펼쳐진다.
가난의 숙명 때문에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 했던 장 발장과 비운의 여인 팡틴, 범죄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심을 지닌 자베르 경감, 거리의 꼬마 혁명가 가브로슈, 시대의 어둠이 맺어준 연인 코제트와 마리우스… 한 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펼치는 이 장대한 인간 드라마에서 우리는 역사, 사회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한 편의 소설이, 그것도 위대한 문학이 자아내는 감동은 다른 장르가 보여주는 감동과 확연히 다르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번역
〈레 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명실공히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문호이다. 하지만 200년 전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3천 쪽이 넘는 분량의 대작을 탐독하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원작에서 작가는 장 발장이 탈출하는 파리의 하수도를 묘사하는 데만 30쪽이 넘는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조국인 프랑스의 서점에도 청소년들이나 바쁜 현대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수십 권에 이르는 〈레 미제라블〉의 축약본들이 나와 있다.
이 책은 현대소설에 익숙한 청소년과 일반 독자들이 〈레 미제라블〉을 들고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는 분량으로 편역했다. 줄거리 요약이나 개작이 아닌 발췌번역을 택한 것은 원작의 문장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감동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서다. 또한 불문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번역자들이 장황하고 난삽할 수 있는 번역체의 문장들을 단단한 우리말로 다듬어 고전소설 읽기의 재미를 극대화하였다.
소설과 함께 보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
대부분의 독자들은 〈레 미제라블〉을 소설이 아닌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각색한 뮤지컬이나 영화로 처음 접하게 된다. 하지만 문학이 주는 예술적 감동은 다른 장르가 주는 것과 확연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장르적 감동을 비교 체험할 수 있도록 '뮤지컬 해설'과 'QR코드로 감상하는 뮤지컬 추천 넘버'를 부록으로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