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늘 사소한 것에서 온다”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이애경 작가가 일상에서 채집한 작은 기쁨과 위로의 문장들
“내 마음을 위로하는 건,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건
에베레스트에, 심연에, 우주 끝에 있는 게 아니었다.
바로 내 곁에, 일상에 있었다.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언어 속에
그 모든 답이 있었다.”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곳, 제주에서 전해온 유기농 힐링 에세이
따듯하고 섬세한 필체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주었던 이애경 작가가 더욱 담백하고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왔다. 전작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에서 서울에서의 삶과는 정반대되는 제주에 살면서 자신에게 맞는 삶의 속도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냈다면 《마음을 비워둘게요》에서는 좀 더 단순해지고 담백해진 삶의 가장 가까이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제주에서의 삶은 작가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지금 작가를 변화시키고 있는 건 누군가의 강요도 잔소리도 아닌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들이다. 텃밭을 가꾸고 정원을 다듬고 숲을 거닐며,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작가는 삶의 소소한 단면들을 놓치지 않고 특유의 시선으로 마법 같은 순간을 포착해내 글로 풀어냈다.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따라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찬찬히 마음을 비우고 그 자리를 다시 단단한 생각들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삶에서 멀어질수록 나이가 들수록 하나씩 가지치기가 된다.
내 인생을 덮고 있던 수많은 가짜들,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쳐낼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것도 익숙해진다.
결국 삶이 고요해지면 나를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니까.”
보통의 순간,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삶의 균형을 찾는 법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가까운 이들과 때론 낯선 이들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간다. 그러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누군가 툭 내뱉은 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때가 있다. 이런 말들은 온기를 품고 있어서 인생을 좀 더 긍정적으로, 내 속도대로 살아볼 용기와 힘을 준다.
작가는 자신만의 속도로,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삶을 실천 중이지만 자꾸만 흐트러지는 마음의 답을 이런 순간들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골목을 오가는 이들을 위해 돌담 옆에 꽃을 심어 아름다운 풍경을 나누는 이웃의 작은 배려에서, 책방 손님들의 오가는 대화 속에서, 때론 누군가의 민낯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깨달은 생각들, 사소한 일상에서 울림이 있는 문장들을 마주할 때마다 꾸준히 기록해두었다.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쌓아온 고정관념이나 아집을 내려놓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나는 당연하다 믿는 것이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좀 더 해보고 싫은 것, 해야만 할 것 같았던 것들은 억지로 더하려 하지 않고 덜 하지도 않는 것, 여느 때처럼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좋은 에너지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또 나누며 사는 것. 작가는 삶의 중심을 찾고 균형을 잃지 않으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마주한 이야기들로 찬찬히 풀어낸다.
“내가 당연하다 믿었던 것들, 그래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이 늘어날수록 타인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더 깊어진다.”
대단한 인물들의 거창한 말이나 조언이 아니라 곁에 있는 누군가, 우연히 만난 이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더 큰 힘이 된다. 보통 사람들과 보통의 시간에 일상을 나누다 발견한 문장들에는 그들의 시간과 경험이 오롯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이애경 작가가 때론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풀어낸 이야기들을 통해 또 한 번 따스한 위로와 삶에 온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