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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아, 나의 친구가 되어다오

새들아, 나의 친구가 되어다오

  • 문명래
  • |
  • 기록연
  • |
  • 2021-06-25 출간
  • |
  • 192페이지
  • |
  • 150 X 195 mm
  • |
  • ISBN 9791190658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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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한국전쟁이 없었더라면

내 나이 19세이던 1952년 8월, 나는 공주 시골 길거리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의해 잡혀갔다. 파출소에 가니 나처럼 잡혀 온 듯한 사람 수십여 명이 있었다. 잠시 후 트럭이 오고 거기에 강제로 태워져 도착한 곳은 군산에 있는 큰 학교 건물이었다. 나처럼 잡혀 온 사람 중에는 나이 많은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어린 사람도 있었다. 숫자는 몇천 명인지 몰라도 많은 사람이 있었다.
하루가 지난 후 줄을 세워놓고 군번을 주고 나서 바닷가에 있는 큰 군함에 몰아넣고 어디론가 떠났다. 도착한 곳은 제주도 군사훈련소였다. 그때까지 어머니 품을 떠나본 적이 없었던 나는 어머니가 어떠신지 궁금하였다. 당시 계절은 무더운 여름이었다. 그 시절만 해도 돈 없고 배경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소총 방아쇠만 당길 줄 알면 무조건 전방으로 끌려가는 신세였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한국전쟁 통에 그렇게 군대로 끌려간 나는 강원도 양구에 있는 7사단 3연대에 배속되었다. 몇 중대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최전방, 적과의 거리는 산골짜기 개울 하나 사이였다. 좁은 개울을 둔 사이니까 서로 맞보는 거리였다. 저녁이면 서로 욕설을 주고받기도 했다. 서로 땅속에 숨어있었는데, 숨 쉬는 공기 마실 틈만 있으면 되니까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초병이 졸기라도 하면 큰일이 날 수 있었다. 조는 사이 적이 기습하면 소대원, 중대원 모두가 몰살당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음이 몰아치면 그 추운 칼바람도 소용없었다.
밤이면 삽질하는 소리, 곡괭이로 땅을 파는 소리가 들렸다. 실탄 총알이 날아가는 소리, 포탄 날아가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 귀가 멍-해졌다. 1953년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포탄 세례는 더욱 심해졌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목숨이 아니었다. 폭우처럼 날아드는 포탄 세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렇게 적과 교전이 무던히도 심했던 날, 나는 비탈진 언덕에서 그만 적이 쏘는 총에 맞고 말았다. 비탈진 험한 산속에서 구르고 굴러 가시덤불 속에 묻혀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소대 본부에서 위생병이 나를 치료하고 있었다. 그때 어렴풋이 누가 말을 걸어왔다.
“야, 너는 살았다.”
한 맺힌 한 마디였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로 나가지 않아도 되는 내가 부러워서 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총에 맞아 한쪽 다리를 잃었는데도 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이들이 겪었던 두려움과 수난이었다.

▶ 편집자의 말

문명래 저자의 삽화집은 1933년생 대한민국 국민의 초상(肖像)으로 그 세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그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문명래 저자는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났고, 남보다 많이 배우지 못했으며, 한국전쟁 중에 길거리에서 잡혀 강제 징집으로 군에 입대하였다. 급기야는 인민군의 총탄을 맞고 한쪽 다리를 잃고 말았다.
첫아들을 낳았을 때가 희망을 가져본 유일한 때였던 문명래 저자에게 이 글과 그림은 외부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살아 있음을 말하고, 말을 건네고, 시대를 알리는 통로이다. 그리고 숨쉬는 통로이기도 하다.
우리는 노인들이 하는 이야기는 으레 같은 소리로만 알고 그들의 이야기는 애초부터 듣기를 거부한다. 노인은 당연히 외롭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작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는다. 노인들은 그래서 또 차단당하고 유배되어 살아간다. 누구나 똑같은 삶 같은 것도 없으며, 무시당해도 좋은 인생 또한 없다.
누군가는 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자기혐오라 할 수 있을 만큼의 존재조차 없는 자존감이 어느 정도라도 회복될 수 있다. 문명래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그저 그의 말이고, 우리는 듣는 역할만 한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틀린 맞춤법으로 쓴 그의 글과 그림은 그의 고단한 삶을 이야기로 털어내는 행위이며, 그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이에 공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삽화집은 대한민국의 한 시대를 증언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때로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고, 또 어느 대목에서는 맥락도 없지만, 맥락 없는 그 대목만으로도 그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읽힌다. 이 세련되지 못한, 거친 기록이 한 시대의 한 구석을 보여주는 그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목차


머리말
1부_ 오래된 기억

나, 문명래
일본놈들 때문에
아버지가 없다
일본이라 하면 치가 떨린다
일본놈들에게 잡혀간 두 형님
운동회와 행복한 냄새
자연의 법칙
걸인이지 뭘
하리모토 선생님
선생님의 얼굴
풀 메고 등교하기
1945년 8월 15일
대한독립만세!
친구들은 학생복 입고 나는 농사짓고
엄마와 다슬기
어린시절에는 그랬었지

2부_ 6월에 꺾인 꽃

군에 가서
6월에 꺾인 꽃
통곡의 바다
좌절의 늪에 빠지고
첫날밤 소동
참혹한 전쟁의 기억
나에 결혼
육군병원에서 퇴원하고
직업훈련소 입소
상업은행 취직
내게 분 찬바람
취직되어 서울 가던 날
인생은 설탕물 같은 것
냉대와 비정함 속에서
그런 시절

3부_ 눈물 짜지 말아요

어머님을 떠나보내던 날
아내의 가출
이름도 성도 몰라요
눈물 짜지 말아요
아내가 떠나고
매정한 아내
혼자가 되어
큰아들의 투병
아들도 바람처럼 떠났다
장남을 보내고 생각해보니
사랑하는 장남에게
심장수술
인생이 악몽같더라
어떤 낙상

4부_ 그래도 살아간다

그래도 산다
시골에서 살기
나 혼자 살았다
나를 반기는
손자에게 금일봉을 받다니
안부 전화
혼자 사는 집
다른 나라 사는 딸이 왔다고 한다
미남이시네요
별이 빛나는 밤에
아흔 살 마음
석양을 바라보며
선하게 살자
벚꽃 구경
등산을 하고
노래를 불러본다

5부_ 새들아, 친구가 되어다오

득남이라는 희망
아내의 손길
해 뜰 날 돌아온다
새들아, 친구가 되어다오
편지
어린이가 된다
당신을 그리며
그분이 나를 구원했다
표창장이 만들어준 인연
바보라고 놀려도 좋아
까치의 정
기러기들아!
용사들에게
최 선생과 나 선생
나 선생이 좋다
TV를 보면서
행복하신 분이세요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로 어수선하다
잠자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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