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본다면 어떨까요?
박찬두가 된 웅달샘, 웅달샘이 된 박찬두
어린이와 어른의 구도를 깨뜨리는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요즘 우리 어린이들의 삶은 어떨까요? 어린이들의 삶이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있나요? 어린이가 되어 직접 체험해 본다면 어떨까요? 번개초등학교 4학년 3반을 가르치는 웅달샘은 엄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어요. 그런데 가르치는 일도 재미없고 아이들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 웅달샘이 보기에 날마다 지각하는 박찬두는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가방 메고 오면 되는데, 그걸 못하는 게으른 아이예요. 찬두는 정말 게을러서 맨날 늦는 걸까요? 웅달샘이 직접 박찬두가 되어 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박찬두 체험》은 《주병국 주방장》 《비교 마왕》 《엉터리 처방전》 등 아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각을 담은 동화로 사랑받는 정연철 작가의 신작입니다. 작가는 오랫동안 교사 생활을 해 온 만큼 아이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아이들의 욕망과 바람을 찰떡같이 끄집어내 이야기로 풀어놓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철부지 웅달샘과 애어른 박찬두의 영혼 변경 소동을 통해 어른 못지않게 하루하루를 잘 살기 위해 애쓰는 어린이들을 격려하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웅달샘과 박찬두는 하필 비 오는 날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벼락을 맞고 영혼이 바뀝니다. 박찬두 몸에 들어간 웅달샘은 어른이고 선생님인 자신이 박찬두로 살아가는 게 뭐 그리 어렵겠냐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겨우 열한 살인 박찬두는 해야 할 집안일이 엄청 많아요. 박찬두로 살아가는 웅달샘은 하루가 너무 길고 피곤해요. 웅달샘은 박찬두 엄마 아빠에게 외칩니다. “어른도 하기 힘든 일을 애가 어떻게 다 해! 지금부터 파업할 거야.”라고! 어려운 가정 형편에 일찍 철이 든 박찬두라면 절대 못 했을 말이지요.
그럼 박찬두는 웅달샘 역할을 잘하고 있냐고요? 반 아이들에게는 함께 놀아 주는 다정다감한 선생님으로, 웅달샘 엄마 아빠에게는 드디어 자기 일을 알아서 하는 뒤늦게 철든 아들로 완벽하게 변신합니다. 웅달샘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찬두를 보면 속이 뜨끔해지기도 합니다. 사실 웅달샘은 자기 기분이 가장 중요해 좋은 아들도 좋은 선생님도 아니었거든요.
이 책은 어른이 어린이가 되고, 학생이 선생님이 되면서, 어린이와 어른의 구도를 깨뜨리는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또한 어린이의 삶이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을 뜨끔하게 만들 뿐 아니라 어린이가 어른보다 더 지혜롭게 더 유능할 수 있음을 들려줍니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을 때 다른 때보다 더 통쾌하게 깔깔깔 웃는다면 어른들은 너그럽게 들어 주세요!
태어나서 이렇게 신나는 선물은 처음이에요!
애어른 박찬두에게 찾아온 쉼과 휴식
올해 열한 살이 된 찬두는 툭하면 학교에 지각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를 다친 아빠와 동생 찬미를 위해 밥상을 차리고, 찬미를 준비시켜 유치원에 보낸 뒤 학교에 가야 합니다. 또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아빠 심부름을 하고 찬미를 유치원에서 데려와야 합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가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지만, 엄마 아빠가 힘들어할 걸 빤히 알기에 자신의 욕망과 바람은 꾹꾹 눌러 놓기만 합니다. 그런 찬두에게 정말 속상한 일이 생깁니다. 아무도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한 거예요. 웬만한 일에는 끄덕도 하지 않는 밝고 씩씩한 찬두도 오늘만큼은 우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하늘이 준 생일 선물일까요? 담임인 웅달샘과 영혼이 바뀐 거예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웅달샘의 넓은 집에서 사는 것도 좋고 선생님이 되어 보는 것도 재밌어요. 물론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너무 어렵고 학부모들에게 항의를 받을까 두렵지만, 정말 오랜만에 집안일 하느라 동동거리지 않고 여유로운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게다가 이 엄청난 비밀을 공유한 웅달샘과 마치 친구처럼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바빠서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는 박찬두에게도 진짜 친구가 생긴 거지요. 마치 몸속 배터리를 충전한 것처럼 기운이 마구마구 솟아납니다.
지금까지 박찬두는 엄마 아빠가 힘들어할까 봐, 선생님이 자신을 불쌍하게 볼까 봐,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바빴어요. 다행히 웅달샘이 되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솔직해지는 시간을 얻습니다. 그게 찬두에게는 놀라운 쉼이 됩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도 박찬두처럼 자신을 들여다보는 쉼의 시간이 필요한가요? 실제 삶에서 영혼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책 속 즐거운 상상과 체험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