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고향 소개하는 글 한번 써보지 않으려나?
어느 날, 잘 알고 지내던 편집자에게 원고 의뢰를 받은 다자이 오사무는 그 제안을 덥석 받아들입니다. 1944년 5월 12일 17시 30분 우에노발 아오모리행 열차를 타고 <쓰가루> 취재 여행을 떠나는 다자이. 헌데, 취재비 명목으로 교통비에 숙박비, 식비까지 두둑이 받았건만, 쓰라는 기행문은 안 쓰고, 어릴 적 친구들과 술 먹고 놀다 온 이야기만 잔뜩 써 왔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 책은 기행문이 아니라 소설 같습니다. 그리고, 뻔뻔하게도 서문에 이렇게 적어 놓았습니다. “크고 작은 마을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그 지방 전문 연구가에게 물어보시라. 마음과 마음의 맞닿음을 연구하는 학문, 사랑. 나는 이번 여행에서, 주로 그 한 분야만을 추구했으니.” 출간된 지 8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이 변하고 길도 변하고, 다른 기행문들은 전부 잊혀졌지만, 사랑 한 분야만을 추구한 다자이 오사무의 <쓰가루>만은, 여전히 그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편집자의 당부
중간쯤 쓰가루의 역사에 대한 부분(남의 나라 역사라 지루함)만 잘 넘어간다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