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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굿보이

굿바이굿보이

  • 하마노 교코
  • |
  • 르네상스
  • |
  • 2014-06-19 출간
  • |
  • 160페이지
  • |
  • ISBN 9788990828699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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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하마노 교코 장편소설『굿 바이 굿 보이』. 가즈키는 학교에나 집에나 큰 걱정을 끼쳐 본 적 없는 이른바 ‘범생’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가즈키의 몸과 마음이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입시 학원의 여름 합숙을 앞두고 까닭 모를 복통으로 앓아누운 것이다. 가즈키의 복통은 분노와 압박감,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마음이 일으킨 반란에 다름 아니다. 내가 지금 몹시 위태로우니 이제 그만 알아차려 달라는….
츠보타 조지 상 수상 작가 하마노 교코가
길 잃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등불 같은 이야기!

안녕, 말 잘 듣는 로봇으로 살던 지난 날
안녕, 여름 숲에서 만난 천국보다 아름다운 나의 교실

가즈키는 학교에나 집에나 큰 걱정을 끼쳐 본 적 없는 이른바 ‘범생’이다. 어머니는 상냥하고, 아버지는 이해심 넘치며, 집안 형편도 꽤 넉넉한 편이다. 공부도 썩 잘하는 편이라 사립 중학교 진학을 목표로 ‘열공’ 중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가즈키의 몸과 마음이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입시 학원의 여름 합숙을 앞두고 까닭 모를 복통으로 앓아누운 것이다. 그 뒤로도 학원만 가려고 하면 복통이 일어나 입시 준비는 일시 정지 상태다.
부모님은 ‘9월부터 바짝 하면 된다’며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사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걸 가즈키도 잘 안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 ‘지금은 공부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부모님의 한마디에 그 좋아하던 피아노도 냉큼 그만두겠다고 할 정도로 ‘착한 아이’였던 까닭이다.
하지만 착한 아이라고 제 마음을 외면한 채 부모에게 끌려 다니는 삶이 마냥 괜찮을 리 없다. 가즈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인 분노와 압박감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터져 나온 지 오래다. 그것도 유치원 때부터 자신을 따르던 친구 도시나리를 괴롭히고 따돌리는 음험하기 짝이 없는 방식으로 말이다.
가즈키의 복통은 분노와 압박감,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마음이 일으킨 반란에 다름 아니다. 내가 지금 몹시 위태로우니 이제 그만 알아차려 달라는…….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살피느라 정작 제 마음은 살필 겨를이 없었던 가즈키가 제 마음이 보내는 구조 신호를 알아차릴 리 없다. 그저 무얼 해도 재미가 없고, 학교에 가는 게 고통스럽고, 피아노 소리만 들으면 울컥 화가 치밀 뿐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학교
어느 날, 그런 가즈키 앞에 에이타가 나타난다. 에이타는 몸이 오동통하고 움직임이 굼뜬 것이 어쩐지 도시나리를 떠올리게 한다. 가즈키는 도시나리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도시나리와 달리 밝고 천진한 태도 때문인지 금세 에이타와 가까워진다. 그리고 에이타의 손에 이끌려 숲 속의 폐가를 찾게 된다.
가즈키 혼자서라면 절대로 발을 들이지 않았을 낡고 지저분한 폐가는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의 피난처였다. 미대생인 언니에게 열등감을 느껴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고 방황하는 유카, 보육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뛰쳐나와 혼자서 살아가는 후미오, 발달이 늦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에이타……. 세 아이가 ‘노사(老師)’라 부르며 따르는 남자도 가즈키 눈에는 그저 수상쩍은 노숙자일 뿐이다.
하지만 이들과 어울리는 사이에 버석버석 말라 가던 가즈키의 마음에도 어느덧 물기가 돌기 시작한다. 나아가 학교나 학원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하나둘 배워 나간다.
노사는 세 아이 모두에게 더할 수 없이 좋은 선생님이다. 노사의 눈에 걸리면 유통 기한이 지난 주먹밥도 훌륭한 교재가 된다. 노사의 설명을 들으면 아무리 어려운 수학 문제도 거짓말처럼 술술 풀린다. 노사는 아이들이 무심히 보아 넘기던 많은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고 의문을 품게 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 도와준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칭찬한다. 가즈키는 노사와 함께하면서 처음으로 공부가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다.
에이타의 밝고 천진한 웃음은 가즈키의 마음에 드리운 그늘까지 말끔히 걷어 낸다. 후미오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굼뜬 에이타를 친동생처럼 보살핀다. 그 모습은 가즈키에게 도시나리를 괴롭히고 따돌리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유카는 서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기에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다. 가즈키의 변화는 유카에게, 유카의 변화는 가즈키에게 건강한 자극이 된다.

비록 해피 엔딩은 아닐지라도
하지만 이 낯설고도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가즈키가 폐가에서 노사들과 어울려 왔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알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노사는 남의 밭에서 서리를 했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 체포되고, 가을이면 폐가마저 헐리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 온다.
노사나 아이들이 그 일을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가즈키가 처음에는 발을 들이기조차 꺼려했지만 나중에는 부모를 속이고서라도 가고 싶어 했던 숲 속의 교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 여름의 수업이 가즈키에게 남긴 것들은 아무도 앗아갈 수 없다.
가즈키는 그동안 제 마음이 왜 그렇게 비명을 질러 댔는지 이제는 똑똑히 알고 있다. 제 마음이 하는 말을 듣지 않은 탓, 제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은 탓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 여름이 가고 나면 가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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