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둘 곳 없는 마음, 그 마음 깊은 곳에 수놓인 불꽃! -『다이너마이트』
‘도훈’이는 코로나19 때문에 못 하는 것이 너무 많다.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만날 수도 없고, 농사 지은 것을 오일장에 내다 팔 수도 없고, 아빠는 매일 야근이다. 친구 ‘하루’를 만나 BTS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다시 학교에 가면 좀 나아질까? 글쎄, 엄마가 외국인이고, 여자 같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도훈이에게 학교는 별로 기대되는 곳이 아니다. 김중미 작가의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가 바꾼 어린이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코로나19가 사라진다고 해도, 편견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훈이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마스크를 쓰고 1미터쯤 떨어져 앉아야 하는데도 가정 방문을 온 담임선생님은 그 의문에 해답이 되어 준다.
담임선생님은 도훈이의 일상과 고민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어른이며 학교에 희망을 품게 하는 존재다. 그 희망의 연결고리는 이 책의 제목이자 도훈이가 좋아하는 BTS의 노래인 ‘다이너마이트’다. 남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었지만, 도훈이는 ‘다이너마이트’ 가사처럼 ‘언젠가 주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추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불꽃’이 되기를 꿈꾼다. 모든 어린이가 저마다 고유한 빛깔을 환히 드러내며 어우러지는 순간은 불꽃놀이처럼 찬란하고 아름답지 않을까?
『다이너마이트』 속 어린이들은 성별이나 겉모습, 환경 같은 고정관념이나 현실적 제약에지지 않고, 희망을 찾기 위해 애쓴다. ‘만약 다시 학교에 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현실을 견딜 힘을 얻고(「구멍」, 이금이), 학교 갈 때 늘 지나던 징검다리의 모양에서조차 내일에 대한 기대감을 찾는다.(「상병차포마」, 김선정) 그치지 않는 비로 삶터를 떠나는 가족을 그린 김민령 작가의 「고양이가 한 마리도 오지 않던 날」과 가정의 어린이 학대를 정면으로 다룬 김태호 작가의 「멍한 하늘」은 타인의 위험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삶의 결정적 순간에 우리가 늘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아이가 터무니없는 소문과 싸워 가는 모습을 바라만 보았던 「나의 탄두리 치킨」(박효미)의 소년은 자신의 이기심과 비겁함을 깨달았기에 어제와 다른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변화에 휩쓸리고, 현실에 부딪히고,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어린이에게는 더 나은 나를, 새로운 세계를 만들 힘이 있다. 그렇게 믿는 순간이야말로, 놓쳐서는 안 될 삶의 변곡점일 것이다.
[작품별 상세 소개]
「고양이가 한 마리도 오지 않던 날」
61일째 그치지 않는 비를 피해 엄마는 남쪽 이모네 집으로 향하자고 한다. 꼭 필요한 짐만 싸라고 했는데 동생은 빗속에서 구해 온 새끼 고양이를 꼭 데려가야 한다고 우긴다. 과연 엄마 몰래 고양이를 숨겨 남쪽까지 갈 수 있을까?
「구멍」
드디어 진짜 우리 집이 생겼다! 여기서 ‘진짜 우리 집’의 의미는 전세가 아닌 자가라는 의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집 수납장 한복판에 몰랐던 구멍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 구멍이 ‘마법의 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는데……. 이 구멍은 어떤 세계로 향하는 문일까?
「나의 탄두리 치킨」
오늘부터 1일. 당차고 씩씩한 영주에게 반한 동완은 마음을 고백하고, 설레는 둘만의 미래를 그려 나간다. 하지만 영주가 학폭위에 연루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동완은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황 속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상병차포마」
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투덜거릴 때마다 이모가 들려준 신기한 이야기. 이모가 어린 시절, 학교 가던 길에서 만난 신기하고도 이상한 할아버지는 누구였을까? 상병차포마는 무슨 의미일까? 오늘 학교 가는 길, 내 주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다이너마이트」
도훈은 6학년 담임선생님이 김현아 선생님이라 너무 좋지만, 거리두기로 인해 학교에 가질 못하니 선생님을 만날 수도 없다. 아쉽기도 하지만, 자신을 왕따시키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만나지 않아도 되니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다.
「멍한 하늘」
계속 비어 있던 인호네 윗집에 엄마와 아이, 두 사람이 이사를 왔다. 아이의 이름은 하늘. 인호와 하늘이는 곧 친해지고, 마치 형제처럼 함께 노는 사이가 된다. 그런데 인호와 달리 하늘이는 어쩐지 학교도 가지 않고 몸에는 늘 멍투성이다.
「5학년 1반 연애편지 사건」
주영을 짝사랑하던 형준은 주영에게 편지로 마음을 고백하고, 드디어 주영에게 답장을 받았다! 집에서 혼자 보려고 가방 속에 고이 넣어 둔 편지. 그런데 집에 와서 아무리 찾아도 주영이 준 편지를 찾을 수 없다! 편지를 누가 훔쳐 간 걸까? 편지 도둑은 누구지? 형준의 머릿속에 몇몇 후보들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