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을 디자인하다
서비스디자인이 이끄는 행정의 미래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진 만큼 정부와 공공 부문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문제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통했던 접근법이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되면서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을 활용한 새로운 해결책이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정책 집단인 대한민국의 국민디자인단을 중심으로 서비스디자인이 공공 부문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다루었다. 노인정에서 주무시는 할머니들의 사연, 임산부석에 앉지 못하는 초기 임산부 이야기, 시골 지역에 노인 교통사고율이 높은 이유 등은 기존의 행정에서는 해결은커녕 문제가 존재하는지 인지하기조차 어려웠던 것들이다. 이러한 난제들이 서비스디자이너와 국민디자인단의 손을 거치며 해결되어 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때로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저자는 2016~2018년 행정안전부에서 국민디자인단 사업을 운영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책을 집필했다. 책에서 사용자(고객)의 입장을 강조한 만큼 원고 집필도 철저히 독자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이루어졌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 싱킹, 넛지,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간결하고 명확한 설명과 풍부한 사례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디자인에 뿌리를 둔 서비스디자인과 경제학에서 발원한 넛지가 사실상 같은 개념이라는 저자의 도발적인 주장도 눈길을 끈다.
노인정에서 주무시는 시골 어르신들
사례 1. 시골에서 노인정은 어르신들이 모여 소일하는 휴게실 이상의 역할이 있다. 노인분들이 밥도 같이 지어 먹고 밤에는 잠도 함께 자는 공동생활 공간이라는 이야기다. 왜 잠까지 모여 자냐고? 밤에 혼자 자다가 아무 도움도 못 받고 죽는 고독사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사례 2. 치매 요양원에는 종종 환자 탈출 사건이 일어난다. 어제 일도 기억 못 하는 분들이지만 예전에 살던 곳만은 기억에 남아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치매 환자가 사라지면 요양원에서는 난리가 나고 전 직원이 동원되어 주변을 헤매고는 한다.
사례 3. 언제부터인가 지하철에 노약자석과 함께 임산부석이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임신과는 거리가 멀 듯한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이 항상 앉아 있고 임산부들은 서서 가는 상황이 많다. 겉으로 티가 안 나는 초기 임산부일수록 자주 곤란을 겪는데 사람들이 자리를 잘 양보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사라는 두려움으로 노인정에서 먹고 자는 시골 어르신들을 위해 노인정 건물을 최신식으로 고쳐드리면 좋아하실까? 치매 환자들이 밖에 나가는 일이 없도록 요양원에서 경비원을 더 많이 고용하게끔 나라가 지원해 주면 어떨까? 임산부들이 자리에 못 앉는다고 하니 대중교통 임산부석 앞에 경고문을 더 많이 크게 붙이자!
지금까지의 공공 행정, 공공서비스는 솔직히 이러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가 별 효과가 없으리란 걸 우리는 경험으로 이미 안다. 세상이 복잡해진 만큼 사회문제도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은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냥 디자인이 아니라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하다. 예쁘고 보기에 좋은 제품을 만들던 게 과거의 디자인이라면, 오늘날 디자인은 우리 주변 생활의 난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립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책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 싱킹, 넛지, 그리고 서비스디자인
이 책의 저자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 싱킹, 넛지, 서비스디자인이라는 개념들을 넓은 시각을 갖고 통섭적으로 접근한다. 먼저 공급자가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 이른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며 머릿속 이미지를 구현하는 건 예전 디자인 생산방식이다. 오늘날 디자이너들은 사무실 밖으로 나가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되는 현장에서 사용자가 무슨 문제를 겪는지 몸소 체험한다. 노인정에서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요양원 관계자들과 인터뷰도 해보고, 지하철도 직접 타본다는 말이다. 그래야 진정 고객의 입장이 반영된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저자는 현대 경제학의 최신 흐름인 행동경제학을 논의에 도입한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행동을 경제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인데, 일반인들에게는 넛지(nudge)라는 개념으로 친숙하다. 사람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행동할 때 강제적인 수단 대신 ‘옆구리를 툭 치는 것’으로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게 넛지라는 개념이다. 지하철에서 초기 임산부가 서 있는데 다들 자는 척한다면 어찌 해야 할까? 임산부가 직접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세요”라고 말을 꺼내자니 너무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그것은 넛지가 아니다. 기존의 자리 양보 문구를 넘어서는, 자리에 앉은 쪽과 서 있는 쪽 모두를 헤아리는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해지는 순간이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한마디로 기존의 발상으로는, 그리고 기존의 공공서비스를 만드는 접근법으로는 오늘날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진 사회적 난제를 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서비스디자인이(그리고 넛지가) 오늘날 정부와 공공 부문이 맞닥뜨린 숱한 난제를 해결할 최적의 도구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자는 최신 경제학에서 발원한 넛지와 최신 디자인 흐름에 뿌리를 둔 서비스디자인이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라고 해석한다. 지금까지 완전히 별개의 분야로 여겨졌던 최신 경제학과 최신 디자인 트렌드가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는 주장은 실로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다. 저자의 주장은 그가 현실에서 서비스디자인을 실천한 사례가 근거로 제시되면서 설득력을 더한다. 바로 세계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집단인 대한민국의 국민디자인단이다.
세계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집단, 대한민국 국민디자인단
잠깐 저자 소개를 하자면 저자는 중앙 부처 소속의 과장급 공무원이다. 2016~2018년 행정안전부 국민참여정책과장으로 근무하며 ‘국민디자인단’이라는 서비스디자인 사업을 운영한 바 있으며, 당시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물론 이 책이 아니라도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을 다룬 도서는 시중에 이미 여러 종 나와 있다. 하지만 대부분 딱딱한 이론서 위주로 ‘사용자 입장에서 쓴’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는 사용자 경험의 정의 그대로 진정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책의 제목인 ‘할머니, 왜 집 놔두고 노인정에서 주무세요?’는 2018년 농축산식품부 국민디자인단이 수행한 실제 서비스디자인 사례에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섬세한 현장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농촌 지역에서 노인정을 이용하는 할머니들의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을 알아냈다. 그리고 자기 집이 아닌 노인정에서 주무시는 할머니들이 겪는 문제는 낡은 노인정 시설 같은 게 아니라 여럿이서 잠을 청하다 보니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할머니들을 괴롭히는 사용자 문제를 파악한 국민디자인단은 ‘탁구장에서 쓰는 간이 칸막이’를 구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환자 탈출에 시달리는 치매 요양원과 주인이 못 앉는 지하철 임산부석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먼저 치매 요양원은 요양원 건물 앞에 ‘버스가 오지 않는 (가짜) 정류장’을 만들었다. 요양원에서 사라진 환자들이 집에 가는 교통편을 찾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되고는 한다는 요양원 직원들과의 현장 인터뷰를 토대로 한 해결책이다. 지하철 임산부석의 경우 자리에 앉은 이들이 임산부(특히 초기 임산부)가 가까이에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임산부가 다가오면 자리에서 ‘불빛과 소리가 나는 장치(핑크 라이트)’를 설치했다. 이 핑크 라이트는 자리에 앉아 있는(그래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넛지다. 치매 요양원의 버스 정거장 사례는 독일에서 가져온 것이고, 지하철 임산부석의 핑크 라이트는 부산시청(부산 지하철)의 사례임을 밝혀둔다.
이 책에는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공무원, 디자이너, 일반인들이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게끔 ‘사용자 입장에서’ 노력한 고민이 곳곳에 녹아 있다.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 사례 외에도 가수 조영남의 화투 그림 대작 사건, 뒤집어 세우게 디자인된 하인즈 케첩병, 짐 찾는 곳을 승객들이 내리는 곳에서 일부러 멀리 옮긴 미국 휴스턴 공항, 스타벅스와 블루보틀의 서비스 비교, 독일과 한국의 교차로 비교, 인천시 미추홀구 국민디자인단의 햇빛발전소, 부여군 국민디자인단의 기다림 벨 등 흥미로운 사례가 가득하다. 저자는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 넛지)이 왜 행정의 미래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접기
노인정에서 주무시는 시골 어르신들
사례 1. 시골에서 노인정은 어르신들이 모여 소일하는 휴게실 이상의 역할이 있다. 노인분들이 밥도 같이 지어 먹고 밤에는 잠도 함께 자는 공동생활 공간이라는 이야기다. 왜 잠까지 모여 자냐고? 밤에 혼자 자다가 아무 도움도 못 받고 죽는 고독사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사례 2. 치매 요양원에는 종종 환자 탈출 사건이 일어난다. 어제 일도 기억 못 하는 분들이지만 예전에 살던 곳만은 기억에 남아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치매 환자가 사라지면 요양원에서는 난리가 나고 전 직원이 동원되어 주변을 헤매고는 한다.
사례 3. 언제부터인가 지하철에 노약자석과 함께 임산부석이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임신과는 거리가 멀 듯한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이 항상 앉아 있고 임산부들은 서서 가는 상황이 많다. 겉으로 티가 안 나는 초기 임산부일수록 자주 곤란을 겪는데 사람들이 자리를 잘 양보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사라는 두려움으로 노인정에서 먹고 자는 시골 어르신들을 위해 노인정 건물을 최신식으로 고쳐드리면 좋아하실까? 치매 환자들이 밖에 나가는 일이 없도록 요양원에서 경비원을 더 많이 고용하게끔 나라가 지원해 주면 어떨까? 임산부들이 자리에 못 앉는다고 하니 대중교통 임산부석 앞에 경고문을 더 많이 크게 붙이자!
지금까지의 공공 행정, 공공서비스는 솔직히 이러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가 별 효과가 없으리란 걸 우리는 경험으로 이미 안다. 세상이 복잡해진 만큼 사회문제도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은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냥 디자인이 아니라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하다. 예쁘고 보기에 좋은 제품을 만들던 게 과거의 디자인이라면, 오늘날 디자인은 우리 주변 생활의 난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립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책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 싱킹, 넛지, 그리고 서비스디자인
이 책의 저자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 싱킹, 넛지, 서비스디자인이라는 개념들을 넓은 시각을 갖고 통섭적으로 접근한다. 먼저 공급자가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 이른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짜며 머릿속 이미지를 구현하는 건 예전 디자인 생산방식이다. 오늘날 디자이너들은 사무실 밖으로 나가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되는 현장에서 사용자가 무슨 문제를 겪는지 몸소 체험한다. 노인정에서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요양원 관계자들과 인터뷰도 해보고, 지하철도 직접 타본다는 말이다. 그래야 진정 고객의 입장이 반영된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저자는 현대 경제학의 최신 흐름인 행동경제학을 논의에 도입한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행동을 경제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인데, 일반인들에게는 넛지(nudge)라는 개념으로 친숙하다. 사람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행동할 때 강제적인 수단 대신 ‘옆구리를 툭 치는 것’으로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게 넛지라는 개념이다. 지하철에서 초기 임산부가 서 있는데 다들 자는 척한다면 어찌 해야 할까? 임산부가 직접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세요”라고 말을 꺼내자니 너무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그것은 넛지가 아니다. 기존의 자리 양보 문구를 넘어서는, 자리에 앉은 쪽과 서 있는 쪽 모두를 헤아리는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해지는 순간이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한마디로 기존의 발상으로는, 그리고 기존의 공공서비스를 만드는 접근법으로는 오늘날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진 사회적 난제를 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서비스디자인이(그리고 넛지가) 오늘날 정부와 공공 부문이 맞닥뜨린 숱한 난제를 해결할 최적의 도구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자는 최신 경제학에서 발원한 넛지와 최신 디자인 흐름에 뿌리를 둔 서비스디자인이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라고 해석한다. 지금까지 완전히 별개의 분야로 여겨졌던 최신 경제학과 최신 디자인 트렌드가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는 주장은 실로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다. 저자의 주장은 그가 현실에서 서비스디자인을 실천한 사례가 근거로 제시되면서 설득력을 더한다. 바로 세계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집단인 대한민국의 국민디자인단이다.
세계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집단, 대한민국 국민디자인단
잠깐 저자 소개를 하자면 저자는 중앙 부처 소속의 과장급 공무원이다. 2016~2018년 행정안전부 국민참여정책과장으로 근무하며 ‘국민디자인단’이라는 서비스디자인 사업을 운영한 바 있으며, 당시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물론 이 책이 아니라도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을 다룬 도서는 시중에 이미 여러 종 나와 있다. 하지만 대부분 딱딱한 이론서 위주로 ‘사용자 입장에서 쓴’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는 사용자 경험의 정의 그대로 진정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책의 제목인 ‘할머니, 왜 집 놔두고 노인정에서 주무세요?’는 2018년 농축산식품부 국민디자인단이 수행한 실제 서비스디자인 사례에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섬세한 현장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농촌 지역에서 노인정을 이용하는 할머니들의 고독사에 대한 두려움을 알아냈다. 그리고 자기 집이 아닌 노인정에서 주무시는 할머니들이 겪는 문제는 낡은 노인정 시설 같은 게 아니라 여럿이서 잠을 청하다 보니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할머니들을 괴롭히는 사용자 문제를 파악한 국민디자인단은 ‘탁구장에서 쓰는 간이 칸막이’를 구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환자 탈출에 시달리는 치매 요양원과 주인이 못 앉는 지하철 임산부석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먼저 치매 요양원은 요양원 건물 앞에 ‘버스가 오지 않는 (가짜) 정류장’을 만들었다. 요양원에서 사라진 환자들이 집에 가는 교통편을 찾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발견되고는 한다는 요양원 직원들과의 현장 인터뷰를 토대로 한 해결책이다. 지하철 임산부석의 경우 자리에 앉은 이들이 임산부(특히 초기 임산부)가 가까이에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임산부가 다가오면 자리에서 ‘불빛과 소리가 나는 장치(핑크 라이트)’를 설치했다. 이 핑크 라이트는 자리에 앉아 있는(그래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넛지다. 치매 요양원의 버스 정거장 사례는 독일에서 가져온 것이고, 지하철 임산부석의 핑크 라이트는 부산시청(부산 지하철)의 사례임을 밝혀둔다.
이 책에는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공무원, 디자이너, 일반인들이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게끔 ‘사용자 입장에서’ 노력한 고민이 곳곳에 녹아 있다. 앞에서 제시한 세 가지 사례 외에도 가수 조영남의 화투 그림 대작 사건, 뒤집어 세우게 디자인된 하인즈 케첩병, 짐 찾는 곳을 승객들이 내리는 곳에서 일부러 멀리 옮긴 미국 휴스턴 공항, 스타벅스와 블루보틀의 서비스 비교, 독일과 한국의 교차로 비교, 인천시 미추홀구 국민디자인단의 햇빛발전소, 부여군 국민디자인단의 기다림 벨 등 흥미로운 사례가 가득하다. 저자는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디자인(= 넛지)이 왜 행정의 미래인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