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성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삶의 자세를 엿본다.
세상에는 완전히 검은 것도, 완전히 하얀 것도 없다.
인간은 언제나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하고 있다. 그것을 양면성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성과 감성의 대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생각하고, 올바른 대척점을 찾기 위해 철학을 공부한다. 비단 인간의 성질만이 두 가지가 아니다. 음과 양, 흑과 백, 물과 불 등 우주 만물의 모든 현상이 둘로 나누어져 있다. 그 두 가지가 갖고 있는 균형이 세상을 실체하게 하기 때문이다.
양면성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인간이 풀어내야 하는 가장 큰 숙제이다. 인간과 자연이 가진 양면성을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배꽃, 왁스꽃, 치자꽃, 사랑초, 라일락 등 텃밭 속에 피어난 흰 색깔과 그 상대적인 색깔인 검은색은 우리들에게 무엇인가. 어떤 이는 꽃이 만개한 텃밭을 정리하며 마음의 여유를 느낀다. 또, 어떤 이는 평생 동안 밭에서 일만 하다 과로하여 쓰러지기도 한다.
우리 모두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과 혼란스러운 상황을 견뎌왔을 것이다. 그때마다 남이 정해 놓거나 스스로 정한 기준에 얽매어 더욱 고통을 받았고, 지쳤다.
달려온 당신의 지난날을 응원한다. 남이 결정한 패배와 실패의 기준은 나의 기준과 다를 수 있다. 지친 당신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적었다. 읽는 동안 다양한 가능성을 들여다볼 수 있고, 나아가 당신만의 기준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가진 양면성의 기준이 상대방과 일치할 수는 없다. 상대의 기준 또한 존중하고 배려하며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리 힘들거나 불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몇 가지 주제를 나누어 적은 문장들이 당신의 시각을 넓힐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머리말 중에서
인간은 언제나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즐긴다. ‘인간과 외부 세계의 양면성’에 초점을 맞춰 써 내려간 원고의 대부분이 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진실과 거짓, 선함과 악함, 미와 추함을 판단하고 규정지으려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러한 판단에 대한 관점을 넓혀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다. 꽃이 아름답다고 보편적으로 해석되는 것과 곰팡이는 더럽다는 보편적인 인식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것을 탐구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마음이었다. 때로는 밝은 지상에 곰팡이가 피기도 하고 지하에 꽃이 개화하기도 한다. 그 찰나의 순간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자는 단명하더라도 장수한 사람일 것이다.
인식은 이해에서 온다. 이해란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한다.’라는 뜻 외에도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럽게 받아들인다.’라는 뜻도 갖고 있다.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다양성에 대한 포괄적인 관점을 의미한다. 좁은 시각을 가진 자는 타인과 자신을 이해할 수 없으며, 실체를 왜곡시키지 않는다면 살아갈 수 없다.
- 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