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퇴임 후, 김신 대법관이 자신이 관여했던 전원합의체 판결들을
청년 변호사들과 되짚어보며 그 논점과 의미를 풀어낸,
한국사회에서 유례가 없는 책!
당신이 대법관이고, 지금 전원합의체 논의 중이다
자, 이 사건에서 당신에게
법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대법관 퇴임 후, 판결들을 되짚어보며 논점과 의미를 풀어낸 유례없는 책
일반인에게 법원 판결문은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쎄” 그 자체다. 법이 있어야(?) 사는 법조인에게도, 대법원은 먼 곳이고, 대법관은 쉽게 볼 수 없는 사람이며, 대법원 판결은 넘사벽이다.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소수의견), 보충의견, 별개의견이 장문으로 이어지면, 마지막까지 읽어내기도 숨이 찬다.
청년 변호사들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 읽기에 과감히 도전하였다. 대법원에서 직접 판결을 했던 김신 전 대법관이 청년 변호사들에게 대답하였다. 10개월 동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함께 읽고 묻고 답하였다. 판결의 배경과 문장의 의미, 논쟁의 전개 과정을 이해하면서 판결의 진정한 의미를 찾았다. 그리하여 한국사회에서 유례가 없는 책이 탄생하였다.
김신 대법관, 11개 판결에서 반대의견(소수의견) 7개, 반대의견의 보충의견 3개, 다수의견의 별개의견 3개, 다수의견의 보충의견 1개
아니, 1주일이 5일인지 7일인지를 놓고 대법관들이 싸운다고요? 명의신탁 탓에 취득세를 세 번 내는 것이 맞다고요? 건물 일부를 빌려서 영업하던 중에 불이 났는데, 내가 빌리지 않은 부분도 책임지라고요? 법원에 가면 변호사 보수를 깎아준다고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전원이 모여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갑론을박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대법관 김신은 이 책에 실린 11개 판결에서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소수의견) 7개, 다수의견에 대한 별개의견 3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1개,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3개를 냈다. 책에는 각 사건마다 대법관 김신의 반대의견, 별개의견, 보충의견을 실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 그리고 당신의 몫.
김신은 “법률문언에 충실한 재판을 하려고 노력하였다”고 말한다. 그는 “198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음에도 소아마비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법관 임용에서 탈락”하였다가, 동기들보다 다섯 달 늦게 임용되었다. 그때부터 29년 6개월 동안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만 법관생활을 한 이른바 ‘향판(鄕判)’이다. 대법관으로 6년 동안 일하고 부산으로 낙향하였다.
우리는 묻고, 우리 자신이 대법관이 되어, 답을 찾고 답해야 한다
다시, 이 책에 실린 사건과 판결문, 그 근거 법령들은 ‘대한민국 법원 종합법률정보’(https:// glaw.scourt.go.kr/)에 모두 공개되어 있다. 누구나 열어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지금(2021년 4월 25일 ‘법의날’ 기준), 모든 분쟁이 법원으로 가고, 법원은 판결을 내린다(내려야만 한다). 그 판결에 세상의 절반은 환호하고 절반은 저주를 퍼붓는다. 법은 무엇이고,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모든 판결이 내 편을 들어주어야 한다면, 그건 법도 정의도 아니지 않은가.
법도 정의도, 우리의 일상 안에 있고, 우리의 법현실 안에 있어야 한다. 우리도 청년 변호사들처럼 묻고, 대법관 김신처럼 답해야 한다.
이 책은 살아 있는 법과 정의를 찾고 만들어 가는 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