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공중 부양이긴 한데 겨우 5센티미터만 뜨고,
몸이 투명해지기는 하는데 달랑 한쪽 팔만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긴 한데 딱 7초 동안만이라면?
생기다 만 초능력을 합해 사건을 해결해 가는
소능력자들의 흥미진진한 모험, 그 네 번째 이야기!
• 태풍을 피하기 위해 들른 산속 쉼터, 그 안에서 만난 이들의 정체는?
제1회 소능력자 캠프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지니는 자신을 데리러 온 낯선 등산복 아저씨의 낡은 승합차를 보고 실망한다. 차 안에는 먼저 탄 캣보이와 고양이 마오가 있다. 태풍이 갑작스레 진로를 변경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비는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퍼붓고, 결국 차가 멈춰 선다. 그곳은 관광지로 유명한 대지산!
지니 일행이 비를 피하기 위해 간 쉼터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와 이용객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다. 숙제를 하기 위해 남자의 볼펜을 빌린 지니……. 볼펜을 잡는 순간 눈앞에 강렬한 빛이 번쩍인다. 지니에게는 사물에 손을 대서 과거에 대한 정보를 얻는 초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니 일행이 쉼터에 오기 전 상황으로 들어간 지니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깊은 어둠 속에서 붉은 눈동자가 지니를 노려보고 있다!
• 사물에 얽힌 과거를 읽을 수 있다면?
지니의 능력은……, 그렇다, 사이코메트리. 하지만 괜히 소능력자가 아니다. 볼 수 있는 과거가 과거의 딱 한순간만이고, 오로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건에만 능력을 쓸 수 있다. 그것도 누군가가 5분 넘게 손을 대고 있던 물건에만. 번듯한 초능력이 아닌 것도 속상한데 심각한 부작용까지 뒤따른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장갑을 끼고 다닌다.
몸은 까맣고 발은 하얀 고양이랑만 대화할 수 있는 소능력자, 캣보이는 이번에도 딱 이렇게 생긴 마오와 단짝을 이뤄 활약한다. 그리고 산속에서 쫓기던 중 말로만 듣던 ‘위기의 순간 능력이 반짝 커지는’ 경험을 한다.
아이들을 캠핑장에 데려다주는 임무를 맡은 낯선 등산복 아저씨, 즉 초능력보존협회 요원은 뭔가 많이 모자라 보인다.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는 데다 바람이라도 불면 허수아비처럼 흔들리는 몸, 급속도로 배터리가 닳아 버리는 핸드폰, 여기저기 긁힌 흔적이 가득한 낡은 승합차까지. 하지만 아이들이 위험에 맞닥뜨리자 놀라운 능력을 선보이는데…….
• 끔찍한 괴물의 탄생 뒤엔 누군가…… 있다!
지니는 위기의 순간마다 소능력을 발휘하여 단서를 찾아낸다. 또다시 능력을 발휘하여 들여다 본 과거는 어느 연구실……. 그곳에 괴물이 있다. 괴물의 성장 기록을 적은 도표에는 출생일이 적혀 있다. 연구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리모컨을 누르자 괴물은 촘촘한 이빨로 쇠막대를 단숨에 부숴 버린다. 도대체 이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등산로 초입의 쉼터에서 시작된 대결은 산을 오르내리며 출렁다리까지 계속된다. 지니 일행은 어두컴컴한 산속에서 무섭게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괴물에 맞선다. 숨 가쁘게 벌어지는 사건의 팽팽한 긴장감은 과감한 구도의 그림으로 극대화된다.
• 챔피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다. 그건 바로 나일 수 있다.
지니의 엄마는 딸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침묵의 벌을 내리고, 캠프에 가는 딸에게 문제집을 챙겨 주는 사람이다. 공부도 체력이 있어야 잘한다며 1학년 때부터 복싱도 배우게 했다. 그러나 지니가 위급할 때 정작 도움이 된 건 공부를 뒷받침하기 위해 배운 복싱이다. 훈련을 시작할 때마다 큰 소리로 읽었던 선수 헌장은 지니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일상을 헤쳐 나갈 지혜를 주었고, 즐겁게 배운 복싱은 몸에 단단히 남았다.
지니는 이야기가 끝날 즈음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지만, 보잘것없을지라도 작은 초능력을 가졌으면 그 능력으로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용기 내어 괴물 앞으로 한 걸음 나선다. 선수 헌장에 따르면, “챔피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다. 그건 바로 나일 수 있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