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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세계

쇼핑의 세계

  • 임세영
  • |
  • 샘터(샘터사)
  • |
  • 2021-03-29 출간
  • |
  • 300페이지
  • |
  • 140 X 195 mm
  • |
  • ISBN 9788946421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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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누구나 공감할 말한,
물건에 얽힌 보통의 감정들쇼호스트 임세영 하면 비싸고 좋은 물건에 둘러싸여 부족함 없이 쇼핑했을 것 같은 화려한 소비 이력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임세영이 생각하는 쇼핑의 진정한 즐거움은 값비싼 물건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우리 마음의 상처, 인생의 예기치 않은 균열을 메우는 것은 오히려 사소한 물건이다. 30대에 척수염을 앓았던 어머니가 자신의 가는 다리를 감추기 위해 입었던 롱스커트, 자신의 오랜 콤플렉스였던 못난 발가락을 당당히 내놓게 했던 구두 같은 물건은 어떤 의사의 처방보다도 튼튼한 반창고가 되었다. 임세영은 “나의 자존감을 올려주는 물건이란 세상이 정해놓은 ‘명품 딱지’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엄마가 물려주신 진주목걸이,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일했던 시절을 함께한 찢어진 가죽바지 등은 다른 사람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해도 그녀의 삶에 분명한 궤적을 만들어온 물건들이다.
“분명 처음에는 내가 선택한 물건들이었지만, 그 물건과 보내온 시간만큼 이제는 거기에 길든 채 살아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물건이지만, 나에게만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 오로지 나에게 맞춰진 듯한 특별한 이 물건들은 내 삶에 천천히 스며들어 어느새 자리 잡았다.”(140쪽) 한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한 작은 거울은 생방송 직전 얼굴을 최종 점검해주고, 한 여행지에서 구입한 가죽 동전 지갑은 이어피스 줄을 든든히 보관해준다. 몇 해 전 올리브영에서 구매한 머리끈 외에는 숱 많고 두꺼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감당할 수 없다.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사소한 물건들에 우리는 일상의 얼마나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지. 임세영의 말처럼 “《어린 왕자》 속의 장미처럼 손에 익어간다는 것은 이토록 무서운 일”이다.

스타일을 완성하는 쇼핑,
그 멋진 세계의 숨겨진 "안감"
“만약 누군가 나에게 평생 입을 옷을 딱 한 벌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결국 블랙 바지를 택할 것이다.” 임세영은 괜찮은 블랙 슈트를 옷장 안에 장만해두는 것은 “마치 쌀과 김치를 냉장고에 두둑이 넣어두는 것만큼이나 든든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임세영의 옷장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화이트 셔츠. 남성용 셔츠는 소매가 길고 어깨가 넉넉해 평범한 옷차림도 한껏 세련된 인상으로 바꿔주니, 꼭 한번 시도해볼 것. 대신 값비싼 화이트 셔츠를 오래 입는 것보다 중저가 브랜드의 화이트 셔츠를 매해 한두 장씩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푸른 데님 원단의 경쾌함 때문인지, 영원한 젊음을 상징하는 청바지 역시 평생 놓칠 수 없는 아이템. 아침에 일어나 머리가 맑지 못해 무엇을 입어야 할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청바지를 입고 거기에 무엇을 걸칠지 결정하는 수순으로 외출 준비를 마치는 것도 방법이다.
임세영은 20년 넘게 홈쇼핑 업계에 몸담으며 카메라 뒤편의 목소리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왔다. 상품 디자이너의 땀과 정성을 더욱더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났다. 방송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새벽잠을 쫓아가며 소비자가 남기는 상품평을 숙제하듯 받아든다. ‘비쩍 마른 쇼호스트 극혐이네요’라는 비난 어린 댓글부터 ‘좋은 물건 감사해요’라는 다정한 피드백까지, 수많은 상품평의 행간에 숨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고자 노력한다. 이 책에는 소비자의 필요와 생산자의 마음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쇼호스트의 위치가 생생하고 흥미롭게 드러난다. 패션 쇼호스트로서 55사이즈를 유지하는 고충, 고가의 물건일수록 등급의 단계가 다양한 이유, 등급과 소비 심리와의 상관관계 등을 들여다보는가 하면 VIP 등급과 그 서비스에 숨은 진실을 살짝 들춰 보이기도 한다. 홈쇼핑과 마켓에 관한 세계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임세영을 따라 매혹될 준비를 해봐도 좋겠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보의 파도를 수없이 넘나들다 보면 나조차도 거친 물살에 휩쓸려 유혹당하고 말 때가 수도 없이 온다. 쇼핑의 기술 등급으로 치자면 가장 꼭대기에 가 있어야 할 나야말로 그 기술을 얻기 위해 유혹과 욕망이 오가는 최전방을 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218쪽)


목차


프롤로그 ㆍ 9

part 1
취향을 산다

물건은 추억을 남긴다
낡은 물건 이야기 ㆍ 16
마음이 해야 할 일
소장가치는 누가 매기나 ㆍ 28
네가 좋아하는 건 이미 내가 알고 있다니까
나의 퍼스널 쇼퍼, AI ㆍ 36
블랙으로 할게요
무난하기도 쉽지가 않아 ㆍ 45
왜 오래된 것이 매력적일까
빈티지가 좋아 ㆍ 54
마스크를 쓰고 찾은 욕망
코로나 시대의 쇼핑 ㆍ 64
그녀가 있어 아름다웠던 시절
나의 뮤즈들 ㆍ 72
아무리 미니멀리즘이 대세라지만
맥시멀리스트를 위하여 ㆍ 84
수천 번 흔들리고 나서야 비로소
실패의 교훈 ㆍ 94
어떻게 취향이 변하니
취향의 문제 ㆍ 103

part 2
내가 사랑하는 물건

더 늦기 전에
로망의 실현 ㆍ 114
상처를 달래주는 물건
엄마의 롱 스커트 ㆍ 122
내 곁에 있어줘
나에게 길들여진 것들 ㆍ 131
추억 소환하기
사람의 향기 ㆍ 141
나에게 버킨백이란
사치하는 여자, 명품백 ㆍ 151
왈가닥의 성장기
블랙 슈트 ㆍ 161
바람 불어 좋은 날
스카프가 필요해 ㆍ 170
영원히 포기할 수 없는 그 이름
청바지 ㆍ 179
진짜 클래식을 원해?
마침내 트렌치코트 ㆍ 189
가져도 가져도 더 갖고 싶은
대체 불가, 화이트 셔츠 ㆍ 198


part 3
살고 사랑하고 쇼핑하고

악어가죽 백은 왜 비쌀까
가격의 진실 ㆍ 208
용도는 내가 정할게
너의 정체 ㆍ 219
그대의 등급
VIP가 되려면 ㆍ 227
쇼호스트 임세영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 ㆍ 236
잘 팔리는 물건의 비밀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 ㆍ 246
좋은 쇼호스트가 될 수 있을까?
물건의 목소리 ㆍ 255
마음을 내어주는 일
선물하기 ㆍ 264
노력이 필요한 옷들
샐러드를 주문하는 이유 ㆍ 273
별 다섯 개의 희열
상품평에게 부탁해 ㆍ 281
생명 연장의 꿈
물건의 수명 ㆍ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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