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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

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

  • 코이코이족,산족,W.H.블리크(채록)
  • |
  • 갈라파고스
  • |
  • 2021-03-02 출간
  • |
  • 128페이지
  • |
  • 127 X 201 X 12 mm / 202g
  • |
  • ISBN 9791187038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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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리는 별이야 하늘을 걸어야만 해”
‘하늘’과 ‘땅’, ‘우리’를 이어온, 겪은 적 없이 떠오르는 기억

가장 오래된 현생 인류, 여전히 수렵ㆍ채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노예로, 괴물로, 야만인으로 끝없이 타자화되었던 이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남겨온 이야기

“부시먼”.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서구/식민지개척자/문명이 붙인 이름(부시먼)으로, 그들이 부여한 역할[노예, 괴물, 동물, 야만인, 열등함과 과장된 섹슈얼리티를 드러내는 몸(사르키 바트만), 순진무구한 바보(영화 〈부시먼〉)]로 그들은 우리에게 꽤 친숙한 타자였다. 그러나 그 친숙함에 비해 부시먼이 스스로를 부르는 이름(▲샴)으로 발화의 주체가 되어 말하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언어화되는 기회는 드물었다.
산족(부시먼) 언어 연구자였던 W. H. 블리크가 자신의 집에서 일하던 산족 하인들로부터 채록한 이 연도미상의 이야기들은 ‘부시먼’의 땅이 식민지가 되고 그들 일부가 백인 이주민의 노예로 살아가던 착취적 시기에 발화되었다는 문화적ㆍ역사적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코이산족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록이다. 『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는 W. H. 블리크의 채록으로 제작된 책 가운데 가장 시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긴 『부시먼 민담집』을 원작으로 두고 있는 책으로, 아프리카 문학ㆍ문화 연구자이자 사르키 바트만(백인에 의해 인간전시에 동원되었던 코이코이족 여성)의 삶을 다룬 연극 〈사라 바트만과 해부학의 탄생〉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석호 선생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학 시절 이 책을 발견하고 일부를 골라 옮기며 탄생했다. 최초의 현생 인류이자 여전히 수렵ㆍ채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노예로 또는 야만인으로 늘 타자화되었던 이들에게서 그들이 믿는 것, 잃은 것, 지키는 것,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주술, 교감, 공생, 연결, 사람 같은 말들이 그 힘을 잃어가는 요즘”, “폭력도 차별도 없는 완전한 사랑의 시간”(안희연 시인)으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문명의 진보’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을 의심하게 된 시기,
세상의 처음을 만들고 바라보는 이들과
시간의 반복 속에서 ‘우리’를 연결하는 이야기가 안내하는 새롭고 오랜 안부

이 책에 실린 시들이 채록된 때는 남아프리카 케이프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시기다. 코이코이족과 산족 원주민들은 식민지가 된 고향 케이프를 떠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일부는 여전히 수렵ㆍ채집 생활을, 일부는 백인 이주민들의 노예로 살았다(더러는 인신매매 등의 형태로 타국에서 노예의 삶을 살기도 했다).
이 책에는 갑작스레 일상과 땅을 빼앗긴 이들이 착취 속에서 잃은 것을 큰 소리로 기억하고 부르는 세계가 있다. 그리고 그 한 편에는 별들의 소리가 들리고 소녀가 은하수를 만들고 죽은 자의 발자국엔 어김없이 비가 내리는 세계가 흘러간다.
이 시집은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에는 코이산족의 신앙과 세계관에 닿아볼 수 있는 시들이 다수 담겨 있다. 최초의 현생 인류인 그들이 세상을 만들고 바라봐온 감각과 만나고, 자연 세계와 그들이 맺는 관계에 간접 참여하며 오랜 신앙의 대상인 별과 달을 향한 코이산족의 노래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팬데믹과 함께 ‘문명의 진보’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을 의심하게 된 시기, 세상의 처음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들과 익숙한 듯 새롭게 공명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오두막에서 잠을 잘 때마다
난 늘 그 곁에 앉아 있곤 했지
밖은 추웠어
난 할아버지에게 묻곤 했지
내가 들은 소리의 정체에 대해
꼭 누군가 말하는 소리처럼 들렸거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별들이 수군대는 소리라고
별들이 ‘차우!’라고 수군대는구나
‘차우! 차우!’라고 말이야
-「말하는 별들」에서

그는 우리 식구였어
우린 그를 ▲쿤이라 불렀네
그는 비를 부르는 사람이었지
그리고 종종 비를 내리게 했지
그는 비의 머리카락을 만들어
부드럽게 흘러내리게도 했지
비에게 두 다리를 만들어주고는
든든한 기둥처럼 흐르게도 했지
또 가끔은 구름을 불러 세워놓고
한바탕 연설을 늘어놓기도 했어
그는 정말 비를 부르는 무당이었어
-「비를 부르는 무당」에서

2장 ‘죽은 자의 발자국 속으로는 비가 내린다’에서는 코이코이족과 산족의 생활상과 죽음관을 주요 소재로 하는 시들을 볼 수 있다.

내리는 비는 그렇게
죽은 자의 발자국을 지우고
흐르는 빗방울은 그렇게
그가 알고 그를 알린 모든 것들을
산산이 부수어버려
죽은 자의 발자국 속으로는
비가 내리지
-「죽은 자의 발자국 속에 고인 빗물」에서

식민 경험과 인종차별, 심지어는 아프리카 내에서도 인종 서열 최하위로 핍박을 받은 이들의 역사에는 최초의 현생 인류이자 늘 지구의 이방인이었던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나 1, 2장에 실린 시들은 자연 세계 안에서 이들이 얼마나 깊은 내부자인지를 느끼게 한다. ‘어른이 아이에게 별의 소리를 듣는 법을 알려주던 기억’, ‘해와 별이 뜨고 지는 풍경’의 반복으로 태초와 지금을 단숨에 연결하는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몸의 감각에 조금 가까워진다. 겪은 적 없지만 떠오르게 될 기억들이 이 장들에 있다.
3장 ‘우리는 별이야 하늘을 걸어야만 해’에는 백인 이주민의 노예이자 식민지인으로서 말하는 이야기들이 주로 담겼다. 당시의 착취적 상황과 식민지기 이후 인종주의를 흡수한 아프리카 내부 종족주의에 의해 ‘애매한 (황갈색의 “오염된”) 피부색’이라는 이유로 핍박받게 되는 부시먼의 역사를 생각하며 읽게 되는 장이다.

양치기 루이터는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그가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백인들이 믿지 않는다고
그가 죽기 직전까지 매를 맞았다는 것을
백인들이 믿지 않는다고
루이터는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결국 죽게 될 운명임을
그는 속삭이듯
반복적으로 말했습니다

나는 양 떼들을 돌보았어요
나 루이터는, 양 떼들을 돌보았어요
-「루이터 이야기」에서

각 장을 하나의 단위로 살펴보는 방법 외에도 자유롭게 펼쳐 읽거나 ‘새벽-아침-정오-저녁-밤-새벽’으로 이어지는 전체 시 배열의 시간적 흐름을 느껴가며 읽는 것이 이 책을 보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폭력도 차별도 없는 완전한 사랑의 시간”으로 미끄러지는 길
“입에서 입으로,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왔고 흘러갈 이 이야기들이 당신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킬 거예요.”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을 읽는 동안 정신이 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마치 다른 차원으로 건너가는 미끄럼틀을 탄 것 같았어요. 지금 여기가 아닌 저 너머, 아주 먼 과거로 순식간에 빨려 들었지요. … 지금 이곳의 현실이 각박하면 각박할수록, 내 안에 영혼 같은 건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상해갈수록 그 시간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주술, 교감, 공생, 연결, 사람 같은 말들이 그 힘을 잃어가는 요즘, 동아줄을 붙잡듯 이 시들을 붙잡습니다. … 입에서 입으로, 할아버지에게서 아이에게로,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왔고 흘러갈 이 이야기들이 당신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킬 거예요.

내 신발은 이제 곧
달로 변할 거야
달처럼 빛나
숲속 어둠을 뚫고
길을 밝힐 거야
땅도 밝힐 거야
그러면 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거야
-「달의 기원」에서

그렇게 걸어간 길의 끝엔 밥 짓는 냄새,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 폭력도 차별도 없는 완전한 사랑의 시간이 자리하고 있으리라는 믿음으로요.” -안희연(시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개인의 불멸은 믿지 않지만 우주적 차원의 불멸은 믿는다고 이야기하며 우리의 육체적 죽음 너머로 우리의 기억과 태도가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세상을 만들고 듣고 바라봐온 이야기,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끝없이 “데리러 가고” “데리러 오는” 풍경, 길 잃은 모두가 결국엔 “집으로 돌아가는” 기억들…. 『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는 첫 어른이 다음 아이에게, 두 번째 어른이 또 그 다음 아이에게 별의 소리를 듣는 법과 사냥하는 법을 알려주는 소리들, 무수히 뜨고 지는 태양과 별과 달로부터 우리의 지금까지를 설명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겪은 적 없는 무언가를 기억하게 한다.

우리가 기다리는 저 별,
저 별은 가장 마지막 순간에 나타날 거예요
역시 저 산 너머로
그리고 누구 못지않은 속도로
하늘을 빠르게 기어올라
저 망망한 하늘을 가로지르며
뜨기와 뛰기를 반복할 거예요
-「태양과 달 그리고 별들」에서


목차


1. 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
말하는 별들
비를 부르는 무당
새 떼들
달과 깃털
새로 뜬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
은하수를 만든 소녀
안개와 토끼
달의 비명
별들에게 불꽃 뿌리기

2. 죽은 자의 발자국 속으로는 비가 내린다
바람이 부는 이유
죽은 자의 발자국 속에 고인 빗물
네 가지 바람의 노래
영혼의 인간
사자를 쫓는 재채기
고슴도치 잡기
자칼 구름
▲샴의 예감
늙은 엄마
연기를 피우는 피
싸틴

3. 우리는 별이야 하늘을 걸어야만 해
태양과 달 그리고 별들
달의 기원
쏟아지는 구름 소리 때문에
끊어진 활시위의 노래
그렇게 우리가 왔다오
아침에는 난 갈퀴를 들지요
사자 꿈
늙은 ▲카겐
루이터 이야기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새벽심장별

옮긴이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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