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한마디가 다시 ‘삶의 시’로 태어나다
법정 스님의 열반도 10주기가 넘었다. 하지만 그 짧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정’이라는 이름 앞에는 엄숙함이 깃든다.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간 글들은, 말들은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사의 온전한 지혜이자 가르침이기 때문일 것이다.
법정 스님이 남긴 가르침이 그 담백함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무게가 실렸다면 스님이 남긴 한마디 한마디에 ‘시’의 옷을 입힌 김옥림 시인의 글은 삶의 정도正道와 함께 감동으로 다가온다.
스님의 짧은 한마디를 한 편 한 편의 시로 확장한 김옥림 시인의 시는 법정 스님의 사상을 온전히 깨달은 사람이 전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울림이 된다.
차茶에 향기가 있듯
시에도, 삶에도 향기가 있다
시처럼 너를 살아라
“가슴에 녹이 슬면 삶의 리듬을 잃는다. 시를 낭송함으로써 항상 풋풋한 가슴을 지닐 수 있다. 사는 일이 곧 시가 되어야 한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법정 스님은 올바른 삶의 정도正道와 지표를 남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따듯한 가슴, 녹슬지 않은 가슴을 지니기를 권했다.
고단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으랴. 그 고단한 삶의 위로를 때론 한 편의 시에서 찾을 수 있음을 법정 스님은 말한다. 그러한 시詩의 옷을 입고, 생명을 품은 말씀이 김옥림 작가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난다.
법정 스님의 일침이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것이라면, 김옥림 시인의 시는 내 가슴이 녹슬지 않게 하는, ‘나’를 위한 한 줄 한 줄이다.
그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시처럼 살고 꽃처럼 향기를 남기’며 ‘인생의 시’를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