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은 이차대전 이후 거의 70년 동안 총성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오래 동안 무기가 침묵을 지키는 기간은 유럽 역사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이는 평화 통합을 이루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유럽연합은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하고 있고, 그 결과는 노벨 평화상(2012.12.10)으로 이어졌다. 노벨 평화상 배심원들은 유럽연합을 수상자로 채택한 이유를 회원국 간에 갈등이 심화될수록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큰 심혈을 기우린 데 있다고 했다. 유럽연합은 평화 통합의 상징이자 지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지역 공동체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부정적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간과할 수 없다. 그동안 금융 시장 위기, 국가 부채 위기, 경제·고용의 위기 등을 잘 극복했다. 그러나 아직도 부정적인 면과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산재해 있다. 유럽연합의 민주주의 결손이 그 예이다. 이는 평화 통합에 걸림돌이다. 이러한 문제를 서서히 개선해오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통합에 주목하여 공동의 문화 정체성도 형성해오고 있다. 여기서 유럽연합 회원국의 높은 인내와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엿볼 수 있다. 유럽연합은 평화 프로젝트로서 아직 완성된 모델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성공한 지역 통합 모델로 회자되고 있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다들고 평화와 안보가 보장되고 높은 경제 발전을 달성한 유럽연합과 유럽 통합은 한반도 평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함의로 다가온다. 그뿐 아니다. 유럽연합은 동북아시아의 경제 공동체를 구축하는 데도 유의미하다. 통합 과정에서 겪는 적대의식과 갈등, 회원국 간 차별을 극복해 가며, 신뢰를 쌓아가는 경험은 반면교사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이러한 유럽 통합 모델에 대한 연구를 본 저서는 세상에 내놓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