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지나칠 수 없는 삶의 순간들
아프러 가는 길임을 알았기에 두려웠다
“실패한 사랑과, 어머니와, 나의 추한 모습을 담아 썼습니다.”
어떤 아픔은 여운이 길다. 알 수 없는 타이밍에 울컥 떠올라 여름밤 불꽃놀이처럼 마음 이곳저곳 울긋불긋 멍들게 한다. 어쩌다 밖을 나서는 일이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두려웠다. 그 길은 아프러 가는 길이라서, 신발과 옷가지를 제멋대로 버려 두고 침대에 몸을 뉘어 아픔을 꺼내 만지러 가는 길이라서.
_본문 중에서
청춘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래서 콱 죽어 버려도 좋을 만큼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다. 사랑을 떠나보내며 허탈해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의 트랙 위, 못난 내가 남아있었다.
어머니께 딸 같은 아들인 나, 사랑하고 이별하는 나, 크게 웃고 조용히 우는 나. 내 안에 담긴 수많은 나를 글로 옮겼다. 함께 나눴던 순간들, 음악들, 대화들은 이젠 과거형이 됐지만 그때의 나를 돌아보며 나의 존재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