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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

토란

  • 이현수
  • |
  • 문학동네
  • |
  • 2020-12-28 출간
  • |
  • 372페이지
  • |
  • 133 X 200 mm
  • |
  • ISBN 978895467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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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난 여기서 악착같이 살아갈 거야.”
누군가를 이렇게 다짐하게 만들었던,
그러나 여전히 그대로인 시대상을 관통하는 소설들

표제작 「토란」은 사이가 틀어진 시부모를 합가시켜 부양의 책임을 덜려는 ‘나’와 가족구성원들의 기민한 움직임을 읽는 재미가 뛰어난 소설이다. 멋쟁이인데다 자상하지만 평생 제대로 일한 적 없이 밖으로만 돌아다녔던 시부와, 혼자 가사를 꾸려가다 고생만 한 끝에 남편을 없는 존재 취급하는 시모. 그 사이에서 시부모의 화해를 도모하고자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며느리 ‘나’. ‘나’가 이 가정 안에서 겪는 갈등과 번민은 가부장제의 맹점과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자고로 며느리는 “고들빼기맹이로 쓴맛이 혀끝에 살큼 감기드끼 남어 있겠끄름 다뤄”(22쪽)야 한다고 말하는 시모는 그럼에도 호된 시집살이의 기억을 되새기며 시누이에게도 똑같이 식사 준비를 시킨다. 마음이 상한 시누이는 ‘나’에게 자잘한 싸움을 걸고 ‘나’는 반격한다. 그런데 왜 싸우는 이들은 항상 여성들인 걸까. 대체 무엇이 이들에게 싸움을 붙이는 걸까.
「마른 날들 사이에」는 ‘성녀/창녀 이분법’이 허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단편이다. “애비가 누군지도 모르는”(59쪽) 자신을 낳은 엄마를 ‘에미’로 여기며 신산한 삶을 살아온 한 여자가 설악산으로 들어와 작은 산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산장에 묵으러 온 한 가족이 여자의 눈에 밟힌다. 정확히는, 날뛰는 두 아들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으며 게으른 남편에게 구박받는 아이엄마가 안쓰럽다. 여자의 눈에 아이엄마는 ‘엄마’에게 기대되는 면모를 고루 갖춘 표상처럼 보인다. 여자는 산장의 단골손님인 모창 가수의 초대를 받아 찾아간 나이트클럽에서 산장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홀을 장악한 채 춤을 추는 아이엄마를 본다. ‘에미’와 ‘엄마’의 구분이 무용해진 이 장면에서 욕망을 자유롭게 발산하는 아이엄마의 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무참한 폭력에 내몰리는 경험은 여성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사건이다. 「비하리에서, 나는」의 ‘나경’은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주변의 눈을 피해 고향을 떠나 살아야 했다. 보통의 부부생활을 할 수 없었던 나경이 남편과 이혼한 후 되돌아온 고향집에서 또다시 괴한의 습격을 받았을 때, 그녀는 얻어맞으면서도 필사적으로 괴한을 붙잡고 늘어진다. 손가락질 당해야 할 사람은 피해자인 자신이 아니라 가해자이므로, 자신은 원래 삶의 터전에서 살아가고야 말겠다는 나경의 다짐이 “보는 이에 따라서는 사악하다고도”(110쪽) 하리만치 서늘하다.
「이 땅의 낯선 자」의 ‘나’ 역시 극한상황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남편을 위해 장을 보고 귀가하는 택시에 손님으로 위장한 납치범들과 합승하게 된 것이다. 남편과 흥정할 몸값을 셈하는 납치범들의 입에서 기혼 무자녀 여성인 ‘나’의 인생의 가치는 상품가치로 폄훼되고 짓밟힌다. 여성이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남성이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격차가 적나라해서 더욱 뼈저리다.
「불두화」는 퀴어소설이 귀했던 시기에 서로를 사랑할 수 없었던 이들의 아픔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소중한 작품이다. 라디오 방송작가 ‘서경’이 TV 보도국 기자와 특집방송을 제작하게 되면서 두 여성은 아름답고 짧은 연애 시절을 만끽한다. 방송이 마무리된 후 기자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며 서경을 밀어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쉽사리 꺼뜨려지지가 않는다.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생활을 제쳐두고 고향으로 피신한 서경은 뒷집 남자아이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는다. 기자를 향한 서경의 마음처럼, 서경을 향한 뒷집 남자아이의 마음도 해소되지 못하고 들끓은 나머지 남자아이를 위험에 빠뜨리고 만다. 퀴어와 퀴어, 그리고 퀴어를 향한 이성애자의 엇갈린 사랑을 읽은 후 독자 또한 아련해진 마음을 가누기 어려울 것이다.

소설집을 덮고 나면 책 속에 담긴 20년 전의 시대상과 현대는 얼마나 같고 또 다른가를 가늠해보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사무치는 고뇌에 여전히 깊이 공감하게 되는 만큼, 아직도 현실에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 문제들이 굳건히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한 시대감각은 한 권의 책을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읽어내는 시선을 가능하게 한다. 소설집 『토란』은 그 시선을 통해 새롭게 재평가된다.
『토란』은 이현수의 신작 소설집 『우리가 진심으로 엮일 때』와 동시 출간된다. 소설쓰기에 대한 열정과 초심을 잃지 않는 이 믿음직한 작가의 시작과 현재를 나란히 놓고 읽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으리라

초판의 해설이 토속적 서정이나 방언, 전통적 삶의 양식에 대한 주목을 바탕으로 ‘인생-(남성)-보편’이라는 의미를 끌어냈다면, 이젠 ‘엄마-딸’ ‘시어머니-며느리’ ‘레즈비언 커플’과 같은 다양한 여성들 사이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삶의 보편적 의미’로부터 ‘여성들 사이의 차이와 관계성’에 이르기까지는 『토란』이 건너온 시간, 혹은 독자가 세련해온 젠더 감수성과 이에 따른 독법의 변화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간극만큼 『토란』은 ‘다시’ 그리고 ‘처음’으로 읽힌다. _이지은(문학평론가)


목차


토란 … 007
마른 날들 사이에 … 047
비하리에서, 나는 … 081
불두화 … 111
파꽃 … 147
이 땅의 낯선 자 … 181
도마령 … 215
거미집 … 249
미노 … 281
그 재난의 조짐은 손가락에서 시작되었다 … 313

해설│이지은(문학평론가)
그녀의 이름들 … 343

작가의 말 …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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