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서울. 비가 내린 어느 가을날.
한 금발 소녀가 어떤 소년을 만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하룻밤 새 펼쳐지는 특별한 이야기.
“좀 더 실감 나게 묘사해 주고 싶지만 그냥 이 정도 선에서 그칠게. 나는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사람이거든.”
- 본문 중에서
“어떤 이는 날 때부터 재능을 발휘하기도 해. 어떤 이는 태어난 지 수년 뒤에 혹은 수십 년이 흐른 뒤에 발휘하기도 해. 누군가는 생이 다할 때까지 발휘하지 못해. 그러니 누군가는 좌절감을 느낄 만도 해. 분할 만도 해. 세상에는 자신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환경도 존재해.”
“기후 변화가 인명과 재산 피해는 물론 생태계 교란까지 초래하고 있지. 예전엔, 체감하지 못한다는 사람도 적잖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리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더군. 이젠 기후 변화의 증거를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까. 근해에서 잡히던 친근한 어종이 사라져 가. 고산 지대에 자라던 고유한 수종이 말라 죽어 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피부에 와닿잖아. 이상 기후로 빚어진 비극적인 소식을 들을 때마다 새삼 실감하게 돼. 자연의 질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류가 직면한 난제는 비단 기후 위기뿐만이 아닌 것 같아. 자연환경만 병든 게 아니라 인간 사회도 병들었다고 느끼지 않니?”
“평화롭게 그냥 내버려 둘 순 없는 걸까? 살인으로 폭력으로 사기로 애써 괴롭히지 않아도 늙고 병들며 고통받고 있잖아. 자신의 어리석음과 실수만으로도 뼈저린 아픔을 경험하고 있잖아. 폭우다 홍수다 태풍이다 자연 재난에도 속수무책으로 휘둘리고 있잖아. 그것만 해도 벅찬데 왜 남을 해치지 못해 안달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