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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 반의 행복

한 평 반의 행복

  • 유선진
  • |
  • 지성사
  • |
  • 2020-12-18 출간
  • |
  • 208페이지
  • |
  • 142 X 205 mm
  • |
  • ISBN 978897889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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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아내와 남편이 되어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헌사(獻辭)’!

화사한 햇살을 받으며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노부부가 걸어간다. 내딛는 보폭이 그리 크지 않은 두 노인의 걸음이 여유롭고, 비록 대화는 나누지 않아도 가끔씩 살피는 눈빛에 살풋한 정이 스며 있다. 노부부가 겪은 삶의 궤적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저렇듯 서로 의지하면서 여생을 보내는 모습이 왠지 부럽기만 하다.
부부란 무엇일까? 인연을 맺어 부부로 살면서 더 외롭고 괴로운 경험을 하면서 순간 그런 부부관계에서 벗어나고픈 충동도 있겠지만, 인생의 온갖 고비를 넘기고 또 넘기면서 함께 살며 같이 늙어가고, 자식들이 다 떠나가고 없을 때도 같이 산다는 것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축복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의학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부부가 오랜 세월을 함께 살면서 병고(病苦)에 시달리지 않고 생을 마감하면 좋으련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싫어 결국 부부 중 조금 덜 아픈 쪽이 병든 배우자를 수발하게 된다. 이런 처지의 노부부가 어디 한둘일까?

1987년 〈월간문학〉 수필 부문에 당선된 후 담담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힘을 지닌 글로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유선진 작가가 산문집 『한 평 반의 행복 _저문 날의 어느 노부부 이야기』를 펴냈다. 작가가 막 80대로 접어든 2015년, 85세 노령의 남편이 극한 스트레스로 쓰러져 4개월 7개월 동안 병원에서 지낸 이후 집으로 돌아와 남편을 돌보면서 지난날의 회한과 지금에 이르러 감사하기까지, 틈틈이 일상의 일들을 써내려간 글에는 작가의 부끄러운 고백과 반성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남편의 입원 전후와 집에서 돌봄을 받는 환자로 지내기까지 만 5년 동안 노부부가 사는 이야기가 뭐 그리 특별할까 싶지만, 남편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작가의 글을 읽노라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장(家長)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힘겨운 시대를 살아야 했던 ‘아버지’의 존재에 새삼 가슴이 먹먹해진다.
박봉의 월급쟁이로 가족 부양에 휴일도 없이 일을 하면서 그저 아내에게 생활비를 조금 더 줄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든지도 모르게, 그렇게 살아온 50년 동안 놀 줄도 모르고 살가운 것이 무언지도 모르고, 자식들하고 속말 한번 못 해보고 팔십 노인이 된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그리고 이렇게라도 그를 돌볼 수 있다는 감사함이 아마도 노환의 남편을 돌보게 하는 힘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무너져 폐인이 되어 한 마리 짐승처럼 처참해진 남편에게서 처음으로 남편 속에 있는 ‘자라지 않은 아이’를 발견했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자식들 때문에 전전긍긍하느라고 남편을 투명인간으로 만든 ‘자라지 않은 나’를 발견하면서 두 사람 속에서 울고 있는 두 ‘자라지 않은 아이’를 깊이깊이 포옹했노라 고백한다.
“언제 이 남자가 이렇게 편하게 잠든 적이 있었던가? 늘 쫓기듯 살았고, 유난한 열등감, 가장이 되어서는 책임감에 눌려서 언제나 힘에 겹던 날들. 마음 놓고 편히 자보지 못했다.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병자의 몸이 되어서야 비로소 근심 없이 깊게 잠을 자는 노인. 이 가엾은 노인의 편안한 잠을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토닥여준다. 그리고 그가 눈을 떴을 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내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도록 내 안에 가득가득 행복을 채운다”는 작가의 독백이 그래서 읽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애잔하게 한다.

부부가 함께 넘고 넘어온 해로(偕老)의 고갯길에 비로소 서로에 대한 위안과 축복을 느끼는 이 순간, 작가는 비록 노환일지라도 해로의 고갯길을 함께 넘어온 남편에게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작가는 나이 팔십이 넘어서 겪는 이 고난을 축복으로, 환난을 복으로 받아들인다. 남편이 중병을 앓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루한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몰랐을 테고, 보잘것없이 미소한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 몰랐을 것이며,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못되고 고약한 아내인지도 몰랐을 테니까 말이다.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인데 환자 수발이 얼마나 힘드냐는 주위의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인생길을 마감하는 이가 만들어주는 정(靜)의 세계는 고요이고, 거울이다. 이것은 환자와 마찬가지로 인생길 끝자락에 있는 내게 탐진치(貪瞋癡)의 부끄러운 나를 비춰준다. 어쩌면 삶의 폭죽보다 귀한, 생에 대한 관조랄까? 한 발 물러선 이의 평화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들면 나는 우리 부부가 직면한 이 상황이 감사하다.”

산문집 『한 평 반의 행복』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헌사(獻辭)’이다. 아내든, 남편이든 입장의 차이가 있을 뿐, ‘나’가 아닌 ‘우리’로 살면서 엮어내는 삶의 변주곡은 그래서 더욱 치열하다. 그 치열함을 거쳐 인생의 끝자락에 이르면 애틋하고, 비록 병고의 배우자라 할지라도 곁에 있음이 감사하고 축복이라는 것을, 부부가 아니면 그 감사와 축복을 어떻게 알 수 있으랴. 그래서 노환의 남편을 돌보는 일상의 이야기를 때로는 투정 부리듯, 때로는 따뜻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이 참 고맙다.

앞서 걸어가는 그의 등에 사내아이 넷과 그 넷의 무게를 합친 것보다 더 무거운 짐으로 얹혀 있는 내가 보인다. 그 무게가 남편으로 하여금 저 모습의 노인이 되게 했구나, 하염없이 시야가 흐려진다. 한 줄기 통증이 지나간다. 아프다. 많이 아프다. 이게 뭘까, 이 통증의 정체는?
그때 그의 등이 내게 말을 한다.
사랑하니까 아프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그의 등이 말한다」 중에서)


목차


작가의 말

1부/ 그이의 인생 _남편의 마음으로 아내가 쓴 이야기
ㆍ아빠가 뿔났다 ㆍ어떤 월급날

2부/ 네가 있어 행복해
ㆍ그의 묘비명 ㆍ해로(偕老) ㆍ내 남편이 먼저 손을 들었다네 ㆍ삽화 하나 ㆍ미라클! ㆍ아이고, 아닙니다요
ㆍ네가 있어 행복해

3부/ 또 하나의 고개
ㆍ소식을 전합니다 ㆍ함께 있는 것이 둘 다 사는 길 ㆍ삼부합창 ㆍ과거라는 이름의 보물 상자 ㆍ고소한 참깨 냄새 그리고 평강의 연둣빛 ㆍ등이 말한다 ㆍ무전기 교신 ㆍ기사회생의 명약 ㆍ바깥은 겨울 ㆍ나는 아이처럼 끌어안았다 ㆍ또 하나의 고개

4부/ 다정이 병이 되어
ㆍ종점 전 정류장 ㆍ아홉수 ㆍ놋수저 ㆍ천국에서 산다 ㆍ야래향 ㆍ교회 가는 길 ㆍ두 노처(老妻) 이야기 ㆍ멈추며 흐른다
ㆍ모처럼의 나들이 ㆍ뒤늦은 동행 ㆍ한 평 반의 행복 ㆍ다정이 병이 되어 ㆍ구름 위로 나는 새는 비를 맞지 않는다
ㆍ행운목 꽃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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