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은 ‘집착과 포기 사이에서 외줄을 타는 것’과도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반복된 용서가 습관이 되고 분노와 부정, 수용과 포기를 거쳐 달관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부부의 세계에는 포기해야 할 것도 위험한 것도 많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폭이 크지 않은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오늘 하루를 보냈다면, 짝을 바라볼 때 너무 밉지도 너무 좋지도 않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우울한 부부들을 위로한다.
더욱이 명로진 작가 특유의 감성과 위트로 전달하는 글맛은 매력적인 메시지가 되어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부부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끈다. 그뿐 아니라 글의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드러나는 문장들은 밑줄을 그으며 따로 적어두었다 써먹기에 좋은 적절한 어록이 될지도 모르겠다.
본문은 전체 4편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이렇게〉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결혼 후에도 ‘엄마’에게 의존하는 남자, 도무지 같은 생각과 감정으로 함께 하기 어려운 일상의 문제를 가진 부부들. 그들이 흔히 마주하는 어려움과 그것에 대처하는 지혜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음이 답하다〉에서는 주로 심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여자와 아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부장제로 사사건건 멍들어 간 마음, 특히 남편이나 아버지의 폭력으로 무너진 영혼의 상처와 더불어 남편의 외도, 시어머니의 터무니없는 지배논리 등이 아프게 마음을 울리며 ‘부부란 무언가’에 대한 답을 반추하도록 한다.
〈안녕하오, 당신들의 성생활〉에서는 가감 없는 성생활 전반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부의 세계를 안정적으로 결속시키는 성생활을 들여다보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부부관계를 위한 저자의 지혜를 도구 삼아 부부들의 안녕을 점검해보도록 이끈다.
〈생각 너머〉에서는 일상을 넘어서는 여러 문제들을 짚어본다. 소설 속의 사랑, 미디어 속의 사랑, 이웃 부부들의 사랑을 통해서 부부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헤아려 보고, 경제권에 대한 문제, 양육의 어려움 등 속 시원히 따져봐야 할 문제들을 들추어낸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여 결속된 공동체다. 그러므로 영혼 깊은 곳에서 홀로 울고 있는 아이(남편 혹은 아내)를 발견하면 보듬어줌으로써 사랑을 표현하고, 상처 나서 피를 흘릴 때 여며 매주고 흐르는 눈물 닦아주어 위로하면 된다.
그러기에 이제 그 사랑이 어떻게 멀어지게 되었는지, 찬란하지는 않더라도 소박한 연민으로 바라볼 수는 없는지, 그래도 남은 사랑을 확인하며 위안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