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우선 인생의 화두에 문학이 답하는 보편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 공감을 다룬 서문을 두었습니다. 공감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고귀한 능력이며 문학이 존재하는 궁극적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1부는 사랑을 주제로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베르터, 보바리, 개츠비 세 인물을 통해 근대적 사랑의 특징을 살펴보려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세 편 모두 실패한 사랑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2부는 성장을 주제로 “성장은 어떻게 완성되는가?”에 답합니다. 주인공과 주변 환경의 갈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보았으면 합니다. 생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홀로 선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인가 봅니다.
3부는 범죄를 주제로 “범죄는 무엇으로 구원받는가?”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 『죄와 벌』을 비롯해 양심과 수치심의 문제를 다룬 두 편의 소설을 보게 됩니다.
4부는 욕망을 주제로 “욕망은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가?”에 답합니다. 모든 사람이 이성에 따라 행동하면 좋겠지만 실제로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욕망인 것 같습니다. 나나와 도리언 그레이, 프랑켄슈타인의 각기 다른 욕망을 다룹니다.
책을 낼 때마다 이 글을 누가 읽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다른 필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는지 논문을 쓰면 심사자만 읽고 책을 내면 편집자만 읽는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가끔은 독자를 위해 글을 쓰는지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잠시나마 정신의 풍요를 느끼겠지 하는 기대를 버리지는 않겠습니다. 문학과 독서는 좋은 것이니까요.
왜 이따위 글을 쓰고 있느냐는 내면의 질문에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더군요. 같은 말로 위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간단히 말하겠다. 나는 독자에게 내가 훌륭하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책들이 왜 훌륭하고 아름다운지를 설명하고자 했다. 독자에게 그 책들을 읽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