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속에서 사랑을 찾다.
작가는 전작 『있을 법한 연애소설』에서 사람의 관계와 감정에 대해 탐구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가 쓰는 소설은 90년생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연애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공감의 메시지”라고 말한다. 소소하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가장 강력하게 뒤흔드는 연애소설의 매력을 이 책으로 느껴볼 수 있다. 결국 조윤성 작가의 소설 키워드는 “사람”인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애정한다는 것은 특별하고 소중한 일이지만, 현대사회에서 사랑의 대상은 오롯이 ‘그 사람’일까, 그 사람이 소유한 무언가일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머리카락 길이와 사는 곳의 위치가 나의 일부분인 건 맞지만 그 우선순위에 균열이 생길 때 빚어지는 오해와 갈등을 가감없이 마주해보고 싶었습니다. 몇 번의 ‘만약에’를 쓰고 지우면서 사랑이 놓이는 다양한 상황을 담았습니다. 짧은 단편이지만 이야기들이 날개를 달고 감동을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달콤한 사탕보다 더 달달한 연애소설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의 소설들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특별하지 않아서 더 내 사랑이야기 같은 착각이 든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 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작가는 이 소설들을 쓰면서 많은 질문을 하고 많은 추억을 회상한다.
“저는 연애세포를 불러일으키고 싶을 때는 「커피」와 「외모지상주의」가, 지나간 추억에 잠기고 싶은 날이면 「서울역」과 「마지막 인사」가 생각납니다.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도망칠 수도 없는 사회의 면면을 담은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어떤 일기」와 「나쁜남자증후군」, 「한낮의 장미」를 통해서는 이렇게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감을 주장하는 시대에 내가 믿는 상식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이 이야기들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불러올지 궁금합니다.”
오로지 소설을 읽는 독자의 몫은 따로 있다. 각자의 사랑이 모양과 냄새와 색깔이 다르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각각 다른 향기를 간직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 책에 실린 열 세 개의 단편이 모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소설 속 이야기들의 소재가 다양하다.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마음이 쓰이는 말랑한 감정이 싹터서 사랑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에게나 아주 작은 계기로 시작되고 끝이 나고,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르는 사랑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