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등산가가 아니지만 산은 누구보다도 좋아한다. 요즘 산이 좋아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등산기를 블로그로 만들어서 올린다. 많은 블로거들이 멋진 사진을 찍어와서 산악 블로그를 장식하지만 사진찍기에 소질과 관심이 없는 작가는 산에 오르는 환희를 사진 대신 글이나 무엇인가의 수단으로 표현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로 표현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등산 블로그는 잘 만들지 못하더라도 산행 수필이나 산행 일기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그동안 68세로부터 70대 중반 사이 5~6년간을 그에게 주어진 능력의 범위 내에서 서울 근교의 나지막한 산들을 찾으면서 그때그때 수필 형식의 등산 일기를 적어 왔던 것이고, 이 글들을 블로그를 올리는 웹사이트가 아니라 고교 동창회의 인터넷 카페에 몇 년에 걸쳐 연재하였었다. 말하자면 사진 한 장 쓰지 않고 글로만 된 등산 블로그였다고나 할까?
지금 와서 작가의 기력과 의욕은 거의 소진되어서 기껏해야 평탄한 들레길도 7~8km 이상은 걷지 못하게 되었지만 산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10여년 전,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의 보행 능력만 남아 있더라도 매일이라도 산을 찾아가 작가 나름의 청산별곡을 읊조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드디어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