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관련 뉴스가 하루도 빠짐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낯선 용어에도 익숙해졌다. 훗날 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기록할 것이다.
뉴스가 아닌, 일반인들의 삶은 코로나 시대 어떨까. 마스크 없이는 외출을 하지 못하고, 학교를 가지 못하고, 일자리를 잃거나 다른 자리를 찾아나서고, 하루 종일 손님 없는 가게에서 폐업을 염려하고 …….
그러나 우리는 계속 살아간다. 밥을 먹어야 하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해야 한다. 책도 읽어야 하고, 산책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
낯선 비대면 사회에서 어느새 우리는 화상 수업과 업무에 익숙해지고 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코로나 이전과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코로나 이후 우리 삶이 달라진 것은 없을까.
『위드, 코로나』는 그렇게 시작됐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열렬한 연극 팬인 한 청년은 극장 대신 스트리밍으로 연극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좋지만, 극장에서 배우들의 섬세한 몸짓을 그리워했다. 코로나 이후 제대한 청년은 군부대보다 일반 사회가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수부지 등 야외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도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코로나를 핑계로 친정엄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중년의 딸은 코로나라는 합리적인 꼼수를 부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가 하면, 아직도 종이 신문을 보면서 디지털 세상과 친해지지 않던 사람은 줌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비로소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콕’ 생활을 할 때 가장 힘든 사람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하루 종일 부대껴야 하는 젊은 엄마들. 하루 세끼 밥에 지친 한 엄마는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면서 건강한 자연을 만나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번 글쓰기 수업을 들으러 다니기도 하고, 아이들과 옛날 앨범을 보면서 추억놀이를 하기도 한다. 학교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아이가 훌쩍 자란 것을 깨닫기도 한다.
한 대학 교수는 비대면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깨달았으며, 고등학교 교사는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IMF를 겪고 단단해진 것처럼 요동치는 지금을 아이들이 잘 견디고 견고하게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
또 한 책방주인은 어차피 문을 닫아야 한다면 해보고 싶은 일을 다 해보고 문을 닫자 이것저것 일을 벌였는데 그것이 오히려 자신을 긍정의 에너지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시골책방을 하는 책방 주인 역시 시골 마당을 적극 활용, 마당 콘서트와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조용한 책방에서 열심히 책을 읽으면서.
코로나와 함께 보통 사람들인 우리는 이렇게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코로나가 비록 우리에게 많은 제약을 주지만, 오히려 코로나 ‘덕분에’ 코로나 이전에 하지 않았던 것,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시도함으로써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더 들여다봄으로써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에 대한 생각의 깊이도 달라졌다.
코로나 이후 우리들 삶은 지금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후의 삶은 오늘을 통과한 후라는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지내는 지금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