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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 안병은
  • |
  • 한길사
  • |
  • 2020-11-19 출간
  • |
  • 360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8893566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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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는 진료실이나 지역 현장에서 마음을 아파하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 치료가 아닌 벌칙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 단지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지 못하고 사회에서 배제되고 타인의 냉대를 견뎌야 하는 사람. 망상이나 환청을 숨기지 않아도 되며 중증 정신질환자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 자신의 아픔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 나는 그런 세상을 위한 혁명을 꿈꾼다. 이 책은 나의 혁명에 관한 책이다”(41-42쪽).

모든 사람은 스스로를 돌보는 힘이 있다

저자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대부분 정신질환 환자들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다른 질환을 앓을 때와는 다르다. 이런 망설임과 기피는 어디서 오는 걸까.
첫째, 다른 신체질환과 달리 정신질환을 진료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의학에서는 ‘아프다’를 ‘증상’(symptom)과 ‘징후’(sign)라고 부른다. 이때 증상은 “병을 앓을 때 나타나는 여러 상태나 모양으로 환자가 자각하는 병적 상태, 즉 주관적인 인식을 뜻한다”(173쪽). 반면 징후는 외부에서 눈으로 보이거나 진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병적 상태를 뜻한다. 대체로 정신과에서는 증상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증상은 징후보다 불명확하고 불확실하다. 또 환자 개인은 “어느 정도의 증상까지를 정신질환으로 여겨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174쪽). 이런 이유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정신질환이라는 ‘말도 안 되는 질환’임을 인정하기 싫은 마음 때문이다”(174쪽).
“저 안 미쳤는데요.”
정신질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자신이 증상으로 아픈 것보다 ‘미친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을 더 힘들어한다.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아픈데도 차마 아프다고 말하지 못한다. 마음 놓고 아파할 수 없고 병원에 가서 아프다고 토로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치료를 ‘벌칙’ ‘처벌’로 여기기 때문이다. 환자가 처음으로 증상을 인식했을 때, 또는 증상임을 알 수는 없지만 무언가 불편하고 아프다고 생각했을 때 정신과 진료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와 치료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면 좀더 일찍 도움을 받을 것이다”(178쪽).

투병은 병을 고치려고 병과 싸우는 것을 말한다. 싸우기 위해서는 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인식하고 병과 싸울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의지를 갖고 병과 싸울 수 있다. “간혹 의사들은 자신의 치료를 환자에게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는데 의사가 환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고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배제된다면 환자의 투병 의지는 오히려 꺾인다”(179쪽). 결국 가장 무섭고 불안한 것은 환자이고 환자 자신도 정신질환을 간절히 없애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증상과 고통,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환자다”(180쪽). 모든 사람은 스스로를 돌보는 힘이 있다.

미친 게 아니라 아픈 겁니다

“나는 미친 사람이 자진해서 미쳤다고 말하는 나라를 알고 있다”(188쪽).

안병은은 ‘세계의심장’이란 NGO단체에서 수년간 캄보디아로 정신질환 진료를 다닌다. 그는 ‘세계의심장’이 매년 캄보디아에서 여는 의료캠프에 전체적인 운영을 돕기 위해 참석했었는데 우연히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환자를 만난 후 매달 캄보디아에 방문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조현병 유병률은 어느 문화권이나 나라와 상관없이 대개 일정하며 보통 100명 가운데 1명에게서 나타난다. “당연히 캄보디아에도 조현병 환자가 있을 터이니 새삼스럽지는 않았다”(189쪽). 하지만 캄보디아의 정신병 환자는 우리나라 환자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가 한국의 환자와 달랐던 것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증상을 나에게 얘기했다는 점이다. 그는 내과에 가서 배가 아프다고 얘기하는 것처럼, 자신이 환청 때문에 겪는 괴로움과 고통에 대해 얘기했다. 아픔을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실 자연스러운 이 장면, 의사에게 아픈 곳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한국에서는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우리는 보통 의사는 묻고 가족은 옆에서 추궁하며 환자는 부정한다”(189쪽).

캄보디아 환자들은 “미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닌 “아프다”는 말로 시작한다. 비슷한 증상을 겪은 사람이 회복되는 것을 보고 자발적으로 나를 찾아와 진료받기도 했다. 이곳 사람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없는 만큼 낙인이나 편견도 적다. 정신과 의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증상으로 인한 괴로움을 덜어내기 위해 의사에게 도움받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192쪽).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풍경이 이곳에서는 당연하다.

마음의 아픔을 얘기할 수 있고
이를 ‘아픔’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안병은은 사회적 기업 ‘우리동네’를 설립해 중증 정신장애인과 많은 일을 벌였다. ‘우리동네’는 정신장애인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는 사회적 기업이었다. 2007년 이들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할 때, 함께 일하던 직원들과 1박 2일로 워크숍을 갔다. “다 같이 찜질방에 가고 싶다고 해서 근처에 있는 찜질방을 가게 되었는데 약 먹을 시간이 되자 장난을 좋아하는 유쾌한 직원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자신들이 찜질방 한가운데에 일렬로 줄을 서 있을 테니까 선생님이 자신들에게 약을 찢어달라는 농담이었다. 정신병원에서의 경험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다”(200쪽).
폐쇄병동에 입원했던 일은 정말 힘들었던 경험일 것이다. 다의로 입원하는 많은 사람이 약을 거부한다. 왜 먹는지 모르고 강제로 투약받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처럼 상처로 남은 과거를 놀이의 방식으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도 받아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믿음”(200쪽)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미친 것’을 단순히 미쳤다가 아니라 힘듦이나 아픔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들도 자신들이 지닌 고통과 아픔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미쳤다는 멸시와 차가운 냉대를 보내왔기에 그들은 침묵한 채 혼자서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가 아픔을 얘기할 수 있는, 또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201쪽).


목차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정신과의사가 꿈꾸는 공감과 위로의 세계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다
ㆍ책을 내면서

1 누구를 위한 입원일까
2 신성한 질환에 대하여
3 불편한 존재를 위해 마련된 자리
4 광폭한 치료가 남긴 상흔을 기억하라
5 환청, 진짜목소리를 듣다
6 조현병의 난
7 인간은 자신을 돌볼 수 있는 힘이 있다
8 미친 사람이 미쳤다고 하는 나라가 있다
9 함께 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곱 가지
10 삶의 거처에서 여럿이 함께 돌보다
11 자유가 치료다
12 우리가 함께라면 할 수 있다
13 공동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품다
14 행복 농사를 짓다
15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동네’를 꿈꾸다

실천적 연대를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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