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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양장)

이산 (양장)

  • 한성훈
  • |
  • 여문책
  • |
  • 2020-11-16 출간
  • |
  • 320페이지
  • |
  • 152 X 223 mm
  • |
  • ISBN 9791187700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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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 한국전쟁의 비극이 불러온 ‘이산가족’이라는 멍에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대한민국의 곳곳에는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전 국민의 눈과 귀가 KBS의 생방송 프로그램 〈누가 이 사람을 아시나요〉에 쏠려 있었고 동명의 타이틀곡이 날마다 거리에 울려 퍼졌다. 휴전 후 처음으로 진행된 본격적인 이산가족찾기 사업에 무려 10만 건이 넘는 신청 사연이 답지했으며, 이 가운데 1만 180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의 감격을 나누었다. ‘이산가족’이라는 단어가 모든 이의 일상에 스며들었으며, 남한에서 헤어진 경우뿐 아니라 남과 북으로 갈라진 채 몇십 년이 지나도록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 자체가 전쟁의 비극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한편 해외동포들의 이산가족찾기 노력은 남한보다 4년 앞서 시작되었다. 캐나다에서 『뉴코리아타임스』를 발행하던 전충림이 1979년 평양에서 열린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북미언론대표로 초청받아 평양에서 누나를 만난 일이 출발점이었다. 토론토에 돌아온 전충림은 선우학원 박사와 김재준 목사, 이승만 목사 그리고 일본에 있는 망명객 정경모와 논의해 1979년 8월 15일 해외교민가족찾기회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조직작업에 나섰다. 이 같은 담대한 추진은 남한의 정치 상황이나 ‘냉전’ 중인 국제질서에서 매우 진취적인 움직임이었다.
첫발을 내디딘 해외동포 이산가족찾기회는 1980년 1월, 처음으로 다섯 명의 이산가족을 찾아달라고 북한 측에 신청했다. 그중 세 명의 가족을 찾아 평양을 방문해 상봉하기에 이른다. 1990년대 중반까지 『뉴코리아타임스』에는 이산가족의 평양방문사업에 대한 광고가 매주 실렸다. 『뉴코리아타임스』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1979년 발족한 해외동포이산가족찾기회는 1992년까지 12년 동안 미주동포 5,000여 명의 북한 방문을 주선해 가족 상봉을 이루었다.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이고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파라과이에 있는 월남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 분단사회가 낳은 서사의 주인공: 월남민과 이산가족

전쟁은 여러 이유로 이북에 거주하던 수많은 사람의 발길을 남쪽으로 향하게 했다. 남한에 정착한 월남민의 다양한 삶이 비교적 잘 알려진 데 비해 해외에서 활동한 사람들의 존재는 북측에 가까운 타자의 삶으로 여겨져온 면이 있다. 서로 다른 체제 이행과 전쟁의 산물이 월남민과 이산가족이다. 그들은 분단사회가 낳은 서사의 주인공이다. 이 땅의 분단은 한편으로 70여 년 동안 가속된 측면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이 대립과 갈등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노력해온 과정이다. 이산가족들의 비극적인 가족사는 이후 자손을 포함해 개인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사회변동에 영향을 주고받은 사람의 생애는 정치사와 개인사의 교차점을 들여다보게 한다.
월남민의 탄생과 남북관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 이산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산』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연구 성과로 남한을 포함해 북한이나 해외에서 바라볼 때, 월남민들의 경험과 생애가 남한 사회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밝히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몇 년에 걸쳐 북미주 이산가족들을 직접 만나 구술 채록을 진행하는 한편 이산가족들이 작성한 여러 형태의 문건을 책에 담아내 분단과 이산의 아픔이 ‘현재진행형’임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 자료들은 캐나다 토론토의 해외동포 이산가족찾기회와 평양의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가 교류하면서 생산한 것이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월남민들이 『뉴코리아타임스』 사무실로 전송하거나 우편으로 보내고, 이를 다시 평양과 주고받은 것들로 분단시대를 가로지르는 귀중한 사료다. 이 자료들은 북미주와 북한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그들이 작성한 수기나 가족에게서 받은 편지, 또 평양을 다녀온 이후의 감상이 포함된 방북기와 여행기는 개인의 감정을 반영하면서 북한의 내부세계 또한 잘 보여준다.

◆ 분단의 경계에서 펼쳐진 각양각색의 개인사를 관통하는 심성

이 책에는 김경운, 이춘수, 이수일, 김득렬, 함성국 등 실명을 밝힌 구술자들과 김??, 조??, 최?? 등 실명을 밝히기 어려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 외에도 소설가 이호철, 문학평론가 김우종, 유태영 목사, 고 마태오 신부, 법률가 김태청, 기업가 오동선 등 월남 지식인들의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이들은 남북으로 갈린 지리적ㆍ공간적 분단만큼 극명한 이념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하고 체제에 대한 관심보다 이북에 있는 가족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보통사람들의 심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이렇듯 북쪽에서 남쪽으로, 다시 남쪽에서 해외로 나간 사람들의 다양한 생애 이야기는 ‘이산’이 단일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기억을 소환하며 생애에 걸쳐 순환함을 여실히 증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온 후 남한을 떠나 남미와 북미 대륙에 정착한 월남민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저자는 남한에서 북미주로 이주한 월남민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올 때보다 훨씬 더 합리적인 목적을 가진 행위자라고 말한다. 그들 중에는 명백하게 ‘북한’을 염두에 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국제이주의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북미 지역으로 이주한 주목적이 경제적 이해에 따른 것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이주 동기로 볼 때 이 같은 현상을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탈북민의 남한행과 비교해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해외에서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선 월남민들은 어떤 면에서 남북한 당사자들보다 오히려 남북문제에 대한 이해가 더 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남한이 보지 못하는 북한을 보거나, 북한이 보지 못하는 남한을 바깥세계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쌍방의 교차 접촉 역시 가능하다. 해외 한인의 통일운동이 남북한 정책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남한 정부는 “이념과 노선의 차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을 오랫동안 방관자의 입장에서 손 놓고 있었”을 뿐 아니라 “해외동포들이 남북 교류와 평화통일운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 이념의 굴레를 넘어 ‘평화통일’의 길로

해외로 나간 월남민들은 이산가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민족공동체’의 운명을 고심하면서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갔다. 미지의 세계였던 북한의 장막을 처음 연 이들은 북미주 월남민이다. 이들이 펼친 평화통일운동의 핵심을 저자는 이렇게 짚어준다.

평화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사람들은 언제 느낄까. 이북을 처음 다녀온 사람들이 갖는 공통적인 심성이 있다. 벅찬 감동에 겨워 평화통일을 갈망하고 이북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전체주의 사회의 이면에서 평양으로부터 느끼는 감정은 이념과 대립을 넘어서는 지평에 있다. 북한 땅에서 그곳의 인민을 만났을 때 느끼는 해방감은 평화에 대한 열망이다. 이와 같은 심성은 곧 분쟁과 갈등이 해소되는 상태를 몸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평화운동의 특징은 국제주의 입장을 취하는 데 있다. (211쪽)

해외동포들이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통일운동의 시각에는 민족국가의 토대라는 인식론과 존재론적 관점이 있는 반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평화질서를 한반도에서 동아시아, 동아시아에서 세계로 확대하려는 관점 역시 존재한다. 그들이 이와 같은 전망을 제시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질서에 대한 이해에 있다. 한반도를 향한 평화통일운동은 세계평화운동의 일부이자 그 맥락 속에 자리해 있다. (215쪽)

해외동포들은 역사와 정치의 뒤안길에서 조용히 숨죽인 채 웅크리고 있던 존재들이지만 전 지구적 시민사회에 속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들의 활동을 이렇게 평가한다. “북한이든 남한이든 어느 한 정치공동체가 다른 정치공동체와 여러 가지 면에서 비대칭적이면서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져 있는 이상, 정치적 이익을 염두에 두고 해외동포 월남민의 활동을 폄하해서는 곤란하다. 남북한 국가의 체제 논리와 필요에 따라 왜곡되어온 월남민들의 이산가족 만남은 분단사회를 재구성하는 원동력이다. 당사자의 참여와 자발성에 따른 가족찾기운동은 남북 교류의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훌륭한 본보기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격동의 도가니 속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남긴 수많은 이산의 장면이 떠오른다. 그들의 서사에는 북녘의 현장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그 상이 남녘의 눈에 자연스레 맺힐 것이다. 이 책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산’의 문제와 ‘평화통일’의 과제를 “우리의 미래를 앞서 살다 간 사람들의 삶”을 통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목차


책머리에

1부 월남민의 탄생
1장 이산
북쪽에서 남쪽으로 / 교차하는 이방인
2장 이주와 정착
새로운 신분을 얻다 / 선택의 기로에서 신념의 세계로
3장 정체성
사회변동과 자기결정성 / 변화하는 정체성

2부 조국방문의 자화상
4장 이산가족과 평양의 해외동포 정책
남북대화와 이산가족 / 로동당의 해외동포 정책
5장 조국방문
월북자와 납북자의 유산 / 주체와 인민의 자화상 / 조국방문, 그 이후
6장 만남과 접촉
‘북한주민접촉’ / 만남 그 이상의 편지

3부 평화와 분단사회
7장 『뉴코리아타임스』
전충림과 전순영 그리고 토론토 한인연합교회 / 해외동포 이산가족찾기회 활동
8장 금단의 선을 넘다
평양과 토론토의 협력 / 자신을 증명하다 / 반공의 우상을 허물다
9장 분단사회의 평화통일운동
평화와 분단사회의 재구성 / 월남민과 북미주 평화통일운동

4부 월남 지식인의 근대 초상
10장 문학평론가 김우종
참여문학: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다 / 인본주의자의 사상과 문학세계
11장 법률가 김태청
일본 제국주의 교육과 자주성 / 법에 따른 통치와 시민의 주권성
12장 기독교 통일운동가 유태영
보수 종교인에서 반미주의자로 / 신앙과 통일운동의 전선에서
13장 기업가 오동선
이북에서 느낀 자아상실감 / 자기 존재의 의무와 경제발전의 소명

나가며 / 감사의 말 / 참고문헌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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